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유전자검사 전문기업 23앤드미(23andMe)에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유전학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약 발굴 엔진을 강화할 생각이며 R&D 투자를 위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은 분리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고 25일 보도했다.
GSK는 구글의 관계사인 23앤드미의 방대한 DNA 데이터베이스를 독점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 회사에 대해 3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GSK의 새로운 R&D 책임자 할 배런은 23앤드미와의 계약이 곧바로 신제품 발매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신약 개발 활동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K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하는데 있어 다소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GSK 제약사업부는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여 왔으며 올해 2분기 매출액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었다. 배런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연구,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 유전학 활용을 기반으로 R&D 전략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3앤드미는 타액 샘플 기반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신약 R&D 사업도 진행 중이다. 배런은 “인간 유전학이 자사 신약 발굴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23앤드미는 이를 위한 노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전적으로 입증된 표적을 연구함으로써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으며 동일한 비용으로 2배 더 많은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GSK와 23앤드미가 맺은 4년 동안의 제휴에서 첫 프로젝트는 파킨슨병에 대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특정 유전자 변이와 연관이 있으며 23앤드미는 이미 적절한 유전자 프로파일을 가진 수백 명의 고객을 발견했다.
23앤드미의 치료부문 대표 리처드 스켈러는 GSK가 23앤드미와의 제휴를 통해 건강기록과 연관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간 유전학 데이터베이스를 스캔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지난 2분기에 GSK의 전체 매출액은 73억1000만 파운드, 조정 주당순이익은 28.1펜스를 기록해 시장전망치를 상회했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는 매출액이 72억1000만 파운드, 조정 주당순이익이 26.1펜스였다.
GSK는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 성장률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새로운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Shingrix)의 탄탄한 매출, 컨슈머 헬스 사업 소유권 획득에 따른 이득, 미국 내에서 폐질환 치료제 애드베어(Advair)에 대한 제네릭 의약품 발매 지연 덕분이라고 한다.
지난 2분기 싱그릭스 매출은 1억67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GSK는 올해 싱그릭스 매출이 6억~6억5000만 파운드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GSK는 오는 10월에 미국 시장에서 애드베어 제네릭이 발매될 경우 올해 고정환율 기준 조정 주당순이익 성장률이 4~7%, 제네릭 발매가 없을 경우 7~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내에서 애드베어 제네릭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반대로 인해 작년부터 승인이 지연되고 있으며 올해 승인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GSK의 엠마 왐슬리 최고경영자는 2020년까지 회사의 조정 주당순이익이 한 자릿수 중반대에서 후반대의 성장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컨슈머 헬스 사업부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제약, 백신, 컨슈머 사업이 계속 성과를 내는 한, 이사회는 현재의 다각화된 구조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GSK는 2021년까지 연간 4억 파운드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