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암 전문 생명공학기업 베라스템(Verastem)은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의 후기 임상시험에서 주목표가 달성됐다고 발표했다.
경구용 PI3K-델타 및 PI3K-감마에 대한 이중 억제제인 이 약물은 초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거나 암이 재발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또는 소림프구 림프종(SLL) 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평가됐다.
두 질환은 면역체계 내 세포에 영향을 미쳐 통제할 수 없이 성장하고 증식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올해 새로운 백혈병이 6만2000건 발생할 것이며 이 중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25%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베라스템은 두벨루십(duvelisib)이 표준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아르제라(Arzerra, 오파투무맙)에 비해 환자들의 질환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48%가량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두벨루십 치료군이 13.3개월, 오파투무맙 치료군이 9.9개월이었다.
또한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17p 결실 환자그룹에서도 두벨루십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12.7개월, 오파투무맙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9.0개월로 나타났다.
베라스템은 이번 임상 3상 시험 성공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 이내에 두벨루십에 대한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미국 금융사 캔터 피츠제랄드의 마라 골드슈타인 애널리스트는 연구결과가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이 약물이 발매 이후 5년 내 4억 달러 이상의 판매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실루맙은 지연형 비호지킨 림프종에 대한 임상시험에서도 효능이 입증된 상태다. 베라스템은 이 약물이 편리한 경구용 단독요법제라는 점에서 가지고 있는 잠재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베라스템은 올해 말에 미국과 일본에서 주변 T세포 림프종에 대한 중간단계 임상시험도 시작할 계획이다.
두벨루십은 한 때 블록버스터급 제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서 인피니티의 제휴사였던 애브비가 제휴계약을 종료하고 이 약물에 대한 권리를 반환했다. 베라스템은 작년에 인피니티로부터 이 약물에 대한 권리를 획득했다.
베라스템은 성공적인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인피니티 파마슈티컬스에게 60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발표 직후 베라스템의 주가는 44%가량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