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기업 로슈가 미국의 암 전문 생명공학기업 이그니타(Ignyta)를 1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로슈는 이그니타의 주식 1주당 27달러를 지불하고 이그니타를 완전히 매입하는 확정적 합병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격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 이그니타의 종가에 74%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금액이다. 두 회사의 이사회는 이 합병계약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합병계약 조건에 따라 로슈는 이그니타의 발행된 모든 보통주를 매입하기 위한 주식 공개매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며 이그니타는 이사회가 로슈의 공개매수를 만장일치로 권고했다는 것을 공표할 예정이다. 매입절차는 내년 상반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소재의 이그니타는 특정 희귀 돌연변이를 가진 암 환자의 검사, 확인, 치료를 위한 정밀의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업이다.
이그니타가 개발 중인 주요 후보물질인 엔트렉티닙(entrectinib)은 ROS1 또는 NTRK 융합이 확인된 암 환자를 위한 경구용 CNS 활성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다.
엔트렉티닙은 ROS1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및 NTRK 융합 양성 고형종양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현재 이와 관련된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최근 공개된 STARTRK-2 시험의 중간 자료에 의하면 엔트렉티닙으로 치료를 받은 ROS1 융합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그룹의 객관적 반응률은 연구자들이 평가했을 때 78%, 독립적 중앙검토에 의해 평가됐을 때 69%로 증명됐다.
치료군의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28.6개월이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9.6개월로 관찰됐다. 또한 엔트렉티닙은 측정가능한 뇌 전이를 동반한 환자 6명에서 두개내(intracranial) 반응률이 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그니타는 엔트렉티닙을 NTRK 양성 종양 및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치료제로 동시에 승인 신청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엔트렉티닙은 유럽의약청에 의해 PRIME 지정,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로슈 제약사업부 다니엘 오데이 CEO는 “암은 매우 복합적인 질환이며 많은 환자들이 발견 및 치료하기 어려운 변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그니타와의 계약은 로슈의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보강하며 전 세계적으로 암 포트폴리오를 확대 및 강화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그니타의 조나단 E. 림 회장은 “이그니타는 희귀암 환자들을 위해 진단을 기반으로 정밀하게 표적화된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집중해왔다”며 “암 및 맞춤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기업인 로슈가 이 강력한 접근법을 인정하고 엔트렉티닙 개발을 향한 열정을 공유하기로 해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