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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사와 국내사 ‘어색한 동행’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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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사와 국내사 ‘어색한 동행’의 흑역사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9.21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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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삼성, 국내 제휴 정리수순...LG-사노피, 지리한 송사
 

국내 무대에서 국내사들의 제품을 외국계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다소 어색한 동맹관계가 아직은 그 어색함만큼이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MSD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국내 바이오시밀러 판권 제휴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고 공식 발표 시기를 저울 중이다.

양사는 국내 시장에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 두 가지 제품을 내놓았지만, 지난 상반기 합산 실적이 5억에도 미치지 못했을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한 행보를 보여왔으며, 이에 따라 MSD는 올 초 바이오시밀러 관련 영업조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을 전후로 이처럼 국내 제약사가 제품을 만들고 외국계 제약사가 판매하는 제휴관계가 심심치 않게 나타났지만, MSD와 삼성의 사례에서 보듯 아직까지 성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이전에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한 혁신 신약을 국내사들이 도입해 판매하는 제휴관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리베이트 약가연동제를 시작으로 공정경쟁규약 개정, 쌍벌제에 이어 기등재의약품 일괄 약가인하까지 국내 의약품 영업환경을 뒤흔든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간의 제휴관계가 다변화되기 시작했다.

일괄약가인하로 국내사들이 다국적 제약사들의 도매업체가 되고 말 것이라던 우려와 달리, 오히려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을 다국적 제약사들이 판매하는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

여기에 더해 국내 제네릭 시장에 뛰어드는 외국계 제약사들도 나타났고, 국내 업체가 생산한 제네릭 제품을 다국적 제약사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를 도입해 몸집을 키우는 사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경우에도 과거와 달리 도입품목을 캐시카우로 활용, R&D에 재투자하는 선례로 이어졌다.

나아가 최근에는 국국내사가 개발한 신약후보물질들을 다국적 제약사들이 해외로 들과 나가는 사례들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변화된 제휴관계 속에서도 기존처럼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을 국내사들이 블록버스터로 키우는 성공사례는 많았지만, 국내사의 제품을 제대로 키우는 다국적사의 사례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국내사의 제품으로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케이스는 코자엑스큐가 거의 유일하다.

코자엑스큐는 한미약품의 ARB+CCB 개량신약 아모잘탄과 쌍둥이 제품으로 함께 시장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도 월 7~8억대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월 처방액 규모만 50억이 넘는 아모잘탄은 물론 코자나 노바스크의 처방액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썩 만족스럽지는 못한 성적이다.

이후 한국화이자제약이 LG화학(LG생명과학)과 손을 잡고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화이자의 까다로운 공정을 따라 LG화학이 생산해 화이자바이탈스라는 이름을 걸어 신뢰를 얻겠다는 포석이었지만, 이렇게 내놓은 제품들의 합산 처방액이 지난 8월 갓 8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큰 영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최대품목인 노바스크 브이가 월 6억대의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나머지 제품들은 모두 1억 미만의 처방액에 머물고 있다.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국산신약 ‘제미글로’를 가져다 당뇨병분야의 입지를 강화하려던 사노피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사노피는 제미글로의 부진과 관련, 의무이행 불성실을 이유로 LG화학으로부터 계약 파기를 당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사노피에서 대웅제약으로 갈아탄 제미글로는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사노피를 더욱 굴욕스럽게 하고 있다.

제미글로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나오기 시작할 즈음 계약 파기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1심 재판만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는 또 다른 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입한 한독테바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진출 당시 ‘누가 테바측과 만났다더라’는 소식만으로 중소형 제약주들을 들썩거리게 했을 정도로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지난해 연매출 규모가 200억원을 갓 넘었을 정도로 성장이 더디다.

그나마 매출규모는 아직 작아도 2015년에 비해 배 가까이 몸집을 불리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지만, 지난 상반기 10억 이상의 처방액을 기록한 품목은 펜토라(약 42억)와 타모프렉스(약 10억) 2개 품목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도 월 10억 이상의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품목은 전무하다.

그래도 지난해 상반기까지 월 3억대 처방실적에 머물던 펜토라가 지난 연말부터 몸집을 불리기 시작, 최근에는 7억대까지 올라선 만큼, 조금씩 흑역사를 벗어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이와는 달리 최근 결별설이 제기된 MSD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합성의약품이 아닌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사의 제품을 국내사에 판매하는 첫 사례가 됐지만, 뒤 끝이 좋지 못한 사노피-LG화학의 사례와 함께 최악의 흑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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