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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으로 모인 의사들 “우린 노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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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으로 모인 의사들 “우린 노예가 아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12.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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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궐기대회 강행...3만 회원 운집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의협 비대위 이필수 위원장, 의협 추무진 회장,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 의협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

시청 앞, 대한문 광장에 모인 3만 의사들이 우린 노예가 아니라며 문재인 케어,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필수)는 지난 10일 시청 앞 광장, 대한문 앞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궐기대회엔 3만 명(경찰 추산: 1만 명)의 의사들이 참여했다.

이필수 위원장은 “의사들은 국민의 보장성 강화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우니라나 국민이 다른 나라보다 더 보장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케어가 지금보다 더 국민의 건강을 바르게 지켜줄 수 있는 길이었다면 의사들은 지금처럼 추운 거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의 핵심은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로, 이는 지금 간신히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면서도 지금의 왜곡을 외면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동네 의원 수에도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 의원들은 사라져가고 있다. 국민도 모른 채 국민에게 남겨진 것은 구멍 나고 왜곡된 의료체계고, 의사는 그 범인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는 오랫동안 정상 수가를 요구해왔고, 이를 보장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온데간데없다”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4% 인상안에 투표했고, 국고보조금 2200억원을 감액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약속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가는 자신의 실패에 대해 책임진 적이 없었고, 비난의 화살은 항상 우리에게 돌아왔지만 우리는 묵묵히 환자 곁을 지켰다”며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도 행복하고,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다. 반드시 그렇게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국민과 정부, 그리고 의사 회원들에게 올바른 의료정책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 회장은 “의사들은 열악한 의료환경 속에서도 국민건강을 책임져야한다는 사명감으로 묵묵히 진료에만 임했다”며 “이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과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으로 의료계는 더 이상 진료실에만 있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위해 필요한 재정을 국민들이 부담해야하는 무거운 짐이 될 것”이라며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 허용 법안은 우리나라 의료제도와 의료인 면허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에 위해가 된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현실화되려면 그동안 의료인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이 우선돼야한다”며 “급여화 항목의 적정 지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가 정상화가 이뤄져야 하고, 신의료기술 도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정당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절대 굴하지 말고 전진해나가야 한다”며 “오늘 궐기대회에서 후배 의사들을 위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서 적극 대항해 의사들도 존중받고 국민도 행복해질 수 있는 제도 마련의 출발점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문재인 정부는 의사들이 수차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통한 보장성 강화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박수 받을 욕심에 이런 무책임한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의장은 “급여화란 미명하에 정부의 의사들에 대한 통제와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의사들은 자율적인 진료권을 박탈당하고,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어 더 이상은 소신진료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무책임한 정부만 믿었던 국민과 힘없는 환자들이 그 고통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무책임한 국회의원들이 자격도 없는 한의사들에게 의과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해 통과를 밀어 붙이고 있다”며 “세 살배기 어린 아이의 손에 칼자루를 쥐어주는 것과 다름없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양심에 따라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회원들께 용서를 구한다”며 “그동안 수많은 의료계의 위기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고 했지만 노력이 미흡했기에 의료계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 같아 뼈아픈 책임을 느끼고, 여러분과 같이 한 사람의 민초로서 온몸을 던져 싸우는 투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현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강화라는 선심성 정책으로 의사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국민여러분들은 달콤한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생각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는 건 국민들의 수준을 우습게 여기는 것으로, 국민들은 제대로 된 진료와 검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필수의료의 수가보장도 못하면서 건강보험진료의 전면 급여화를 한다는 건 기만이고, 무분별한 급여화는 건보 재정의 위기를 초래해 국민이 부담할 세금이 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부는 구체적인 적정수가 제시와 정확한 재정추계를 제시하고,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백년대계의 건강보험정책을 수립해야한다”며 “오늘 의사들이 모인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전면급여화 정책을 밀고 나간다면 국민건강과 의사들의 전문성·자율성 수호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에 돌입할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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