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는 평야지대다.
그 넓은 들이 텅 비어 있다.
추수를 끝낸 벌판은 썰렁하기도 하고 평화롭기도 하다.
금산사로 가는 길은 호젓하다.
주변은 개발과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옛스런 농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삽질의 광풍은 이 곳만 비켜간 듯 하다.
구불 구불 한 참을 달리면 모악산이 보인다.
평야의 한 가운데 산이라니.
옛사람은 물론 현사람들도 감탄 연발이다.
그 산의 남쪽 자락에 산보다 더 멋진 금산사가 자리잡고 있다.
국보 62호인 미륵전은 볼수록 찬탄을 금할 길 없다.
절 마당을 한 바뀌 돌고 나면 속세의 때가 반쯤은 씻겨져 내린다.
현세에 행복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이곳에서 새세상을 갈구해도 좋다.
미륵신앙의 성지라고 하지 않더냐.
한 참을 서성이다가 뒤돌아 선다.
후백제의 왕 견훤과 그 아들들의 피튀기는 정쟁이 부질없다.
가을 바람에 낙엽이 이리저리 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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