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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순 운주사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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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순 운주사 와불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7.05.3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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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에 가면 운주사가 있고 경내를 조금 벗어난 산마루에 와불이 있다.

주변은 천불천탑의 명성답게 많은 석불과 불상이 있고 그 소박하고 정겨운 표정은 참 서민적이다.

누워 있는 와불이 일어나는 날, 세상에 좋은 일이 온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과연 와불이 언제 일어날지 궁금증이 인다.

어떤 이들은 애초 와불이 누어 있는 것이 아니고 미처 일으켜 세우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쨋든 힘들게 서 있지 않고 편하게 하늘을 보고 있는 와불은 다른 불상과는 다른 감회를 가져다 준다.

운주사는 서울에서 보면 어느 시인의 말처럼 외갓집 나들이처럼 쉽게 찾을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가다가 광주에 들러 충장로나 금남로를 구경하면서 하룻밤 쉬고 가는 코스로는 추천할 만 하다.

운주에사에 관한 시인들의 칭송은 자못 크다. 고은이나 황지우, 정호승 시인들이 운주사를 보고 시를 남겼다.

시 한수 읆어 보는 것이 운주사에 대한 잡설을 늘어놓는 것보다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해서 옮겨 본다.

<운주사> -고은

지지리도 못나

말 한마디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벗들이여 우리 새로 벗이 되자

우리가 밟은 땅 위에서

푸른 하늘이 되자

구름장 걷고

화순 땅

운주사 마른 풀밭 위에서

<산경을 덮으면서> -황지우

1

적설 20cm,가 덮은 운주사雲舟寺,

뱃머리 하늘로 돌려놓고 얼어붙은 목선木船한 척

내, 오늘 너를 깨부수러

오 함마 쇠뭉치 들고 왔다

해제, 해제다

이제 그만 약속을 풀자

내, 정情이 많아 세상을 이기지 못하였으나

세상이 이 지경이니

봄이 이 썩은 배를

하늘로 다시 예인해가기 전

내가 지은, 그렇지만 작용하는 허구를

작파하여야겄다

2

가슴을 치면

하늘의 운판雲板이 박자를 맞추는

그대 슬픔이 그리 큰가

적설 20cm,

얼음 이불 되어

와불 부부의 더 추운 동침을 덮어놓았네

쇼크로 까무라친 듯

15도 경사로 누워 있는 부처님들

석안石眼에 괸, 한 됫박 녹은 눈물을

사람 손으로 쓸어내었네

3

운주사 다녀오는 저녁

사람 발자국이 녹여놓은, 질척거리는

대인동 사창가로 간다

흔적을 지우려는 발이

더 큰 흔적을 남겨놓을지라도

오늘밤 진흙 이불을 덮고

진흙덩이와 자고 싶다

넌 어디서 왔냐?

<풍경 달다>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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