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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토 호르몬,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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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토 호르몬,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 발견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7.08.10 0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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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수명연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호르몬 클로토(klotho)를 치료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 과학자들은 클로토 조각을 쥐에 투여한 결과 인지 및 신체 기능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미 과거에 실시된 연구에서도 클로토 수치 증가와 인지기능 개선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바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높은 클로토 수치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쥐와 클로토 수치를 높이는 유전적 변이를 가진 사람에 대해 연구가 실시됐기 때문에 클로토를 의약품처럼 투여했을 때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대학 신경학 부교수인 데나 두발 박사는 “이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던 것은 클로토를 이용한 치료 가능 여부였다”며 “이제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자매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실렸다. 실험 결과 공간적 학습, 기억, 작업 기억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 걸쳐 인지기능의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다만 클로토가 혈뇌 장벽을 넘어 혈류에서 뇌로 진입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쥐에 투여된 클로토 호르몬 조각이 어떻게 이러한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두발 박사는 “신체와 뇌의 연결성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며 “클로토 투여를 통해 관찰된 결과는 이와 마찬가지로 인지기능과 뇌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을 통해 나타나는 효과와 비슷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나이가 어린 쥐에 클로토를 투여하면 수시간 내에 유익한 효과가 발생하고 한동안 체내에서 활성화된 채 유지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에 대해 두발 박사는 “단독치료제로 사용할 경우에도 지속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신경세포 간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시냅스 재구성과 관련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연구진은 사람 나이 기준으로 65세에 해당하는 생후 18개월의 쥐에서 클로토 투여가 방향을 찾는 능력과 새로운 일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을 유의하게 개선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며 알츠하이머병에 기여하는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조작된 쥐에 대한 실험도 실시했다.

실험 결과 클로토가 투여된 쥐는 운동기능과 학습능력이 개선됐으며 투여되지 않은 쥐에 비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려는 행동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클로토 치료가 질병에 걸린 뇌를 더 회복탄력성(resilient)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발 박사는 “신체가 매우 통합적으로 활동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전신 작용이 뇌의 회복탄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클로토는 신장과 뇌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며 체내 여러 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클로토가 생산되면 세포막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효소에 의해 쪼개지고 혈액과 뇌척수액을 순환하게 된다. 두발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이 투여한 클로토 조각은 자연적으로 순환되는 호르몬과 비슷하다고 한다.

하지만 클로토는 혈뇌 장벽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뇌기능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과거에 두발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조작돼 클로토 수치가 높은 쥐의 경우 GluN2B 아형이라는 시냅스 단백질 수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클로토 투여와 GluN2B 개수와의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 주저자인 줄리오 레온 박사는 “수개월 간의 실험과 분석 끝에 클로토 치료가 기존에 존재하는 아형의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GluN2B를 포함한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신호전달이 클로토 치료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발 박사는 이러한 연구결과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신체와 뇌 사이의 연결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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