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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강원도 인제 방태산이 주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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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강원도 인제 방태산이 주는 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7.08.2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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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왜 가느냐고 묻는다면 '이백' 흉내내면서 말없이 웃는대신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해도 된다.

강원도에는 많은 산이 있고 그 가운데 인제에 방태산도 있다. 

흔한산이 아니다. 국립이다.자연림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한마디로 숲이 크고 넓으며 울창하다는 말이다.

산정은 모양이 주걱처럼 생겼다고 해서 주억봉( 1444m)인데 여름날 정상은 운무가 가득하다.

코 앞에 지천으로 널린 야생화도 잘 보이지 않는데 북쪽에 있다는 점봉산이 보일리 없고 사방을 둘러봐도 이름모를 숱한 능선은 아예 흔적조차 없다.

그렇다고 정상이 아닌 것은 아니다. 시야가 없어도 산정에 오른자만이 느낄 수 있는, 도달한  자의 만족감은 그렇지 않은자가 상상하기 어렵다.

평생 남길 인생샷은 아니더라도 인증샷 정도는 건져도 된다. 번호판을 들고 벌써 10번째 정복한 산에 마침표를 찍는자의 만족감은 흐린 날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이리저리 해봐라, 고개를 들어라, 시선을 하늘에 두라는 감독아닌 감독의 말을 따르다 보면 어찌 멋진 장면이 나오지 않겠는가.

호흡을 가다듬고 찍어주고 찍혀주고 나면 이제 하산이다. 내려가는 길은 좀 수월하다. 무릎이 풀려 올라갈 때보다 더 조심해야 하지만 목표를 달성했으니 마음은 저절로 한가롭다.

이때는 조금 여유가 생겨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을 볼 수 가 있고 계곡물과 이름모를 산새소리를 감상 할 수도 있다.

한 무리의 등산객이 사과 한쪽을 내밀면 처음에는 예의상 사양하다가 목이 말라 받아 먹었다면 고맙다는 인사는 잊지 않아야 한다.

기다리는 일행을 생각해서 쉬지 않고 내려오니 어느 새 이단폭포 앞이다. 

다왔다. 숲에 가려 있던 하늘이 보인다.

안도감이 들자 왜 이제서야! 이마에 흐른땀을 계곡물로 씻어 내느냐고 질문할 필요는 없다.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이 곳이 온통 붉은 꽃 밭으로 물들겠지. 그 때 또 한번 와야지 하는 생각대신 가보지 못한 다른 산을 오르겠다는 다짐을 한다. 아침가리 골의 단풍이 멋있다고 하나 이곳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녁이다. 

내린천을 바라보며 양계가 아닌 토종닭으로 도리탕이나 백숙을 먹으면서 아, 맛있다 연발하면 이번 여행은 만족이다. 

톡 쏘는 맛이 일품인 방동약수를 맛본다면 그것은 방태산이 주는 덤이라 생각하고 나의 인생만큼 다른 사람의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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