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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비골역시 더는 버틸 힘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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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4.14  10: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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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에는 전방과 후방은 물론 섬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났다. 씻겨 내려가도 비릿한 냄새는 오래갔다.

너무 많은 것이 길게 흘렀다. 함덕과 협재의 앞바다는 파란색이 아니었다. 그 곳에서 피는 유채꽃도 노란색이 아니었다. 진달래보다도 더 진한 동백꽃 같이 붉었다.

그것이 시도 때도 없이 툭, 툭 떨어져 내릴 때면 섬은 되레 고요했다. 육지로 빠져나가지 못한 냄새는 70년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공항에 내리면 바로 그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들 뜬 관광객들은 그 냄새마저도 좋다고 웃었다. 냄새는 아스팔트를 뚫고 일어났다. 그것은 밤이나 낮을 가리지 않고 공항 대기실을 맴돌았다. 누군가 문을 열어 주면 갇힌 곳을 떠나 높은 하늘로, 깊은 땅속으로 들어가기를 바랬다.

개나리가 피고 졌다. 그 달에 사람들은 그 노란꽃을 마주 보면서 힘들어 했다. 잔인한 4월에 수 백명의 젊은 청춘이 그 섬에 가기 위해 배를 탔다가 바다 속으로 잠겼다. 사람들은 노란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피지 못하고 시든 청춘의 넋을 위로했다.

그 날 이후로 개나리는 뽐내지 못했다. 아니 자숙했다. 자기 잘못이 아닌데 노란색으로 피어났다고 일찍 피고 일찍 졌다. 노란색 친구들은 붉은 동백꽃과 어울렸다.

이인은 이제 신정교를 지난다. 종아리의 통증은 어느 새 가셨다. 새로운 통증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하필 정강이였다. 통증은 가신 것이 아니라 종아리의 반대편, 바로 앞쪽으로 이동했다.

뼈가 아픈 것은 근육보다 참기 힘들었다. 근육이야 풀어서 해결한다지만 뼈는 그러지 못했다. 고개를 숙여 아랫다리에 붙어 있는 정강이를 내려다본다.

종아리처럼 불룩하지 않고 날렵하다. 축구화로 차기에 좋은 곳이다. 주릿대를 틀기도 안성마춤이다.

김 병장은 곧잘 이곳을 노렸다. 학정을 일삼는 원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고는 피할 수 없었다. 백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차기에 적당하고 맞기에 알맞은 높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맞고 나면 살이 벗겨지고 허연 뼈가 드러났다. 보호해야 할 피부는 얇았고 연부조직은 쉽게 깨졌다.

두 다리를 한데 묶어 '이런 나쁜 놈은 주릿대를 안겨야 한다'며 주리를 틀었다. 나졸들은 힘이 셌다.

백성들의 살가죽은 잘게 찢어졌다. 단단한 정강이는 꺾였다. 그래도 서로 어긋난 두 개의 붉은색을 칠한 긴 막대기는 비틀기를 멈추지 않았다.

양말 속에 보호대도 차지 않은 무방비 상태의 정강이는 더는 견디지 못했다. 무술하는 사람들의 필살기가 바로 정강이 깨기가 아닌가. 강한 쪼인트를 맞고 도처의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군기를 세우고 법을 준수하는데 구타만큼 손쉬운 것은 없었다.

정강이의 피로골절은 오래간다. 이인은 달리기를 쉬어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상태가 안 좋으면 멈춰야 한다. 그럴 나이다. 쉬지 않으면 회복기간이 길어진다.

손끝의 저림을 발견한 그 유능한 정형외과 의사가 생각났다. 거의 모든 체중이 실리는 정강이뼈를 더 이상 혹사 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말할 것이다. 경골은 물론 비골도 더 버틸 힘이 없다고.

발목관절을 살려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을 것이다.분명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말하는 그의 처방은 이번에도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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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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