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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시도하는 티쎈트릭, 두 가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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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시도하는 티쎈트릭, 두 가지 물음표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3.22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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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상피암 시장 선점...SP142ㆍIMvigor 211 해답은

국내에 네 번째로 소개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로슈)이 급여범위를 확대하며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국내 면역항암제 시장의 핵심 분야인 폐암 2차 치료제로는 세 번째로 허가와 급여를 획득했지만, 요로상피암에서는 최초로 급여를 획득, 시장을 선점한 것.

한 발 늦게 진출한 폐암 분야에서도 선발주자들과는 다른 진단법과 안전성을 무기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를 향한 의문의 시선은 여전하다. 새로운 PD-L1 발현율 진단법이 장점이 될지 알 수 없고, 한 발 먼저 깃발을 꼽은 요로상피암에서도 3상 임상 실패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한국로슈(대표 매트 사우스)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티쎈트릭 급여 등재 및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허가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의문들에 답을 제시했다.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조직학적 분류와 무관하게 모든 폐암 2차 치료에 효과 확인
티쎈트릭은 국내에 네 번째로 소개된 면역항암제로, 폐암에 허가를 획득한 면역항암제로는 세 번째, PD-L1 억제제로는 첫 번째 면역항암제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기존의 면역항암제와는 조금 다른 경로를 차단하다보니 몇 가지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타겟의 차이다. 티쎈트릭은 기존에 폐암에서 적응증을 획득한 PD-1 억제제가 PD-L2와의 결합까지 방해하는 것과 달리, PD-L2에는 작용하지 않는다.

종양세포와 면역세포 모두에서 발현되는 PD-L1과 달리 PD-L2는 주로 정상적인 면역세포(대식세포)에서 발현되는 만큼, PD-L1에만 작용하고 PD-L2에는 작용하지 않는 티쎈트릭이 안전성의 측면에서 조금 더 장점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폐암을 치료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폐렴”이라며 “세 가지 약제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기전상으로도 그렇고 메타분석 결과로도 티쎈트릭의 폐렴 발생률이 조금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조직학적 분류나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생존률 개선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편평상피세포암은 물론 비편평상피세포암 환자 모두에서 생존율이 개선됐고,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들 뿐 아니라 PD-L1이 거의 발현되지 않은 환자들에서도 생존률 개선이 확인됐다는 것.

안 교수는 “티쎈트릭은 조직학적 분류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서 2, 3차 치료에 생존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급여가 적용되는(종양세포 또는 면역세포에서 PD-L1 발현율 5% 이상) 환자에서는 6개월 정도의 생존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티쎈트릭은 환자의 체중과 무관하게 고정 용량으로 허가를 획득, 투약의 편의성에 있어서도 장점을 갖추었다는 평가다.

◇요로상피암, 2차 급여 등재 이어 1차 허가 확대
폐암에 있어서는 티쎈트릭이 도전자의 입장이지만, 요로상피암에서는 선구자다. 가장 먼저 2차 치료에 허가를 받아 지난 1월 급여를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1차 치료에도 허가를 획득해 시스플라틴 불가 환자에서 표준치료제가 됐다는 것.

임상 현장에서는 티쏀트릭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시스플라틴과 젬시타빈 등 화학요법제에 의존해야 했던 방광암 분야에 생존율을 개선한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완전관해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등장했다는 것.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독성항암제에 잘 듣지만, 문제는 약이 별로 없다는 것”이라며 “시스플라틴과 젬시타빈 등 몇 가지를 쓰고 나면 약이 없고, 그러다보니 지난 30년간 생존률이 향상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IMvigor 210 임상 결과 티쎈트릭은 전체 환자에서 반응률이 16%로 10% 정도에 불과한 일반 항암제의 반응률 보다 높았고, 완전관해율도 6%에 달했다”면서 “특히 PD-L1이 발현되지 않은 환자에서도 9~10%는 반응을 보였고, 완전관해율도 2%로 나타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라선영 교수는 “(급여기준인) IC 2,3(면역세포 내 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는 반응률이 28%에 이르고 완전관해율도 14%에 달했는데, 이는 예측하지 못했던 굉장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IMvigor 211 실패, 임상 연구와 임상 현장의 괴리?
이처럼 티쎈트릭이 IMvigor 210 임상을 통해 시스플라틴 투여가 불가능한 요로상피암 환자는 물론,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도중 또는 이후 질병이 진행된 요로상피암환자에서도 생존률 개선 효과를 입증했지만, 이를 확대해 진행된 3상 임상 IMvigor 211에서는 1차 평가변수(전세 생존기간 개선)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요로상피암에서의 최종 허가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라선영 교수는 IMvigor 211에서의 아쉬운 결과가 티쎈트릭의 임상적 가치를 부정하는 결과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임상 디자인이 면역항암제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평가다.

라선영 교수는 “면역치료제는 특성상 처음에는 전체 생존기간이 항암화학요법제와 별 차이가 없어 생존기간 중앙값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장기 생존(longterm survivial)에서는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3상 결과가 나왔는데,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FDA에서도 허가를 취소했을 것”이라며 “연구 디자인 상 결과는 1차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장기 생존에서는 이득이 있었고, 그래서 방광암(요로상피암)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기에 FDA에서도 허가한 것”이라고 IMvigor 211 임상 실패에 대한 의문을 제거했다.

◇면역세포 PD-L1 검사가 새로운 기회?
다른 면역항암제와 티쎈트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진단법에 있다. 이전의 PD-1 억제제들이 종양세포내에서만 PD-L1 발현율을 측정했다면, 티쎈트릭은 면역세포에서도 PD-L1발현율을 측정하기 때문.

로슈 측에서는 이러한 진단법의 차이를 티쎈트릭의 또다른 장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종양세포에서의 PD-L1 발현율이 급여기준에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에도 면역세포에서 PD-L1 발현율이 기준을 충족한다면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

하지만 현실적으로 티쎈트릭의 진단방법인 SP142 검사가 로슈의 기대대로 장점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현재로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조만간 블루프린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검사법이 통일될 선발주자들과 달리, 독자적인 검사법을 유지해야 하는 티쎈트릭의 접근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것.

PD-L1 발현율을 근거로 급여 여부가 결정되는 국내 현실에서 검사 방법에 대한 접근성은 가볍지 않은 허들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도 얼마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마커로서 PD-L1 발현율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이미 폐암의 경우 1차 치료에서부터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PD-1 억제제나 PD-L1 억제제를 활용하는 옵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폐암 1차 치료에 있어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의 급여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PD-L1 발현율을 기반으로 한 1차 치료에서의 급여기준이 마련되면 대상이 되지 않는 환자들의 2차 치료시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한 현재의 급여기준이 다시 한 번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결국 건강보험 재정에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PD-L1 발현율의 기준이 완화되고, 궁극적으로는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급여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 바이오 마커로서의 가치에 논란이 있는 PD-L1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새로운 바이오마커들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안명주 교수는 “면역항암제와 관련한 데이터들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PD-L1 발현율에 대한 논란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라선영 교수는 “방광암의 경우 PD-L1이 발현되지 않는 환자라고 해서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회가 된다면 모든 사람에게 급여가 되면 좋겠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조금씩 이뮨스코어(PD-L1 발현율)를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라 교수는 “표적항암제의 바이오마커와 달리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는 변동성이 커서 한계가 있는데, 심지어 오랜 기간 단계적으로 자료를 축적한 표적항암제의 바이오마커와 달리 면역항암제는 너무 빨리 발전해 관련 데이터가 모이는 것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데이터가 쌓이면 조금 더 정확하게 환자를 선택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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