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19 17:22 (금)
알레르기약, 다발성경화증 환자 신경기능 개선
상태바
알레르기약, 다발성경화증 환자 신경기능 개선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7.10.15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조나 R. 챈 교수는 2013년에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clemastine fumarate)이라는 약물이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임상 2상 시험에서 이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신경계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은 미국에서 1977년에 처음 승인된 알레르기에 대한 항히스타민제이며 1993년부터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돼 왔다.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환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경 기능이 감소되고 시력 장애, 근육 약화, 보행 장애, 균형 및 조정 상의 문제 등 다양한 증상을 겪게 된다.

현재의 치료제는 면역체계가 추가적인 손상을 가하는 것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신경세포를 감싸고 있는 미엘린의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의약품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임상시험을 진행한 신경과 전문의 아리 그린은 “다발성 경화증에 의한 결함을 되돌릴 수 있는 치료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병을 완치시킬 수는 없겠지만 이 만성적이고 쇠약하게 만드는 질환의 영향을 받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있어 이뤄진 첫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5개월간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의 효과를 평가했다. 다발성 경화증에서는 시각계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연구진은 시각유발전위검사를 통해 신경세포의 메세지 전달 속도를 측정했다.

참가자들 중 절반은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 나머지 참가자들은 위약을 복용했으며 이후에는 두 그룹이 서로 뒤바뀐 뒤 60일간 약물을 투여 받았다.

분석 결과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은 눈에서 뇌 뒷부분까지 신경 신호가 전달되는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실험군이 위약군으로 바뀐 이후에도 유지됐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MRI 스캔을 이용해 미엘린 재성장을 관찰할 수는 없었지만 챈 교수는 기술상 한계가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챈 교수는 인간에서 미엘린 재생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된 영상 촬영 방법이 아직 없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엘린 재생이 이뤄졌다고 볼 만한 증거가 나온 것이라며 다른 이유로는 시각유발전위가 어떻게 증가했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 세포에 대한 체외 실험에서도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은 중추신경계 내에서 미엘린을 생산하는 세포인 희소돌기아교세포 활동을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클레마스틴푸마르산염의 효과는 후속 연구를 통해 계속 평가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고무적인 것으로 보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