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4 12:48 (수)
“비급여 전면 급여화, 초가삼간 다 태운다"
상태바
“비급여 전면 급여화, 초가삼간 다 태운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5.22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흉부심장혈관외과醫...문재인 정부 공약에 우려 제기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정책에 대해 흉부심장혈관외과가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뜻은 좋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아심장수술 판막성형수술에 사용되는 인조혈관 제품과 관련해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는 등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와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지난 21일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의사회와 학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시절 내놓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 공약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오태윤 차기 이사장(왼쪽),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놓은 공약에 따르면 현행 저부담·저수가 체계에서 적정부담·적정수가 체계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사전 통제 기전을 마련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미 박근혜 정부때도 비급여 통제 정책을 펼쳤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비급여 통제에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낸 것.

이에 대해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사진)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우려되는데,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 있다”며 “전문가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학회 차원에서 볼 때 판막 인정비급여, 하지정맥류 레이저, 고주파 등인고, 심지어 인조혈관을 만드는 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철수한다고 한다”며 “어느 정도 마진을 인정해줘야 하는데 하나도 인정 안해주고 다 밀어붙이고 있다. 원가의 70%로 겨우 살아가는 것도 인정 비급여 덕분에 보전하기 때문인데, 100% 급여화 해버리면 의료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오태윤 차기 이사장은 소아심장수술판막성형수술에 사용되는 인조혈관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 지적했다.

앞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소아심장수술 판막성형수술에 사용되는 인조혈관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국내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판막성형술 과정에서 승모판 심장 판막 심실벽에 있는 유두근과 연결되는 힘줄인 인공건삭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인조혈관 제품의 공급이 중단되면 성인 심장은 물론 소아 심장수술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등 ‘직격탄’이 될 전망된다는 것.

오 이사장은 “소아 심장수술에 꼭 필요한 인조혈관을 대체품 없이 공급해왔는데 국산은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민들한테 사용되는 것에 대해 꼼꼼히 조사해보는 것은 맞지만 외국 회사 입장에서는 요모조모 다 따지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3년마다 라이센스 받아야 하는데, 한번 할 때마다 상당한 금액이 소요되고, 준비만 6개월이 걸린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격은 세계 최대로 후려치고 있다. 이런 규제들 때문에 선천성 심장병 가진 환자들을 위한 회사들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흉부외과는 환자에 맞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있어야 하고, 이를 정부가 배려해 줘야 회사도 같이 발전한다”며 “불필요한 규제, 과도한 규제로 연구개발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시장은 의사들은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못 따라가고 자꾸 규제만 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회사를 찾아가 논의를 한 끝에 소아 환자에게 필요한 품목들은 회사 지도부 측에서 다시 고려해보겠다는 얘기까지 받았고, 오는 9월까지는 재고가 유지된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오태윤 차기 이사장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이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데 우리나라 학회 수준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정부가 우리 학회를 이끌어 주고 학회 주변이 좀 더 발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데 현안만 만들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심장내과나 흉부외과에서는 모든 제품이 미국 아니면 유럽제품인데, 이들이 그렇게까지 큰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건 각국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했다는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보전해줬기 때문에 회사가 잘 되고, 회사가 잘 되니 학회는 풍성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전혀 없어서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외과계 개원의사회들이 최근 ‘1차 의료기관 수술전문의원 활성화’를 위해 공동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대한외과의사회·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3개 단체는 지난 4월 ‘외과계 1차의료기관 연합회’ 출범을 공표했다.

연합회는 그동안 의료계에서 공공연하게 제기됐던 대형병원 수술 쏠림 현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일차의료기관 수술전문의원 도입을 제도화하기 위해 출범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신경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안과에서 같이 의견을 냈고, 전부 연합회에 합류해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과계 수가 상대가치평가에서 많이 소외된 상황인데, 정말 우려되는 건 정부 정책이 1차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할 필요 없다는 식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라며 “맹장, 하지정맥류 등 가벼운 수술은 1차 의료기관에서 해줘야 3차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