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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처방, 환자의 QOL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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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처방, 환자의 QOL을 고려해야 한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6.2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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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

“임상 데이터가 보여주는 수치 이면에 환자의 삶에 주는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 2년 사이 기저인슐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란투스(성분명 인슐린글라진)가 평정했던 기저인슐린 시장에 안전성과 편의성을 보다 개선한 차세대 인슐린 트레시바(성분명 데글루덱)와 투제오(성분명 인슐린 글라진)가 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보다 저렴한 약가를 앞세운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까지 가세하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이 가운데 차세대 기저인슐린은 란투스에 비해 저혈당의 위험은 더욱 낮추고 경직됐던 투약 시간에는 유연성을 제공하면서 환자들의 삶에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특히 차세대 기저인슐린의 대표주자인 트레시바는 지난 5월, 속효성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으로 급여범위가 확대되며 활용폭도 넓어졌다.

이에 의약뉴스는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를 만나 임상현장에서의 트레시바 처방 경험과 함께 속효성 인슐린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확대의 의미를 들어봤다.

▲ 최근 2년 사이 기저인슐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차세대 기저인슐린은 란투스에 비해 저혈당의 위험은 더욱 낮추고 경직됐던 투약 시간에는 유연성을 제공하면서 환자들의 삶에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특히 차세대 기저인슐린의 대표주자인 트레시바는 지난 5월, 속효성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으로 급여범위가 확대되며 활용폭도 넓어졌다. 이에 의약뉴스는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를 만나 임상현장에서의 트레시바 처방 경험과 함께 속효성 인슐린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확대의 의미를 들어봤다.

◆차세대 기저인슐린, ‘다른 약’이 아니라 ‘더 나은’ 약...환자군이 다를 이유 없어
국내에 차세대 기저인슐린이 소개된 지 불과 1년여가 지났지만, 란투스가 장악하던 기저인슐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존의 기저인슐린 매출액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차세대 기저인슐린들의 매출액은 가파르게 상승하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기저인슐린들이 란투스 대비 저혈당 감소 효과를 강조하며 국내 시장에 진입할 당시에는 부정적인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

란투스의 저혈당 위험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보다 더 개선됐다는 임상데이터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일부에서는 란투스 대비 높은 약가를 이유로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 환자나 매일 같은 시간에 인슐린을 투약하기 힘든 환자들로 새로운 기저인슐린의 적용 대상을 한정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조재형 교수는 기존의 기저인슐린과 차세대 기저인슐린의 환자군을 구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약제가 아니라 더 발전된 약제인 만큼 환자군이 다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재형 교수는 기존의 기저인슐린과 차세대 기저인슐린의 환자군을 구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약제가 아니라 더 발전된 약제인 만큼 환자군이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

조 교수는 “환자군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본다”면서 “두 가지 약이 같은 계열에서 비슷한 수준의 장단점이 있는 약이라면 모르지만, (차세대 기저인슐린은) 더 진보된 약으로  이를테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마치 NPH(중간형 인슐린)과 Long-acting 인슐린 대상 환자를 구분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Long-acting 인슐린이 소개됐을 때 ‘NPH’는 죽었다고 했던 것처럼 Long-actig으로 가는 것이 맞았고, 이는 Long-acting 인슐린과 Ultra long-acting 인슐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Ultra long-acting 인슐린이 Long-acting 인슐린의 단점을 극복했다면, 당연히 Ultra long-acting으로 가는 것이 맞다”며 “그럼에도 환자룰 구분하자는 것은 어리석은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다만, 조 교수 역시 기존의 치료제로 충분히 조절이 되고 있는 환자들까지 약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그는 “기존의 기저인슐린으로 충분히 관리가 되던 사람은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면서 “그러나 기존의 치료제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 예를 들어 저혈당을 자주 겪는 사람이나 특히 야간 저혈당을 자주 겪는 사람, 또는 인슐린 용량이 너무 많아서 기저인슐린임에도 하루 2번 이상 투약해야 하는 사람은 보다 개선된 치료제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치로 나타난 차이보다 차세대 기저인슐린이 제공하는 ‘삶의 질’에 주목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교수는 기존의 기저인슐린으로 충분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마치 여전히 NPH로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임상연구에서 새로운 기저인슐린이 제공한 저혈당 감소폭은 결코 적지 않다. 실제로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SWITCH 1 임상시험에서 트레시바는 유지기간 동안 저혈당증 에피소드로 확인된 증후성 혈당이 나타난 비율이 란투스 대비 11% 감소했으며 야간 저혈당증 비율은 36%, 중증 저혈당증 비율은 35%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SWITCH 2 임상시험에서는 증후성 저혈당증 비율이 란투스 치료군에 비해 30% 감소했으며, 야간 저혈당증은 42%, 중증 저혈당증 비율은 전체 치료기간 동안 51% 줄어들었다.

하지만, 란투스 자체가 저혈당의 위험이 크지 않아서 보다 고가인 새로운 기저인슐린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

▲ 조 교수는 “임상 연구에서 보여주는 수치 이면에 실제 환자들의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환자들에게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것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임상 연구에서 보여주는 수치 이면에 실제 환자들의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해서 실제 환자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그는 “저혈당을 경험했던 환자 중에서는 골프를 치는 동안 매 홀마다 혈당을 체크하며 당을 보충하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심지어 야간 저혈당을 경험한 환자는 알람을 맞추고 새벽에 일어나 혈당을 체크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혈당을 경험한 환자들의 두려움이 그렇게 큰 것”이라며 “이러한 환자들에게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것, 그래서 라운딩 내내 혈당을 체크하지 않아도 되고 자다가 일어나 혈당을 체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에 상당한 차이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기저인슐린들이 내세우는 투약 시간의 유연성 역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조 교수는 “매일 같은 시간에 한 번씩 인슐린을 투약한다는 것이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간단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 환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힘든 일”이라며 “아침에 맞아야 할지, 저녁에 맞아야 할지 환자나 의사 모두 고민이 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아침에 인슐린 투약시간을 놓쳤을 경우 저녁에라도 맞는 것이 좋을지 건너뛰는 것이 좋을지도 고민”이라며 “반면, 트레시바는 하루 중 어느 때나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 만으로도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속효성과의 병용에서도 저혈당 감소 입증...투약 유연성과 함께 ‘복합제’ 가능성 제시
여기에 더해 트레시바는 최근 속효성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에서도 급여를 인정받아 활용폭을 넓혔다.

급여 확대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BB T2D 임상연구 결과가 반영됐다. 이 연구에서 트레시바는 란투스 대비 저혈당 발생률이 24%, 야간 저혈당은 31%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조 교수는 임상을 통해 속효성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에서도 일관된 저혈당 감소효과를 보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하게 트레시바가 단독에서 저혈당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속효성과 병용해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예를 들어 인슐린글라진 U100은 피크가 있어 아침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트레시바는 피크가 없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속효성과 병용할 때에도 저혈당이 줄어드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트레시바가 속효성 인슐린과의 병용에서 저혈당 위험을 낮춘 것은 트레시바가 가지고 있는 투약 시간의 유연성이란 장점과 더해 투약스케줄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조 교수는 “기저인슐린 한 번에 식사마다 속효성 인슐린을 투약하는 Basal-Bolus 요법은 환자들이 힘들어해서 그보다 효과는 적지만 기저인슐린 한 번과 가장 식사를 많이 하는 주 식사에 속효성을 한 번 투약하는 Basal-Plus 요법을 권하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이 경우 기존의 기저인슐린은 아침에 고정되어 있어 아침이 주 식사가 아닌 경우 하루 두 번을 맞아야 하지만, 트레시바는 아무 때나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주 식사에 맞춰 속효성 인슐린과 한 번에 맞을 수 있어 복합제가 가능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존의 기저인슐린은 복합제로 개발된다 하더라도 주 식사가 아침이 아니라면 속효성을 주 식사에 맞춰 다시 맞아야 해 의미가 없지만, 트레시바는 투약시간이 자유롭기 때문에 복합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노보래피드 복합제 리조덱과 GLP1 유사체 복합제 등 다양한 복합제 기대
실제로 노보노디스크는 연내 트레시바와 속효성 인슐린 노보래피드를 결합한 복합제 ‘리조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이 복합제는 식사량과는 상관없이 아침, 점심, 저녁 아무 때나 투여할 수 있고, 하루에 한 번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환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아울러 “GLP-1 유사체인 리라글루타이드와(빅토자)와의 복합제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재미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조 교수는 차세대 기저인슐린과 속효성 인슐린, GLP-1 유사체 등과의 복합제가 출시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조 교수는 “트레시바와 노보래피드가 더해진 리조덱은 주 식사를 조절하기 때문에 (주 식사가 점시이면) 아침과 저녁 두 번은 제외된다”면서 “반면, 리라글루타이드는 Long-acting 제제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작용하고, 공복을 잘 떨어뜨리는데 트레시바도 Long-acting에 공복을 잘 떨어뜨리기 때문에 둘을 더했을 때 식후 고혈당을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조절하는 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굳이 구분하자면, 리조덱은 메인 식사 후 혈당을 한 번에 확실히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식후 혈당이 매우 높은 사람에게 좋고, 공복 혈당이 높고 식후가 높지 않은 사람에게는 GLP-1과 인슐린 복합제가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나아가 “Long-acting GLP-1유사체와 달리 Short-acting GLP-1 유사체는 주로 식후 혈당에 작용하기 때문에, 인슐린에 Short GLP-1유사체가 더해진 약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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