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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한 두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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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한 두 시각
  • 의약뉴스
  • 승인 2002.10.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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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행한 의협의 집단행동에 대한 평가는 두 갈래다.

하나는 오죽하면 의사들이 시위를 하겠느냐는 의사편을 드는 듯한 우호적인 시각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경쟁이 심해 의사들이 먹고 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고 주장한다. 의사들이 제대로 진료하고 편하게 환자를 대하기 위해서는 '의사품위 유지비'가 넉넉해야 한다는 부연 설명을 한다.

의사들이 돈이 궁하면 치료보다는 잿밥에 더 신경이 쓰이고 그렇게 되면 환자 치료는 더디고 어려워 진다는 논리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반면 의사 시위는 가진자들이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극단의 이기주의라는 시각이다. 의사들의 한달 수입은 보통 서민의 1년 수입과 맞먹는 경우가 허다한데 시위라니 이해 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배운것은 이해하지만 적당히 나눠먹는 정신이 없다면 존경받는 의사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의사들의 시위가 국가나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한 투쟁의 방편으로 시위를 했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주먹을 앞으로 내지르면서 구호를 외쳤다. 의사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배운 사람들이라면 좀더 고상하게 시위해야 하지 않느냐"고. 이 교수는 "집단시위 말고도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설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데 왜 시위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의약뉴스는 대학교수의 의견에 수긍을 하면서도 의사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은 의사들이 의료현실에서 느끼는 자괴감이 커지고 있다는 현실 때문이다.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현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사들을 보면 과연 '치료는 제대로 할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

이제 시위는 끝나고 다시 의사들은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것이다. 시위 결과가 진료현장에서 어떻게 반영되든 의사들은 환자치료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월요일 출근길에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의사이고 환자들을 치료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가득한 의사들이 많이 있다면 우리 의료현실의 앞날은 밝다. 우울한 시위현장에서도 밝은 미래를 그려보는 것은 그래서 아름답다.


의약뉴스(newsm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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