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생명과학기업 바이엘이 미국 내에서 피임기구 에슈어(Essure)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0일 바이엘이 에슈어 매출 감소로 인해 해당 사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엘은 이미 작년 9월에 미국 외 모든 국가에서 에슈어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바이엘은 이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안전성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엘은 현재 미국 내에서 에슈어와 관련해 약 1만6000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는데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엘은 에슈어의 유익성-위해성 프로파일이 바뀌지 않았으며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입증된 제품 안전성과 효능을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엘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 결정을 알렸으며 의료제공자들에게도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에슈어 판매는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며 올해 말에는 판매가 완전히 중단될 것이다.
FDA의 스콧 고틀리브 국장은 에슈어의 안전성에 대해 계속 감시할 것이며 바이엘이 이 기구와 관련된 시판 후 의무사항을 준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FDA는 2016년 초에 수천 건의 불만사항이 제기됨에 따라 에슈어 제품 정보에 박스형 안전성 경고문을 삽입하게 했으며 바이엘에게 시판 후 연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FDA에 의하면 2017년에도 에슈어와 관련해 약 1만2000건의 부작용 보고가 제출됐다고 한다.
바이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면 나팔관에 삽입해 난자의 이동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에슈어가 나팔관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 통증, 손상, 중증 출혈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일부 원고들에 의하면 이 기구를 통해 원하지 않는 임신을 막는데 실패했으며 니켈 알레르기, 우울증 등이 발생했다고 한다. 원고들은 바이엘이 에슈어와 연관된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바이엘에 의하면 에슈어는 2002년에 처음 발매된 이후 약 100만 개가량 판매됐다. 매출 중 대부분은 미국 내에서 발생했다. 최근에는 연매출이 약 40%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FDA는 지난 4월에 일부 여성들이 에슈어 시술 이전에 위해성을 충분히 고지받지 못했다며 위해성과 유익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의료시설만 에슈어를 판매할 수 있도록 제한한 바 있다.
바이엘은 에슈어 매출 감소가 미국 내에서 영구적인 피임법 이용률의 감소, 다른 피임법 이용률의 증가, 이 기구와 관련된 잘못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평판 때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