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5 18:17 (목)
전공의특별기금, 올바르게 사용해야죠
상태바
전공의특별기금, 올바르게 사용해야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7.21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최창민 교수
▲ 최창민 교수.

지난 11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선배 의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여느 행사와 다를 바 없어보인 이 기념식은 대전협에게 있어선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의약분업 파업 이후, 17년간 전공의 특별기금을 관리한 선배 의사들에게 전공의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전공의 특별기금은 2000년에 조성돼 그동안 ‘한국의료정책연구협의회(KAMP)’가 관리해왔으나 최근 대전협으로의 이관이 결정됐다. 이에 대전협은 해당 기금을 운영할 위원회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설하기도 했다. 기금은 약 1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전협은 ▲류효섭 교수(인천국제성모병원) ▲안병희 원장(대전 다빈치병원) ▲오성진 교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미정 교수(단국대병원) ▲조재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최창민 교수(서울아산병원) 등에게 감사패와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당시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에서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고 현재 ‘특별기금 운영위원회’에도 참여 중인 최창민 교수와 만나 ‘전공의 투쟁기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본원칙은 ‘전공의를 위한 정책연구’에만 사용한다
전공의 특별기금을 한국의료정책연구협의회에서 어떻게 관리하게 됐을까? 최창민 교수는 “투쟁이 끝났으니 원칙적으로는 돌려줘야 하는 돈인데 누구에게 기금을 받았는지 알기도 어려웠다”며 “고민 끝에 전공의나 공보의들을 위해서만 사용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져 KAMP라는 단체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의료정책연구협의회(KAMP)는 대전협, 기금을 모았던 사람들, 의약분업 투쟁 때 각 병원 대표자들 등으로 이사회가 구성됐으며 최창민 교수의 경우 전공의협의회 5기 공동대표를 맡고 있어 처음부터 이사로 참여했다.

▲ 한국의료정책연구협의회(KAMP)에서 만든 연구보고서.

이처럼 전공의들이 주도하는 연구기관인 KAMP는 ▲대전협 도약을 위한 제언 ▲의학 교육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현황 ▲전임의 제도의 현황과 특성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 등 다양한 정책연구를 시행했다.

최 교수는 “처음에는 KAMP를 통해 젊은 의사들의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전공의들은 의약분업이 보건의료 분야의 정책연구 미비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원활하게만 운영된 것은 아니다. 바뀐 전공의협의회 집행부가 공제회를 설립하고 투쟁 기금을 공제회 예산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일면서 분열이 생겼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과 달리 의견이 계속 통일되는 일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자가 아닌 원금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투쟁기금의 사용처가 불투명해지고 KAMP의 정책연구도 사실상 정지되면서 기금 7억원은 금융펀드에 묶이게 됐고 2017년 현재 이자 등으로 인해 약 11억원까지 늘어났다는 최 교수의 설명이다.

이후, 여러 차례 전공의 특별기금을 대전협에 돌려주려고 시도를 여러차례 했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최창민 교수는 “최초부터 대전협의 결단이 가장 중요했다”며 “대전협이 기금을 관리할 수 있는 명확한 구조를 만들고 사업을 구상하면 언제든 돌아갈 돈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전협은 특별기금의 효율적인 관리와 운영을 위해 지난 5월 임시총회를 통해 ‘전공의특별기금운영위원회’의 정관을 개정, 운용근거를 둔 바 있다. 의학회 추천으로 최창민 교수, 대전협에서는 기동훈 회장과 부회장, 그리고 대한의사협회에선 안양수 총무이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꾸려졌으며 최근 1차 회의를 개최했다는 소식이다.

최창민 교수는 투쟁으로 모인 기금이니만큼 취지에 걸맞은 정책 사업에 대전협이 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 . ‘전공의특별기금위원회 감사패 증정식’에 참석한 최창민 교수(오른쪽)

최 교수는 “대전협에서 이러한 사업에 특별기금을 쓰고 싶다고 제안하면 위원회에서 심의를 하고 집행을 하게 한다. 추후 기금이 제대로 쓰였는지만 감사를 하는 방식으로 됐다”며 “원금을 쓰더라도 전공의에게 의미 있는 정책 연구 등 사업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약분업 때 의사들이 주장했던 것들은 지금도 틀린 말이 없다. 그것들이 진짜 맞는 말이 되려면 이 특별 기금이 제대로 사용돼야 한다”며 “좀 더 빨리 결정됐어야 하는 일이지만 대전협이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이라 믿고 이제는 원금을 사용하더라도 젊은 의사들의 미래 보건의료 정책과 연구 등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후배의사들에게 바라는 점은?
전공의특별기금을 대전협에게 돌려준 최창민 교수는 ‘홀가분’하다는 기분을 내비췄다.

최 교수는 “의약분업 파업 후 오랜 시간이 지났고 투쟁기금을 관리하는 동안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이제서라도 대전협로 이관돼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 교수는 전공의 후배들에 대한 조언으로 “예전과 달리 전공의들의 급여나 수련시간 등에 대한 제도는 생각보다 잘 갖춰졌다”며 “지금은 전공의들이 어떻게 수련을 받아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고 미래에 어떤 위치에서 스스로가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나아가 그런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쪽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