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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 역할 확대, 제도적 뒷받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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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사 역할 확대, 제도적 뒷받침 절실
  • 의약뉴스 정흥준 기자
  • 승인 2017.08.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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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심포지엄 마련...분야별 전문약사 조명
▲ 서울대병원 조윤숙 약제부장.

병원을 찾은 환자의 안전과 최적의 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병원약사의 인력과 활동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병원약사의 역할은 약의 적절성 검토, 부작용 모니터, 환자 상담, 팀의료에서의 약 정보 제공 등 방대하다.

하지만 광범위한 활동 영역에 비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기존 인력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도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약제부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오는 31일 ‘환자안전과 병원약사의 역할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심포지엄에 앞서 어제(21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조윤숙 약제부장(사진)은 “약사들은 조제 외에도 약의 적절성, 부작용 등 환자 안전을 위해 약물관리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법상에는 약사가 의료인에서 빠져있으며, 그러다보니 지난해 만들어진 환자안전법에서도 약사는 배제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조 부장은 “약사들은 의사나 간호사에게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본원에서는 외과계, 내과계, 심폐기계 중환자실 등에 약사가 투입되는 등 업무 영역이 넓다지만 병원약사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환자들이 약사를 간호사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고, 병원에 약사가 있는지 모르는 국민들도 상당수”라는 토로했다.

이어 “전체 약사 8만여 명 중 병원약사는 약 3000여명으로 적은 수”라며 “이로 인해 환자의 질병 원인부터 적절한 복용 검토, 복약순응도, 의사 및 간호사와의 팀의료 등 심층적인 역할보다는 대부분 조제실 안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약사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는 것. 또한 업무 중인 약사들은 담당 심층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봉사 또는 책임의식으로 일을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약사의 지식기반 활동들을 현행 수가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김상건 연구담당 자문교수(대한약리학회장, 사진)는 “조제행위에 대한 수가가 일수 등으로 정해져있다”며 “그 외 약사들의 지식기반 활동에는 아무 수가도 매겨져 있지 않은데, 30년 전에 만들어놓은 틀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그는 “우리는 지나치게 기계적인 행위에만 수가가 책정돼있는데, 급여항목에서 신설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행위에 대해 대가를 정당히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병원약사들의 역할은 체계적, 심층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종양약료 전문약사, 장기이식 전문약사, 항응고약료 담당약사, 영양약료 전문약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영애 간이식 전문약사는 “진료 전 상담을 하고, 전산시스템을 통해 의료진과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팀의료를 했기 때문에 회진이 아니더라도 환자에게 약을 결정해야 할 때 언제든 협의가 가능한 구조”라고 소개했다.

항응고제 역시 작은 용량 차이에도 치명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항응고약료 담당약사가 환자를 케어하고 있다.

조윤숙 약제부장은 “판막 수술 환자의 경우 항응고 첫 상담 시 한 시간이 걸린다”며 “항응고약 복용 시에는 식사 및 운동, 생활패턴 등을 전부 검토해야 한다”고 항공고약료 담당약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서울대병원 김상건 자문교수(약리학회 회장).

이처럼 항응고약료 전문약사가 각 환자의 상황에 맞게 용량을 관리하다보니 전문약사의 필요성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인식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김상건 교수는 “미국의 경우 의사들이 약사가 없으면 일을 하기 어렵다”며 “영양약료가 특히 그런 분야”라고 말했다.

또한 약제부 김아정 파트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노인 환자들이 10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필요 없는 약을 끊지 못하거나 약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노인환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노인 약물 사용 평가지와 노인 고위험 약물 목록 등을 보완해 작성하고 있다”며 “이를 입원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고 외래환자로의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약제부 약사위원회는 라벨 및 포장 등의 개선을 제약회사에 요구해 투약 오류 줄이는 등 예방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원외 처방률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인근 약국과의 간담회를 통해 외부 약국에서의 문제 및 의견도 수렴해 제약사에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 

끝으로 조윤숙 약제부장은 “의사, 간호사, 약사의 의견이 전부 종합적으로 모아져야 환자의 치료에 최적의 환경”이라며 “이를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31일 심포지엄에서는 팀의료 활동 분야에서 전문적 약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분야별 전문약사가 소개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약제부는 이번 심포지엄이 병원약사 활동에 대한 다양한 시스템 확립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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