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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돌볼 의료인력 ‘절대 부족’의료정책硏, 토론회...“많은 반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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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01.12  06: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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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 의료의 ‘불편한 진실’ 중증외상센터, 중환자실의 구조적 모순과 해결책을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론회에선 시설, 장비에 대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증외상센터, 중환자실의 의료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이용민)은 대한외상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와 함께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민국 의료, 구조적 모순을 진단한다-중증외상센터와 중환자실 실태를 중심으로’란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 임채만 회장.

대한중환자의학회 임채만 회장은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의료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자랑할 만한 보험 제도를 가지고 있지만, 접근성이 ‘효과적인 치료’를 담보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해 말 나온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병원에 따라 27%에서 79%까지 다양했다”며 “짐작은 했지만 막상 그 수치를 보니 마음이 착잡했다. 그 이유는 사망률 79%인 병원이 있다는 것과 함께 병원 간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환자의 사망에 있어 환자 요인보다 더 큰 요인이 있다. 바로 정부의 ‘싸구려 의료정책’”이라며 “우리나라는 경증 질환자는 전문가를 향유하고 있지만 정작 치명적이고 난해한 질병을 가진 중환자들은 초년 의사와 비숙련간호사들에게 맡겨져 있다. 이 현실은 중요한 질병의 사망률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패혈증 사망률은 40%로 선진국의 두 배나 되는데, 지난 2009년부터 관련 자료를 보면 매년 1만 4400명이 사망하고 있는데 18세 이상 60세 이하 패혈증 사망자가 2700명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채만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절벽을 걱정하는 나라에서 경제활동 인구 수천명을 매년 패혈증으로 잃고 있는 셈”이라며 “인공호흡기 환자 사망률부터 패혈증 환자 사망률의 병원 간 지역 간 편차, 중증외상센터의 부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건 등은 복지부의 자기 고백서이다. 당국의 싸구려 의료정책이 인명을 싸구려로 만들어왔다”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 언제든지 제2, 제3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제는 복지부가 의료정책의 기조를 수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박찬용 총무이사.

대한외상학회 박찬용 총무이사는 ‘중증외상시스템의 현재와 문제점’이란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 외상치료체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박 총무이사는 “중증외상환자를 적절한 중증도로 분류, 빠르게 이송해, 적절한 병원에서 치료를 하는 것이 외상치료체계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증외상 환자 발생 시 병원전 단계에서 중증도 분류가 부정확하다”며 “지난 2012년 조사자료에 따르면 중증외상환자의 과소분류가 최고 16.7%로,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중증외상 환자들이 권역외상센터로 바로 이송되지 못하고 지역병원으로 이송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구급지침에는 ‘권역외상센터 또는 지역응급의료센터 이상의 의료기관으로 이송함을 원칙으로 하되, 지역별 여건에 따라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다’로 되어 있어 중증외상 환자를 권역외상센터로 직접 이송하는 비율이 낮은 실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Emergency Medical Control과 별도의 Trauma Medical Control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이사는 “권역외상센터마다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전담전문의에게 연락 가능한 당직폰(핸드폰) 개설 및 공개돼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게 가능하다”며 “현장에서 중증 외상이 의심되는 환자는 Trauma Medical Control에 우선 연락한 뒤, 이송 병원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찬용 총무이사는 중증외상센터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짚었다.

박 이사는 “많은 시설, 장비, 인력이 중증외상환자만을 위해 이용될 수 있는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최적의 시설을 마련해놓는 것이 공익적 측면에선 중요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된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병원 눈치도 보게 된다”며 “병원의 적자를 부담해야하는 것도 문제”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권력외상센터 전담전문의들은 대부분 계약직, 비전임교원으로 상대적 저임금과 업무 과중, 근무 스트레스 등으로 외상 전문의 지원자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며 “병원입장에서는 5년마다 갱신되는 응급의료기금이 언제까지 지원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담전문의들을 전임교원으로 채용하는 걸 기피한다”고 전했다.

전담전문의 인력을 제대로 채운 권역외상센터도 전무하고, 간호인력 역시 타 부서에 비해 과도한 업무 강도에 비해 실질적 보상이 전무, 이직률이 높다는 게 박 이사의 설명이다.

이에 박찬용 이사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중증외상기금이 필요하다”며 “5년마다 갱신되는 응급의료기금이 언제까지 지원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담전문의들이 전임교원으로 채용 기피 되고 있다. 의사들도 지속 가능성에 따른 직업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제안했다.

또 박 이사는 “응급의료에 관한 사항은 중앙응급의료위원회가 구성돼 있어 역할을 하고 있으나, 외상은 응급의료와 별개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고, 특성이 다르므로, 복지부, 외상의료진 등이 참여하는 중앙외상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주요 결정과 문제점 도출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권역 지역외상위원회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중증외상센터에서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인력들은 다들 나가떨어질 정도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솔직히 나도 그 중 한 명이다”며 “이렇게 좋은 인력과 장비들을 동원해서 중증외상환자가 오면 달라붙어서 가정으로, 사회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직업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고, 병원·가정에서도 덜 눈치를 보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서지영 부회장.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부회장은 ‘중환자실 실태와 문제점들’이라는 발제를 통해 중환자실 실태야말로 우리나라 의료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 부회장은 “중환자실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담전문의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의료정책의 변화로 과거보다는 전담전문의가 있는 중환자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의료법에서는 중환자실에 대한 규정이 전무하다가 2008년 개정된 의료법 시행규칙 제34조의 별표에 처음 언급이 됐는데, 이도 신생아중환자실과 달리 일반 중환자실은 ‘전담전문의를 둘 수 있다’고 되어 있어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게 서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그나마 2014년 개정된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지정 받기 위해선 전담전문의 1명 이상 배치가 의무사항이 됐고 2015년 9월 전담전문의 수가가 신설됐기 때문에 과거보단 전담전문의가 배치된 중환자실이 많아졌다”며 “상급종합병원 일부 중환자실을 제외하고는 전담전문의가 없는 중환자실”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4년 시행된 중환자실 질평가를 살펴보면 222개 종합병원 중 178개(80.2%) 병원에서는 전담 전문의가 전혀 없었고, 9개(4.1%)에서만 전일 전담 전문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서 부회장은 “간호사도 간호사 한 명 당 돌보는 환자의 수는 의료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우리나라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 1명이 담당한 환자가 많다”며 “호주와 같은 경우에는 기계환기기를 적용한 환자는 기본적으로 간호사 1명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ECMO나 특수 장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2명의 간호사가 환자 1명을 돌보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호사 1명이 환자 2명을 담당하는 것이 최고수준이고, 일부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 1명이 동시에 중환자 5명 이상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많은 간호사들이 육체적, 정신적 부담감을 못이겨 이직 혹은 퇴사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전문성을 갖춰야할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매년 경험없는 간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숙련된 간호사들이 중환자실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환자 치료결과를 최적화하기 위해선 의사, 간호사 이외에 여러 전문가들을 전문성이 진료프로세스에 녹아들어가야 한다”며 “중환자실 전담 임상약사, 임상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의 역할은 이미 여러나라 중환자실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임상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꿈도 못꾸는 ‘그림의 떡’”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서 부회장은 이런 중환자실의 여러 이슈를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중환자실 등급화’를 제언했다.

그는 “중환자실은 병원의 특성상, 동일 한 병원에서도 주로 입실하는 환자의 특성상 인력과 시설 구조가 달라야 한다”며 “중환자실 역할에 따라 등급을 정하고, 이에 따른 인력과 시설 구조를 정하고 그에 따른 수가가 정해진다면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중환자실 문제는 오랫동안 수면 아래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런 엉터리 시스템을 지속시킨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서 부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는 세계적인 수준의 피부 미용 의술, 세계적인 수준의 수술 및 시술 기술, 최고 수준의 영상의학 관련 기술, 최소 인원으로 최대 환자를 보는 가장 효율적인 진료를 갖고 있다”며 “이와 반대로 의료전달체계가 실종됐고, 갑자기 발생한 문제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한 인력구조로 된 허약하기 짝이 없는 의료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불편한 진실을 이젠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서지영 부회장은 “패널토의를 들으면서 역시 절망했다. 외상환자보다 중환자가 더 많고, 외상환자도 중환자케어를 받아야한다”며 “대부분 외상에만 관심을 갖고, 진짜 그분들을 포함한 관심을 못받아서 죽어가고 있는 중환자에 대한 인식이 전문가조차도 이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것이 절망적”이라고 일갈했다.

서 부회장은 “여기 있는 분들이라도 좀 더 우리나라 병원들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좀 더 인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용 이사도 “중앙외상위원회를 구성할 때 국회의원들도 함께 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이런 이슈들이 생기면 언론에 노출된 다음 쏙 빠진다”며 “외상센터가 이렇게 된 것도 처음에 권역에 가는 게 맞다고 했는데 국회의원들이 보인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20여개로 쪼개져서 그렇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일반권역에서는 어느 정도 해결 안되면 헬기를 서너대씩 둬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생각해야한다”며 “국회의원들이 위원회에 들어와서 좋은 법안을 발의하고 위원회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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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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