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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북악산 서울성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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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12.06  09: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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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오른다.

만리장성이 아닌 서울성곽이다.

적을 방어하기 위해 돌담을 쌓은 곳은 가파르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보면 땀은 흐르고 박동은 빨라진다.

북악산 성곽길은 17킬로미터에 이르는 다른 성곽길 코스 보다 경치가 좋다.

신분증을 내고 패찰을 목에 걸고 오르다 보면 왼편으로 북한산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부암동, 평창동의 주택들이 눈아래 펼쳐지는데 여기는 알프스인가, 잠시 착각에 빠져든다.

더 올라 한 때 대공방어를 위해 발컨포를 장착했던 정상에 서면 푸른 기와집을 거쳐 광화문이 장대하다.

세종대로를 벗어나 이순신 장군을 잠깐 흠모하다보면 남산타워가 시샘한다.

그 뒤에 관악산이 우뚝 서 있다.

서울의 풍광을 이토록 장엄하고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역성혁명을 일으키고 한양으로 서울을 옮기고 나서 성은 본격적으로 축조됐다.

그 때가 1336년 경이라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는데 이 때 성은 초보 단계여서 허물어지고 본래 목적인 방어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종때인 1422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성의 모습을 갖추었다.

각 지방에서 올라온 수많은 백성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성곽 때문에 후손들은 즐거움을 만끽한다.

냄새나는 땀을 닦고 싸온 귤을 하나 까먹으면서 선조들의 노고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그 때는 갖지 못하고 지금 감사함을 뒤늦게나마 표하는 것은 미안하고 고맙기 때문이다.

정상을 찍고 숙정문쪽으로 하산하다 보면 1968년 1.21사태 때 총알을 맞은 소나무가 길 옆에 서 있다.

다른 나무는 무사한데 수령 2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오직 그 소나무에만 15발의 탄알이 박혀 있다고 안내판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굳이 읽지 않아도 알게 해준 고마운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은 그들이 장차 이 나라의 주인공으로 멋지게 성장해 줬으면 하는 바람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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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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