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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3 19:44 (화)
257. 7인의 신부(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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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7인의 신부(1954)
  • 의약뉴스
  • 승인 2017.06.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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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도넌 감독의 <7인의 신부>(원제: Seven brides for seven brothers)는 제목 그대로 7명의 형제를 위한 7명의 신부에 관한 결혼 이야기다.

눈으로 덮인 깊은 설산의 그림 같은 배경( 실제 자연 풍광이 아닌 세트장에서 촬영됐다.)을 뒤로 하고 2륜 마차가 달린다. 눈 녹은 호수를 지나고 잘 다져진 산길을 돌아 마차는 마을로 들어선다.

마차에서 내린 아담( 하워드 킬)은 상점에 들러 이것저것을 주문한다. 긴 겨울을 대비해 미리 부족한 식료품을 준비하는 것이다. 돼지기름, 당밀이나 담배도 사는데 혹시 여자는 없느냐고 웃으며 묻는다.

형제만 7명이다 보니 음식은 엉망이고 집안은 돼지우리라 요리를 하고 집안을 청소해 줄 몸이 튼튼한 여자를 구해 결혼해야겠다는 것.

여자가 무슨 물건이라도 되느냐는 핀잔에도 아랑곳 않고 아담은 내가 마음을 먹으면 끝내야 한다며 호기를 부리면서 기필코 신부감을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지나는 여자들을 물색한다.

도끼질 하는 여자 밀리( 제인 포웰) 가 그의 눈에 띈 것은 바로 그 즈음이다.

바의 주인장에게 바쁜데 도끼질이나 한다고 핀잔을 받는 여자는 예쁘기도 하고 마르지도 않고 적당한 몸매라서 아담이 한 눈에 반한다.

식사 후 소젖을 짜는 밀리에게 다가간 그는 산에 사는데 집도 있고 농장도 있고 넓은 밀밭도 있다고 나와 결혼하자고 꼬드긴다.

잘 생긴 얼굴에 털 복숭이며 노래 또한 일품인데 입담은 더 세니 여자의 마음은 흔들린다. 이를 눈치 챈 남자는 여세를 몰아 여자에게 자신은 성질이 급해 교회에서 만나 6개월 후에 집안 인사하고 3년 후에 결혼할 수는 없다면서 당장 그렇게 하자고 손을 잡는다.

밀리는 망설이는 척 하다가 이내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목사 앞에서 얼렁뚱땅 식을 마친 두 사람은 콧노래를 부르며 그녀에게 번번이 퇴짜를 맞은 동네 청년들을 지붕 위를 쳐다보는 개 신세로 만들어 놓고 마차에 오른다.

들판에는 부케용 꽃이 지천으로 널려 있고 사랑의 노래는 메아리가 되어 웨딩마치처럼 여러 번 울려댄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숲 속의 집에 온 밀리 앞에는 난장판의 집을 청소하고 당장 저녁밥을 지어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아내를 원한 게 아니라 힘센 하녀를 바랬다며 화를 낸다.

잠시 고민하던 밀리는 팔을 걷어 부치고 음식을 차린다. 종을 울리자 거친 남자들이 달려들어 기도도 하지 않고 수저도 없이 마구 퍼먹는다. 밀리는 상을 엎어 버린다. 첫날밤도 거부하다 겨우 허락한다.

밀리는 일곱 남자의 억척 여자로 자리 잡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야생마를 하나 둘 길들이는데 성공한다. 여섯 시동생을 장가보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먼저 모자 벗고 공손히 인사하고 칭찬해 주는 대신 물건처럼 낚아채지 말고 얼마동안 지켜보다가 팔을 빌려주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마침내 둘이 있게 되면 팔로 어깨를 껴안고 응접실이 어두워지면 손을 잡고 그러면 여자는 반쯤 띵기다 반쯤 웃는데 이때 껴안고 만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주라고 한다. 그러면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호기심 가득한 남자들에게 충고한다.

드디어 마을 축제일이 다가왔다.

한 여자에게 대 여섯 명의 남자들이 달려드는 마을에서는 파티가 열리고 이제 어엿한 신사가 된 숲속의 청년들은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싸움이면 싸움을 자랑하며 그 곳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축제가 끝나고 남자들은 다시 숲 속의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후유증은 크다. 막내가 먼저 떠나겠다고 하고 그러면 나도 떠나겠다고 형제들은 거든다. 사랑에 빠진 동생들을 달래기 위해 아담은 여자들을 납치하자고 제의한다.

옛날 로마인들은 남자들이 밭을 매고 여자들이 수영할 때 여자를 납치했다며 우리도 그렇게 하자,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며 동생들을 충동질 한다.

처음에는 안 가겠다고 버티지만 잡혀 있는 동안 근육질의 남자에게 빠져 든다는 것이 형의 논리고 이런 내용은 책에 쓰여 있다나.

여자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귀가 따가울 정도로 소리치는 것은 정말 슬퍼서가 아니라 그런 것처럼 속으로만 그렇지 실제로는 기뻐했다는 것. 그러니 로마인처럼 하거나 아니면 바보가 되라고 주저하는 동생들을 다그친다.

일곱 형제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마을로 내달린다.

형은 망을 보고 동생들은 여자들을 하나 둘 씩 납치한다. 이슥한 밤, 집에서 나오는 두 명의 여자를 한꺼번에 보자기 씌우고 사랑을 속삭이는 남자의 뒤통수를 내리쳐 기절시키고 여자를 둘러업는다.

고양이 울음소리로 여자를 밖으로 유인하고 막 잠자리에 들려는 찰라 혹은 음식 준비하는 여자를 그대로 마차에 꾸겨 넣는다. 여자들은 아우성치고 뒤늦게 마을 남자들은 종을 치면서 추격에 나선다.

하지만 깊은 숲속에 다다랐을 때 여자들이 내지른 비명소리와 총소리에 놀란 눈들이 반란을 일으켜 산사태가 일어나고 마을 사람들은 눈이 녹을 봄까지 인질들의 구출작전을 어쩔수 없이 단념한다.

자, 집에 온 일곱 남자와 여섯 여자를 밀리는 환영할까. 그리고 로마인들처럼 잡혀온 여자들은 잡혀 있는 동안 남자들을 사랑하게 될까. 그래서 여자들은 아담의 형제들과 모두 결혼에 성공할까.

국가: 미국

감독: 스탠리 도넌

출연: 하워드 킬, 제인 포웰

평점:

 

: 결혼하기 위해 여자를 납치한다는 설정은 아무리 뮤지컬 코미디이고 시대적 배경이 1830년 미국의 오리건이라 해도 너무 지나치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밀리의 행동이다. 남자들은 웃음을 짓고 여자들은 처절하게 우는데 처음에 밀리는 부끄러운 줄 알라고 꾸짖는다.

가족들은 얼마나 걱정하겠느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분노한다. 하지만 곧 상황을 파악하고 남자들은 헛간에서 자라고 하고 여자들을 집으로 들인다. 

밀리는 우는 여자들을 달래고 차를 주고 책도 읽어 준다. 그런데 하필 그 책 내용이 고약하다. 바로 아담이 이야기 했던 로마인의 여자 납치에 관한 내용이다.

납치된 여자들이 남편 품에 안겨 문지방을 넘었다는 그런 것. 잡혀온 여자들의 태도 또한 가관이다. 그들은 남자들을 경계하기 보다는 호감을 갖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책의 내용 그대로다. 싫은 것이 아니라 싫은 척 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여자들이 먼저 대시하기도 한다.)

이 와중에 밀리는 임신사실을 알리고 여자들은 너도 나도 앞 다퉈 임신하고 싶다고 안달한다. 평생신부가 될 6월의 신부가 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노래 부른다.

어느 새 봄이다. 이즈음 남자들과 여자들은 짝지어 서로 손잡고 다니고 사랑에 푹 빠져 있다. 길이 뚫렸다.

종이 울리고 마을 사람들은 총과 무기를 들고 추격대를 조직한다. 납치된 가족을 찾아오고 도둑놈들을 나무위에 매달기 위해 말의 고삐를 단단히 쥔다.

밀리 아기가 태어난다. 딸이다. 오두막으로 피신했던 아담이 돌아온다. 밀리는 여자들을 데려온 집으로 다시 되돌려 줘야 다시 데리고 올 수 있다고 데려다 주자고 한다.

그런데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돌아가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리면서 숨은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분노해 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목사가 묻는다. 누구 아기지? 제 아이요. 여섯 처녀의 입에서 동시에 터져 나온다.

이 영화는 저예산으로 제작됐으며 흥행에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뮤지컬 영화가 제작되는데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하지만 영화는 여자 납치라는 심각한 범죄행위를 그저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남성위주의 가부장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영화라서 추천하기가 꺼려진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비판하면서 보면 짜임새가 아주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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