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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보장성 강화' 의료전달체계 대책은의료계 붕괴 지적 불안감...현실적 재원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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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8.10  06: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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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해 의료계가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의도는 좋지만 현실 가능성이 있냐는 의견이 의료계 내에서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향후 5년간의 보장성 강화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역대 최고 수준인 30조 6000억원의 예산을 투입되는 보장성 강화대책의 골자는 2022년까지 ▲비급여의 완전 해소 및 발생 차단 ▲노인·아동·여성·장애인 등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 완화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확대 ▲의료비 지원 제도 간 연계 강화 등을 통해서, 현재 63.4% 수준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보장성 강화대책을 통해 “건보 보장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함으로써 국민이 보장성 확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료계가 비보험 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정한 보험수가를 보장하겠다. 의료계와 환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의료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현실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재원 조달 ▲의료전달체계·1차 의료기관 붕괴 등이다.

◆의료전달체계·1차 의료기관 ‘붕괴’

정부는 비급여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던 과거 방식이 아니라 완전히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신포괄수가제 적용기관을 대폭 확대하는 등 새로운 비급여 발생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비급여 해소의 핵심 방안은 ‘예비급여’의 도입이다. 현재 의료계에서 시행되는 모든 비급여 행위 중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비급여에 대해 전면적으로 건보를 적용해 급여권으로 끌어들이되, 환자가 진료비의 일정 비율(50, 70, 90%)을 부담하는 예비급여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예비급여 추진 대상은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급여로, 정부는 MRI, 초음파검사, 디스크 수술 등 약 800여 개의 의료행위와 수술재료, 치과 충전재 등 약 3000여 개(2017년 6월 기준)를 일단 예비급여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

현재 기준비급여의 횟수·개수 제한은 2018년까지 우선 해소하고, MRI, 초음파는 별도 로드맵을 수립해 2020년까지 해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급여비 심사체계도 현재 건별 심사방식에서 기관 총량심사 방식으로 전환하고, 등재비급여의 경우 질환별(중증도), 정책대상별(취약계층) 우선순위 및 보장성 강화 계획 등을 고려해 단계별로 추진한다.

이 같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대책에서 의료계가 가장 우려하는 사안은 의료전달체계 및 1차 의료기관 붕괴에 관한 부분이다. 보장성 강화 정책이 자칫하면 1차 의료 살리기,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공공성 확보 및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이의 실천과제로서 전달체계 개편 등을 제안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1차 의료기관과 대형병원의 역할 정립을 유도할 수 있는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2019년부터 환자 의뢰-회송 본 사업을 시행, 환자의 상태에 맞춰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환자를 주고받는 체계도 유도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개원의 A씨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의 문턱이 낮아져서 1차 의료는 붕괴될 것”이라며 “MRI, CT가 보험이 되는데 어떤 환자가 개원가로 가겠는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보장성 강화 정책는 1차 의료기관을 살릴 수 있는, 대형병원은 외래를 못 보고 입원만 해야 하는 등 정부가 나서서 선을 그어줘야한다”며 “의료체계를 붕괴시키지 않는 선에서 접근해야지,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 한다는 것은 너무 포퓰리즘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도 “의료전달체계가 확실히 수립된 상태에서 보장률을 높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보장률을 높이는 건 천지차이로,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지금보다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는 지난 15년동안 고치지 못한 쉽지 않은 문제”라며 “의료전달체계가 선행 개선되지 않은 채 보장성 강화만 하면 상급종합병원만 남고 지역 거점병원, 동네의원 다 죽으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논평을 통해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의료전달체계는 단계적인 국민건강 체계 구축, 효율적인 의료비 지출, 만성질환관리 및 보건의료제도의 체계적 운영을 위해 의료전달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재원 조달은 어떻게?

정부의 보장성 강화대책에 소요되는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에서 역대 최고인 30조 6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하지만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재원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기동훈 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급여부분을 급여화하겠다는 방법은 굉장히 자세하게 기술돼 있지만 재원마련방안은 너무 모호하게 기술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기 회장은 “정부안을 보면 총 재원 30조 6000억원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흑자분 20조가 포함됐다”며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비급여의 급여화에 이를 투여하는 건, 그동안 건보공단이 누누이 말했던 보험재정파탄의 위험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재원조달 방안 등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논평에서 “전체 병상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요양병원 입원환자에 대한 대책이 빠졌다. 저소득자 간병비 부담 우선 대책이 결여됐다”며 “구체적인 급여화 프로세스가 제시되지 않았다. 예비급여에 해당할 질환은 물론 비급여 범주와 본인 부담률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로 재원을 충당한다는 것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건보재정에 국고지원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게 기재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국고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정책위 수석부위원장은 “유토피아적 발상에 착안된 수습 불가능한 대책”이라며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와 국가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을 충당한다는 단편적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비급여의 급여화;는 의료계 현실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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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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