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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쑈핑' 대기업자본에 약국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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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쑈핑' 대기업자본에 약국가 ‘긴장’
  • 의약뉴스 정흥준 기자
  • 승인 2018.07.14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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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돈키호테’ 잡화점과 유사...약국 취급 품목 상당수 진열

약국가가 또다시 대기업 자본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코엑스에 입점해 운영을 시작한 신세계그룹의 ‘삐에로쑈핑’ 이야기다.

한국판 돈키호테(일본의 유명 잡화점)로 불리는 신세계그룹의 삐에로쑈핑은 운영 11일만에 약 11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SNS 등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 수는 점점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잡화점에서 오메가3, 비타민, 콜라겐, 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과 더불어 각종 보호밴드와 소독용에탄올, 코세척제 등 약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품목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 지난 6월 28일 코엑스에 신세계그룹의 삐에로쑈핑이 입점했다.

삐에로쑈핑의 헬스케어 코너는 저렴한 가격과 화려한 POP 등을 내세워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 현장을 찾아가 본 결과 각종 보호대 등의 밴드 종류와 과산화수소, 유산균 등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POP에서는 소화제, 지사제, 연고 등을 판매하고 있다며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매대에 소화제나 지사제가 진열되지는 않았다.

삐에로쑈핑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일본의 돈키호테에서 위장약인 카베진, 소화제인 오타이산 등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유산균,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과 각종 약국 취급 상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약국가에서 눈 여겨보고 있는 것은 삐에로쑈핑의 지점 확대 가능성이다. 신세계 그룹은 2호점을 동대문 두타몰 425평 규모로, 3호점은 논현동 자사건물에 약 200평 규모로 연내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전국적인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지만, 각 지역별로 확산될 경우에는 약국의 OTC 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본 돈키호테의 경우엔 작년 기준 약 370여개가 운영중에 있으며, 연 매출액이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약국가의 A 약사는 “현재도 품목수가 상당히 많은데, 만약 삐에로에서 반응과 수익이 좋다고 하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직접 가보니 원스톱 쇼핑하기에 좋고, POP 역시 약국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A 약사는 “각종 드럭스토어가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곳이기 때문에 우려가 된다”며 “판매가격도 약국보다 저렴하게 들어가있는 상태라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 POP와 달리 소화제, 지사제 등은 판매되지 않고 있었다.

현재 삐에로쑈핑이 1호점이었을 때 대처하지 않으면, 100개 이상으로 지점이 확대됐을 때에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A 약사는 “주변 약국에서 가격을 낮추는 것으로만 대응하다보면 결국 저마진 문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아직 약사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 더욱 우려가 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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