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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이분법적 시선으로 보지 마세요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은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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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11.10  07: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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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는 남녀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 그리고 자신의 젠더를 찾아가는 것은 하나의 여정이라고 봐야 한다.”

성 소수자에 시선은 시대와 국가, 인종을 막론하고 곱지 않다. 정신병의 일종으로 보는가 하면, 성별 위화감을 가진 자녀가 있을 경우엔 부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이런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선진 의료체계를 공부하기 위해 1년간 미국연수에 다녀온 의사가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은실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년간 미국 연수에서 느꼈던 점과 젠더클리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한 모습 기억에 남아
이은실 교수가 1년 동안 연수를 받은 곳은 UCSF(캘리포니아 대학) 내 베니오프 소아병원(Benioff Children’s Capital)으로, 4살부터 24살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환자들이 찾아오는 병원이다.

이 교수는 “어린이, 청소년 뿐만 아니라 막 성인이 된 사람들이 성별 비순응으로 고민하는 것에 대한 진료체계가 잘 갖춰져 있었다”며 “어린 아이들에게 적용해야 할 심리적 치료,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호르몬 억제제 투여 시기 및 방법 등의 고민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4살 아이의 사례였는데, 이 아이는 2살 때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했고 반대성의 정체성을 표명했다”며 “샌프란시스코나 캘리포니아는 성소수자를 위한 사회조직망이 잘 되어있는 편인데, 심리상담사가 아이가 자신이 생각하는 성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아이의 가족에 대한 심리상담도 진행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 사례는 18세 청소년이었는데 어머니가 처음엔 이해를 하지 못하고 굉장히 반대를 했었다”며 “지속적인 상담을 받았고, 남성호르몬 치료도 했었는데 성별위화감으로 인해 우울감, 불안 등이 치료되면서 학교 성적이 좋아지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두 사례의 공통점은 가족이 성별위화감을 겪는 아이들을 지지해주고 인정해줌에 따라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라며 “4살 아이는 부모와 함께 병원에 오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보였고, 18세 청소년은 내가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던 시점에는 아이의 성정체성을 이해하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아이가 행복하니 가족이 행복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은실 교수는 성별위화감을 겪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의 이해와 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녀가 성별위화감을 겪게 되면 부모는 성소수자가 얼마나 힘든 삶을 살게 되는지, 사회의 편견이 어떤지를 알기 때문에 바꿔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결코 자녀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며 “자네를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라는 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밝혔다.

외국 논문에서도 성별위화감이 있는 청소년 중 이를 지지해주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를 비교했는데, 지지해주는 청소년 쪽이 삶의 질, 자존감이 높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교수는 “부모들은 성별위화감이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지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방관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는데, 이는 오히려 자녀를 궁지에 몰아넣는 행동”이라며 “성소수자 부모모임 등 여러 커뮤니티가 있는데 이곳에서 내 아이를 위해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정보를 얻어야한다. 특히 자녀들에겐 내 부모가 날 위해 이런 노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은실 교수는 트랜스젠더들이 찾아와 상담이 가능한 ‘젠더 클리닉’을 마련했다. 이는 성별위화감을 느끼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들이 찾아와 상담,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교수는 “젠더에 대한 상담은 정신과 선생님이나 심리치료사에게 치료를 권하는 편으로, 상담은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권한다”며 “호르몬 치료는 트랜스젠더들이 좀 더 편안한 신체조건으로 변화시켜주는 용도”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자신이 여자인데 남자라고 느낄 경우, 가슴이 나오고 생리를 하는 등 여성으로서 신체변화가 나타나면 그 자체만으로 스트레스를 느낀다”며 “이런 신체발달을 원하지 않도록 호르몬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이는 원치 않은 신체조건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의 젠더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은실 교수는 “미국 연수에서 느꼈던 점은 성적 소수자를 위해 성적 소수자들이 여러 노력을 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성인 클리닉의 디렉터도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을 하고 열심히 업적을 이룬 뒤, 나와 같은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감추기 보다는 자신과 같은 트랜스젠더를 위해 일조할 수 있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자기 스스로의 삶을 성실하게 사는 것도 고맙지만 조금 더 다른 트랜스젠더들을 위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호르몬 요법은 폐경 후 삶의 질 향상에 기여
이은실 교수는 폐경 후 삶의 질 향상에 호르몬 요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연령에 따른 폐경 증상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혈관운동 증상, 정신적 증상 등이 나타나고 중기에는 생식기 위축, 비뇨기 위축 등 증상이, 후기에는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등이 나타난다.

이 교수는 “호르몬 요법에 쓰이는 치료제는 폐경 후 여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장 우수한 약제 중 하나이며 더불어 심혈관질환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일부에서는 대장암의 예방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르몬 치료제를 사용하면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속설이 퍼져있어 폐경 후 찾아오는 증상을 무조건 참기만 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로 대한폐경학회에서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호르몬 요법을 시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부작용에 대한 우려(38.1%) ▲암 발생에 대한 두려움(24%)이라고 응답한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이은실 교수는 “폐경에 대처하는 호르몬요법 역시 ‘오래먹으면 암에 걸린다’는 인식이 있는데 증가율 자체는 미비하며, 최근에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약제들도 많이 나왔다”며 “여성호르몬을 단순히 유방암의 위험요소라고 생각하지 말고, 폐경 후 삶의 질을 한껏 높여줄 수 있는 약제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잘못된 인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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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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