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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사, 파업 두고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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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사, 파업 두고 책임 공방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12.08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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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정부 지침 벗어난 요구”...노조 “정부 정책 부정”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8일, 예고했던 파업에 돌입했다.

“서창석 병원장과 인적적폐, 제도적 적폐를 끝장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예고했던 파업에 돌입했다. 서창석 병원장이 인적적폐와 제도적 적폐를 사수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대병원이 문재인 정부가 선포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정책과는 반대로 오히려 비정규직을 해고하려 하고 있으며, 전 정권하에서 진행된 성과급제를 폐지 약속도 거부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

반면, 병원측에서는 노조측이 월 정액 23만 9000원 및 명절지원비 확대 등 정부정책을 초과하는 과도한 임금인상과 정부 지침을 벗어나는 비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또 다시 파업을 강행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병원 곳곳은 노사가 서로 파업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는 대자보들을 경쟁적으로 붙여 흉물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노조측은 서창석 병원장과 인적 적폐, 제도적 적폐를 끝장내겠다고 선언했다.

이 가운데 서울대병원 노조는 8일 오전 9시 30분, 병원 본관 로비에서 출정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파업투쟁을 선언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의료공공성 강화, 임금·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바 있으며, 대상 조합원 85.3%가 참여한 투표 결과 91.2%가 쟁의행위에 찬성, 파업을 강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진경 지부장은 “오늘 우리는 의료적폐 서울대병원장을 상대로 파업을 선포한다”고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그는 “5개월간 긴 단체교섭자리에서 서창석 병원장은 상견례마저 거부하며 우리의 요구를 수용불가라고 말하고 있다”고 파업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실례로 김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침내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에도 서창석 병원장은 아무 대답이 없다”면서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내려왔던 지침으로 빼앗긴 권리를 돌려달라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쉬고 싶은데, 쉴 수 있는 정기 휴가 그 몇 개 달라는 요구에도 서창석 병원장은 아무 대답이 없다”며 “서울대병원 안에서 차별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1600명의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무 대답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오늘부터 우리는 서울대병원장을 향해 파업을 선포한다”며 “서울대병원을 찾아주신 환자들의 안전한 치료를 위해, 병원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작년 성과연봉제를 막았던 우리의 힘으로 올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빼앗긴 복리후생, 보건인력요구, 공공의료 쟁취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면서 “반드시 이 투쟁에서 승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병원 복도내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는 공간에는 노사가 나란히 대자보를 붙여 흉물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측은 파업에 나서며 ▲부정부패 및 인적 적폐 청산 ▲안전하고 평등한 병원을 위해 비정규직 1600명 정규직 전환 ▲수술건수, 검사건수에 연동되는 의사성과급제 폐지 ▲어린이병원 저질 외주급식 직영전환 ▲영리자회사 헬스커넥트 철수 ▲외상센터 및 화상센터 운영 ▲불법취업규칙 변경에 따른 신입직원 임금 삭감 및 강제 복지삭감 복원 ▲간호사 월급 36만원 등 노동자 쥐어짜기 중단 ▲시립보라매병원 의료수준을 저하시키는 전속제도 중단 ▲인력충원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병원의 불성실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고자 34차례(단체교섭 12차례, 실무교섭 22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으로 서울대병원을 개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달리 사측에서는 노조가 단체교섭 석상에서 관련 없는 사항들을 논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은 물론, 병원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실례로 사측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 단시간 근무자를 근무기간이나 근무성적과 무관하게 한 명도 빠짐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침을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병원 곳곳이 노사가 경쟁적으로 붙인 대자보 전시장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임금인상률 상한선인 총액임금 3.5% 인상안을 제시하고, 노조에 수차례에 걸쳐 연내 임단협 일괄 타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를 통해 집중교섭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측은 “단체교섭이 장기화될 경우 진료 차질로 인해 환자·보호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교직원 여러분께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일괄타결을 목표로 노조에 병원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에서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병원은 노조측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 상생의 방안을 마련하고 교직원들의 복리후생을 개선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병원 노사가 경쟁하듯 대자보를 붙여가며 파업의 당위성과 부당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노사 모두 필수 인력을 유지하며 진료 기능은 상실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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