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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 싸고 빠르게 공급하겠다(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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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 싸고 빠르게 공급하겠다(下)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5.17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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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박지혜 사무관

“국민이 좋은 약을 값싸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최근 몇 달 사이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약제비 총액관리제에 대한 제약계의 우려와 함께 노바티스 리베이트 사건에 따른 글리벡 급여정지 논란에 검찰의 압수수색소식까지 작지 않은 이슈들이 줄을 이었다.

‘공은 항상 바뀐 선수에게 간다’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 역시 약제과장 선임 3개월 사이에 굵직굵직한 이슈를 맞이했다.

그렇지 않아도 제약계에서는 정부의 급여정책이 약제비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불만이 적지 않았던 상황, 최근 다국적 제약사 출입 기자모임에서 진행한 CEO 릴레이 인터뷰에서도 복지부의 약가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 출입 기자모임에서는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과 박지혜 사무관을 만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지난 15일(월)에 이어 오늘(17일, 수)은 최근 불거진 이슈들에서 벗어나 의약품 접근성의 측면에서 비급여 기간을 줄이기 위한 보험약제과의 고민을 들어봤다.

여기에는 우리나라를 ‘혁신 신약의 약가 우대에 인색한 나라’로 규정한 다국적 제약사들에 대한 항변도 포함됐다.

▲ 최근 다국적 제약사 출입 기자모임에서 진행한 CEO 릴레이 인터뷰에서도 복지부의 약가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 출입 기자모임에서는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과 박지혜 사무관을 만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A7 대비 저가 주장, 실제 가격은 오픈하지 않아
정부를 향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성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째는 우리나라의 약가가 해외에서 받는 약가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주장이고, 두 번째는 이로 인해 급여등재까지의 기간이 해외보다 두 배는 더 걸린다는 지적이다.

곽명섭 과장과 박지혜 사무관은 논란이 될 때마다 내놓는 해명자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주장이 계속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으로 정부정책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

우선 우리나라의 급여 수준에 대해 곽명섭 과장은 “외국은 이중가격제가 일반화된 나라가 많은데, 실제 가격을 알 수 있는 것은 회사밖에 없다”면서 “정부끼리도 비밀유지 의무에 따라 오픈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가격만 가지고 비교를 하는 것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고 일갈했다.

◇약가협상 기간, 허가-급여제도 다른 외국과 단순비교는 어불성설
신약의 급여 등재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600일로 외국의 300일에 비해 두 배에 이른다는 주장 역시 오도된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비교 국가들 중에는 허가와 급여등재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나라들이 포함된 반면, 우리나라는 신청주의를 택하고 있어 허가와 급여등재과정은 별개임에도 허가 후 급여신청까지의 기간, 즉 정부의 책임이라 할 수 없는 부분까지 포함해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곽 과장은 “보도해명자료도 냈고, 국회 토론회에서도 명백하게 말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식약처의 허가 단계까지 포함해서 600일이라고 한 것 같은데, 여기에는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은 후 급여신청을 하지 않은 기간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어떤 제약사는 글로벌 경영전략 상 한국의 급여시기를 조정할 수 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일부러 급여신청하지 않은 기간까지 다 포함해서 한국은 600일이나 걸린다고 하면,  정부나 급여 관계자가 책임질 수 없는 기간까지 포함한 것으로 우리의 입장에서는 오도를 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외국과 우리나라의 제도가 100% 일치하지 않으면, 외국의 기준이 어떻고 우리는 어떻기 때문에 동등한 선에서 평가해 우리가 더 길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이어 “국민들은 급여신청을 한 후 600일이라고 생각할 텐데, 그런 부분은 정확하게 말을 안해준다”고 꼬집었다.

◇항암제 하나에 수백억 인데 1000억으로 비급여 해결한다니...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한 토론회에서 1000억원으로 비급여 의약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지난해 KRPIA(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발간한 ‘제약산업발전과 환자접근성 향상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 방안’이라는 제하의 보고서에 기반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급여신청을 했으나 등재되지 못한 66개 품목에 대해 2015년 A7 국가의 조정 최저가를 기준으로 급여에 등재된다고 가정하면 2020년 재정 증가폭이 기존 의약품에 대한 대체효과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1600억원, 이를 반영할 경우 약 1200억원 정도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지혜 사무관은 “항암제 하나를 들여올 때 예상청구액을 500~600억원 정도로 잡는데 (1000억원으로 비급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면 100억원을 드려서 해결해 달라고 하고 싶다”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나아가 박 사무관은 “처음에 납득이 되지 않아서 우리가 왜 협상을 하고 평가를 왜 하겠느냐고 토론회에서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곽명섭 과장은 “아닌 부분에 대해 보도해명자료를 냈으면 공식적으로는 이에 대해 정리가 돼야 하는데, 한 번 나왔던 자료가 재탕되니까 정부정책이 신뢰를 잃게 된다”면서 “아무리 반박해도 급여등재기간이 600일이라잖아 라고 하면, 우리의 이야기는 구차한 변명같이 들린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런 부분은 정리가 돼서 객관적인 팩트를 놓고 객관적으로 처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사례 참조·협상력 제고 방안 고민 중
이처럼 우리나라의 약가정책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보다 객관적인 참조가격을 찾고 국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중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우선 흔히 활용하고 있는 A7 평균가와 관련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경제성평가면제제도가 생기면서 A7조정 최저가를 최종가격은 아니지만 평가가격으로 참조하는데, A7 국가나 산출방식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 박지혜 사무관은 “항암제 하나를 들여올 때 예상청구액을 500~600억원 정도로 잡는데 (1000억원으로 비급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면 100억원을 드려서 해결해 달라고 하고 싶다”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또한 “왜 7개국이냐(7개 국가를 어떻게 선정했느냐)고 묻는다면 확실한 답변도 없다”면서 “사실 미국은 유럽과 가격차이가 많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참고의 취지에 맞을지는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심평원과 검토할 필요는 있다' 정도가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국적 제약사들에 대한 국가의 협상력 제고 방안에 대해서는 “유럽의 경우 제약강국이라 불리는 나라는 개별적으로 합의가 잘 된다”면서 “국제회의에 가보면 작지만 잘사는 나라,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나 벨기에, 룩셈브루크 등은 국가의 신약 문제가 커지다 보니 공동입찰 등으로 구매력 자체를 높여서 제약사를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고 해외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이 있긴 하지만, 애매하다”면서도 “하지만 제도와 수준, 상황이 달라도 신약이 고가화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유럽의 사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재정이 한정된 만큼, 같은 고민을 가진 인접 국가들이 공동으로 다국적사의 가격 전략에 대해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급여화 과정에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우한 사회적 보호장치 필요
이와 함께 급여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곽 과장은 “보험급여까지 기간이 환자들에게는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라며 “약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급여절차가 있는 만큼, 필연적으로 (비급여 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은 3대 비급여를 정리해서 환자들이 겪는 경제적 부담이 줄었지만, 암이나 희귀질환치료제는 가격이 워낙 높은 만큼, 급여가 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사업을 하면서 재난적의료비지원사업을 했는데, 이런 모델이 경험을 쌓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약의 경우 지원금을 높여 주거나 소득기준을 완화시켜주면서 현실적으로 환자들이 지고 있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제도적으로 완화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 건보료, 제대로 쓰이는지 검증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
끝으로 이들은 국민의 건강보험료가 제대로 쓰이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좋은 약을 싸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곽 과장은 “많은 분들이 제도가 복잡하다며 간단하게 해보라고 이야기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들의 건강보험료를 제대로 잘 썼는지 봐야 하는데, 절차가 간단해지면 검증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자를 조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좋은 약을 싸고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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