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명공학기업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는 산후 우울증에 대한 치료제로 브렉사놀론(brexanolone, SAGE-547)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연구목표 달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으로 인한 생물학적 합병증이며 대개 임신 후기나 출산 이후 4주 이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산모 중 약 10%에서 20% 정도가 산후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산후 우울증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된 의약품은 아직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미충족 의료수요가 존재하고 있다.
브렉사놀론은 중증 산후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Study 202B와 중등도 산후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Study 202C에서 평가됐다.
두 연구에서 브렉사놀론 치료군은 60시간째 해밀턴 우울증 평가척도(HAM-D) 총점수가 치료 전과 비교했을 때 14점에서 최대 20점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효과가 30일 동안 유지된 것으로 관찰됐다. 이에 비해 위약군은 12점에서 14점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이지의 임상 3상 프로그램에는 임신 후기 전 또는 분만 후 4주가 지난 뒤에 시작되지 않은 우울 기분, 흥미 상실 및 식욕문제, 수면문제, 운동문제, 집중저하, 에너지상실, 낮은 자존감, 자살충동 같은 우울증 증상들을 겪고 있는 226명의 환자들이 참가했다. 브렉사놀론의 내약성은 우수한 편이었으며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에 실시된 연구들과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세이지의 제프 조나스 최고경영자는 “산후 우울증을 앓는 여성들을 위해 실시된 첫 임상 3상 프로그램”이라고 하며 “이 연구결과는 임상 연구에 대한 세이지의 차별화된 접근법이 지닌 가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Hummingbird 프로그램의 전체 그룹에서 빠른 작용발현과 지속적인 효과가 관찰돼 기쁘다”며 “이 자료가 이 질환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제품이 승인될 경우 산후 우울증 치료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지는 내년 상반기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내쉬는 브렉사놀론이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2026년에 정맥주사용 제제의 처방액이 4억 달러, 다음 프로그램에서 평가되는 경구용 제제의 처방액은 6억68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이지는 앞서 2개월 전에 브렉사놀론을 희귀한 유형의 간질에 대한 치료제로 평가한 임상시험에서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