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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서해대교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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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1.12  09: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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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교를 지날 때면 차가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빙판길도 아닌데 미끌거리는 이상한 기분이 들면 속도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다른 차 역시 그렇게 하는 것으로 보아 앞서가는 사람들도 그런 기분이 드는 가 보다. 바짝 긴장하여 한 손의 핸들을 두 손으로 잡고 무슨 바람이 이렇게 세지? 속으로 투덜 대듯 한마디 한다.

그런 시간이 어떤 때는 참으로 길다. 실제로 서해대교는 무려 길이가 7310미터에 이른다. 어서 다리를 건너야지, 생각하지만 마음뿐인 이유를 알 만하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다리라서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풍속 65m/sec의 강풍에 견디도록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히터 지진규모 6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는 내진설계도 했다고 한다.) 1993년 11월 착공하여 7년 후인 2000년 12월 15일 완공한 서해대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서해안 시대의 교통량을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그래서 인지 서서울을 통과하면서부터 유난히 많은 대형트럭의 행렬을 볼 수 있다.

위태롭게 한 가득 신차를 싣고 떠나는 바퀴를 셀 수 없이 많이 달고 다니는 2층 트럭에서부터 뚜껑도 덮지 않고 무언가 잔뜩 얹은 덤프트럭 사이를 지날 때면 순간 아찔함이 장난이 아니다.

트럭을 겨우 피해 앞지르기에 성공하면 그 앞에 또 그런 트럭이 대열을 치고 달리고 있다. 그러니 이제 그러려니 하고 당진 구간을 어서 벗어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이후는 3차로에서 편도 2차선으로 줄어들지만 대형차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정체 현상도 점차 풀린다. 평택항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 전에 행담도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정확히 서해대교 중간쯤 아래에 있는 휴게소는 아주 넓지만 많은 차들이 들어와서 자칫 주차 위치를 확인하지 않으면 찾는데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차를 하고 나면 언제 바람이 불고 언제 체증이 있었는지 먼 옛이야기처럼 까마득히 잊는다. 이것저것 군것질도 하고 바다 구경거리가 볼 만 하기 때문이다.

이쯤해서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서 충남 당진시 송악면에 걸쳐 있는 서해대교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적어 본다.

바다 속에 다리가 있으니 부식을 염려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염 시멘트 및 에폭시 코팅 철근을 사용했다. 형식에 있어서는 사장교와 FCM교(장경간 콘크리트 상자형교), PSM교(연속 콘크리트 상자형교) 등 3가지 다리 형식이 복합적으로 사용됐으며 주탑 높이는 182미터로 60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다리와 다리 사이의 간격은 470m에 달해 그 곳으로 5만 톤급의 선박이 왕래할 수 있다. 한편 사장교는 국내 최초로 가물막이 공법으로 건설됐다. 즉, 육상에서 대형 원통을 조립한 뒤 해상으로 운반하여 설치하고 그 내부에 모래를 채워 가물막이를 형성한 후 해수를 퍼내고 암반층까지 굴착하는 방식이다.

주탑의 외형은 충남 아산시 읍내리에 있는 보물 제537호인 당간지주의 형상을 빌어 해당 지역의 지역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총 공사비는 6,777억 원이며 장비 45만대와 연인원 220만 명, 철근 120만 톤, 시멘트 32만 톤이 들어갔다.

부지런을 떤 어느 날, 서울로 오기 위해 다리를 쉽게 지나 화성휴게소에서 잠시 쉴 때면 간혹 다리 개통 전에 이용했던 삽교방조제와 아산방조제 사이에 있던 인주 사거리가 떠오른다. 지옥보다 더 심한 막힘을 빚었던 그 곳을 더 이상 통과하지 않고도 보령 지역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상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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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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