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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폐암 진단방법 개발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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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폐암 진단방법 개발해야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02.02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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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병원 정밀의학 폐암클리닉 이계영 센터장
 

최근 건국대병원은 세계 최초로 체액에서 분리한 세포외소포체(나노소포체) DNA를 이용, EGFR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법을 기반으로 ‘정밀의학 폐암 클리닉’을 개설했다.

통계 중심의 근거의학을 넘어 이젠 정밀의학의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정밀의학 폐암 클리닉 이계영 센터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개발한 검출법과 앞으로 개발하려고 한 검출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계영 센터장은 “90년대에는 근거 중심의 의학이었다. 개인적인 직관으로 치료를 하던 시대에서 근거중심으로 변화했다”며 “폐암환자의 치료 성적이 70%인데, 나머지 30%는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 개인적, 인종적, 생활환경 등에 의해 치료결과가 다 달라지게 되는데, 이에 대해 연구하는 게 정밀의학”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정밀의학이 가능해진 것은 유전자 분석기능이 발전했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엄청나게 긴 시간과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짧은 기간과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게 됐고, 이 것이 임상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유전자 분석기능이 가장 활발히 활용되는 분야가 바로 폐암이라는 것. 표적항암제도 많이 발달해 있고, 면역치료제까지 도입되면서 엄청난 전기가 마련됐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폐암은 조직형에 따라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 국내의 경우,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양성 폐암의 빈도가 40%에 이르기 때문에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검사는 치료항암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는 것.

이계영 센터장과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기관지폐포세척액, 흉수, 뇌척수액 등의 체액에서 세포외소포체를 분리해 DNA를 채취, EGFR(표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Epith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초진 환자에 있어 현재 사용되는 EGFR 유전자 검사와 세포진을 이용한 검사와 대등한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검사 등과 같이 침습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체액을 이용해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더해 1차 표적 항암제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내성 유전자 T790M의 경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재조직 검사보다 우월한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이를 기반으로 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 현재 재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없는 30~40% 환자를 대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혈액을 이용한 액상생검법이 일반적이다. 이는 혈액의 순환종양 DNA를 이용하는 데 세포외소포체 DNA를 이용한 기법이 이보다 20~30% 높은 민감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관련한 임상 연구도 수행 중에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법의 또 다른 장점은 진단에 소요되는 기간도 짧아졌다는 점으로, 10~14일 정도 소요되는 기존 조직검사와 달리 EGFR 유전자를 분석하는 이번 방법은 하루 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계영 센터장은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간 신호전달물질로 최근 세포 재생, 치료, 진단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포 간 정보교환을 위해 분비하는 나노 사이즈의 막구조를 가진 소포체로 단백질의 운반체로 유용하다”며 “종양세포에서 분비한 엑소좀이나 세포외소포체만 분리할 수 있으면 암 진단의 획기적일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개발하는 건 없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폐암 세포주에서 엑소좀을 분리하고, DNA를 뽑아서 유전자 분석을 해보니 그 안에 모세포가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성 유전자를 발견해냈다”며 “이를 발표했었는데, 많은 공격을 받고 주춤했다. 나중에 똑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을 보고 좀 더 많이 연구를 해볼 걸이라고 후회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계영 센터장은 세포외소포체 DNA를 이용해 EGFR 단일 유전자를 넘어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으로 확장해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엑소좀이나 세포외소포체를 이용해 진단하는 것은 실험실에서 연구한 것 외에 임상환자에게 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임상연구도 처음 등록했고, EGFR 유전자를 찾는 건 거의 셋업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은 바로 혈액에서 직접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아직은 진단적 정확성이나 신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진단하지만, 정말 이상적인 건 혈액을 통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다만 “혈액에는 장벽이 있는데, 혈액 안에는 프로테인 덩어리 등이 많이 떠돌아다닌다. 그런데 그게 딱 나노사이즈여서, 구분이 잘 안 된다”며 “현재로서는 기관지폐포세척액이나 흉수로 해보면 100% 이상 진단되지만 혈액은 어려운 점이 있다. 이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연구 중으로, 최소한 몇 년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계영 센터장은 폐암 환자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해 ‘조기진단’이 중요하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폐암’ 하면 흡연이라는 절대적으로 고착화된, 인과관계가 확실한 팩트가 있지만, 실제로는 최근 표적항암제가 개발된 후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의 폐암 데이터에서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비흡연 여성환자가 1년에 1만명 정도 되지만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양인은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10%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90%가 흡연과 관련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30%에 가까운 폐암 환자가 비흡연 여성”이라며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 다 내시경 검사를 하지만 폐암에 대해서는 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생애전환기, 즉 40~50대 여성들도 폐암과 관련된 검진을 받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저선량 CT도 최근에는 기기가 좋아져서 방사선 선량이 굉장히 적다”며 “비흡연 여성폐암의 조기진단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더 구체적으로 조기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다른 암들은 치료성적이 좋지만 폐암은 췌장암과 더불어 치료성적이 가장 나쁜 암”이라며 “아무리 담배를 피우지 않았더라도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가급적 검진도 받으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환자들이 노력한 만큼, 의사들도 좀 더 효율적인 진단방법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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