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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ㆍ가정 양립, 훌륭히 해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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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ㆍ가정 양립, 훌륭히 해낼 수 있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6.2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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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의사회 신현영 국제이사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뤄야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사회에선 남성과 경쟁을 하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의 가정을 훌륭히 꾸려야 하는데, 이런 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의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불안한 미래로 결혼과 출산, 육아에 대한 여의사들의 고민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여자의사들의 대표단체인 ‘한국여자의사회’가 나섰다. 여의사회는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여의사, 근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다’를 주제로 ‘제7차 여성사박물관 포럼’을 개최하고, 여의사에 대한 역사적 발자취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우리나라 여의사들이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해 발제를 한 여의사회 신현영 국제이사(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포럼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여자의사회와의 인연은?
신현영 국제이사의 직함은 과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겸대변인을 맡았기 때문에 이런 인식은 ‘홍보이사’ 혹은 ‘대변인’으로 익숙하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여자의사회의 국제이사직을 맡을 수 있었을까?

신현영 이사는 여의사회와의 인연은 두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인연은 지난 2012년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이사는 “2012년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여의사회에서 여성 전공의 저출산과 관련된 연구용역을 하고 있었다”며 “그때 운이 좋았던 것이 당시 내가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사이면서 만삭의 임산부였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왜 여자 전공의들이 출산과 양육의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면서 여러 토론회도 참여했었는데, 그게 첫번째 인연이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인연은 언제였을까? 신 이사는 “지난 2013년에 세계여자의사회 총회”라고 밝혔다. 여의사회는 지난 2013년 세계여자의사회 총회는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유치했었는데, 당시 신 이사는 영포럼 대표를 맡았던 것. 그 덕에 신 이사는 여의사회와의 두 번째 인연을 맺게 됐다.

신 이사는 여의사회 추천으로 KMA Policy 위원회의 위원이 됐었는데, “여자의사회, 특히 젊은 여의사의 어려움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 덕에 추천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여의사회는 KMA Policy에 여성, 아동의 이슈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런 여의사회의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선 의료계 바닥에서부터 일을 해온 사람이 필요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여의사로 살아가기
여성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소득의 수준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냥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이 매우 심하기 때문이다.

여자의사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는 건 여자의사라고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사회는 늘 저출산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 또한 의료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몇해 전 국회 국정감사에선 ‘임신순번제’가 언급돼 큰 이슈가 됐었다. 당시 간호사들이 만인의 축복 속에 아기를 임신했어야했지만, 임신할 순번이 아니라고 불이익을 받고, 심지어 동료 간호사들에게까지 눈총을 받았던 사건이었다.

비단 이 일이 간호사들만의 일이었을까? 간호사뿐만 아니라 여의사들도 임신순번제, 과연 내가 의사라는 직업을 수행하면서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하며, 육아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여의사들의 고민은 단 한 순간도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해 신현영 이사는 “그동안 남성 중신의 사회를 살아오면서 여성에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며 “이는 나만 특별해서 느낀 것이 아니라 모든 여성들이 불합리함을 알았음에도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방법도 모른채 살아왔다”고 밝혔다.

신 이사는 “불합리하다고 인식하는 것조차도 타 직역이나 사회에 비해 떨어지고, 그냥 그 상황을 답습해왔다”며 “이런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의료계의 주류를 형성할 만큼 강력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개선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개선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그래왔다고 앞으로 그렇게 계속 이어질 거라고 보진 않았다. 여의사회를 중심으로 젊은 여의사들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신 이사는 “시간이 지나면 방법은 어떻게든 만들어낼 것이지만, 이를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이전 의협 임원을 해보니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프로세스를 경험해봤는데, 아직 여성의사에 대한 정책 프로세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경험이 적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면 여의사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어떻게 설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신현영 이사는 “그냥 주장만 한다고 받아질리 없기 때문에 현재 여의사들에 대한 객관화가 우선 필요하다”며 “여의사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객관화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노력 외에도 여의사들 스스로도 발걸음을 내딛어야한다는 게 신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여의사회가 양성평등원과 MOU를 맺었는데, 이는 양성평등에 대한 개념부터 실현하기 위한 노력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임상의사로서 환자 치료만 하는 것에만 매달려있었기 때문에 의료계 내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여의사의 미덕이라고 생각해왔다”며 “이제는 여대생 숫자만 40%를 육박하고 있다. 이 여대생들이 전문의가 되고, 의료계 리더급 인사가 됐을 때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일을 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KMA Policy 위원회, 여성위원은 고작 2명
신현영 이사는 KMA Policy 특별위원 중 여의사의 비율이 자신을 포함해 2명 뿐이라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체 여의사의 비율이 20%가 넘는데, 의료계의 가장 큰 정책을 결정하는 KMA Policy에 여의사가 고작 2명이라면 여의사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신 이사는 “현재 여자의사의 비율이 25%인데 고작 2명의 위원으로 25%에 달하는 여의사의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지 우려가 된다”며 “KMA Policy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문제는 이런 정책을 심의하는 분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성 중심적인 사고로 정책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라며 “과연 이 분들이 25%에 달하는 여성의사들의 대표성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일과 가정, 양립할 수 있는 여의사
신현영 이사는 앞으로 한국여자의사회가 만들어나갈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여의사를 발굴해내는데 작은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신 이사는 “나는 운이 좋은 편인게, 과거 대전협 이사를 했고, 노환규 전 회장 때부터 국제협력하느라 세계의사회도 여러 번 다녔다”며 “나중에 추무진 회장때 홍보이사겸대변인으로 의협에 들어갈 수 있었고, 지금은 여자의사회에서 일하게 됐다. 물론, 내가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을 한 것도 있지만 끊임없이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대생 때부터 의사회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여의사 선배들의 모습이 5, 10년 후 자신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롤모델로 삼게 된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여의사회는 후배 여자의사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훌륭한 선배 여의사들을 발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여의사회에서 선배-후배 의사들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때문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훌륭하게 이뤄내는 롤모델을 발굴하는데 작은 역할이나마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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