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식약처, 음식 앞에 ‘마약’ 용어 자제 요청
상태바
식약처, 음식 앞에 ‘마약’ 용어 자제 요청
  • 의약뉴스 정흥준 기자
  • 승인 2017.09.15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행법상 제한 어려워”...지자체에 협조 당부

식품 및 상호명에서 마약 용어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행법상 용어 사용에 제한은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국민신문고의 한 민원인은 “푸드트럭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에게 마약 한 개, 마약 두 개로 지칭하며 핫도그를 주는 걸 봤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마약이란 말에 익숙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듯 보였는데, 다들 이상하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커서 마약이란 말에 얼마나 익숙하고 호기심이 생기겠냐”며 “음식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 식약처는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마약 용어 사용 자제를 영업자들에게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어제(14일) 식약처는 “일반음식점 등 먹을거리에 마약이란 용어를 쓰는 것은 해당 음식이 맛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판단되며, 식품위생법 현행 규정상 메뉴명에 마약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식약처는 “최근 식품접객업소의 메뉴명 등에 ‘마약’ 등의 용어 사용으로 마약의 긍정적이고 친숙한 이미지를 느끼게 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가능한 마약 용어 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영업자들에게 안내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계속되는 문제제기를 의식해 대응에 나섰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의 안내이기 때문에 용어 사용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식품 및 상호명 등에 마약 용어 사용에 대한 문제는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도 단어 사용 확산을 우려하며 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마약퇴치운동본부는 음식에 마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마약에 대한 호기심이 커질 우려가 있고, 마약에 대한 위험성이 희석돼 결국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약김밥, 마약치킨, 마약곱창 등 마약 용어 사용이 수년간 유행처럼 번져왔기 때문에 이미 상당수의 식당에서 이를 규제없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약퇴치운동본부 등 일부 단체에서는 관련 규제를 위해선 입법 추진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입법화는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