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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복용 약재, 검증이 필요합니다서오타리오대학 기디언 코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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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4.20  0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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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많은 지자체에서 한방난임시범사업에 나선 가운데 한약이 산모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팩트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방에서는 난임사업에 사용하는 한약 복용이 태아에게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임신 중 한약 복용이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검증과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임신 중 약물 독성학 관련 논문 1670여 편을 발표한 세계적인 석학 기디언 코렌(Gideon Koren) 교수가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에 의약뉴스는 코렌 교수를 만나 임신 중 한약 복용의 안정성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약을 복용해도 태아와 임신부 안전에 문제 없는가?
임신부가 감초를 비롯한 한약을 복용해도 태아와 임신부의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코렌 교수는 “우리가 모르는 내용이 많다. 누구도 체계적으로 검증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렌 교수는 “태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한약 복용 사례를 들면, 블랙 코호시(black cohosh)라는 약초는 자궁수축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과다복용하기도 쉬우며, 이로 인해 자궁이 지나치게 수축되면서 태아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또 있는데, 한 가지 식물로 약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보면 다른 식물도 섞여 있을 수 있다”며 “제가 보고한 사례를 보면 한 임산부가 시베리아 인삼 제품을 복용했다고 했는데, 태아는 생식기에 음모가 자란 채로 태어났다. 인삼이 그런 영향을 준다는 보고는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시베리아 인삼이 아닌 향가피(Periploca sepium)라는 식물에 의한 것으로, 이 약초는 중국 북부에서 자라며 테스토스테론에 영향을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약에는 무엇이 함유되어 있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다. 현대 의약품에서는 없는 문제”라고 지작했다.

또한 코렌 교수는 “또 다른 문제는 한약재들이 환자가 복용하는 현대 의약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세인트존스 워트(St.John's Wort)’라는 생약은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데 세인트존스 워트를 의약품과 같이 복용하면 신진대사가 더 빨라진다. 특히 장기 이식을 한 환자가 세인트존스워트를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 이식 환자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를 복용해야 하는데, 세인트존스워트로 인해 사이클로스포린이 더 활발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코렌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임산부가 자신이 복용하는 한약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자세히 모른다는 사실”이라며 “한국처럼 의료가 이원화된 나라에서는 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환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사가 경험적으로 처방했으니 임상시험 면제?
어떤 의약품이든 국가가 공인한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을 받아야 처방하거나 판매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한약이 수백년동안 경험적으로 처방했다는 이유로 임상시험을 면제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기디언 코렌 교수는 “약물 독성학 전문가로서 인간에게 투여하거나 복용하는 것은 모두 검증을 거쳐야 하고, 이는 당연한 일”이라며 “이것은 세계 곳곳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렌 교수는 “한국 뿐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전통의학이 있는데, 미국과 캐나다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많은 종류의 생약을 사용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생약 사용을 중단하는 법을 제정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여러 국가의 정부는 전통의학의 안전성 문제를 다루는 것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 정부는 15년 전 생약을 복용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정부에 생약을 제출해 안전성 및 효과를 검사하기로 검증시스템을 바꾸기로 한 적이 있다”며 “이후 수많은 생약이 검사를 받았고, 판매 중지를 당하자 제조업자들은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검증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생약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 문제는 세계 모든 국가에서 뜨거운 감자지만, 해당 국가의 입장보다는 임산부와 태아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만약 한국에서 임산부들이 생약이나 한약을 복용한다면, 의사들은 그들이 무엇을 복용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며 “그 연구 결과는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다른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렌 교수는 “대한의사협회가 이 일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 그렇게 된다면 생약의 안전성·유효성 문제를 해결하는 최초의 의사협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캐나다의 한약 관리는?
코렌 교수는 캐나다의 한약 관리에 대해 “한국과 마찬가지로 한약과 생약은 현대의약품과 다른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 정부는 의약품 관리 시스템을 바꾸려고 했으나 실패했는데 생약 검증 과정은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며 “사람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먼저 동물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 이는 미국 및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 생각에 유일한 해결책은 정보를 모으는 거다”이라며 “예를 들어 A라는 병원을 방문하는 임산부들에게 의사들이 어떤 약초를 먹고 있는지, 얼마나 섭취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한다. 5∼10년 정도 축적한 자료를 살펴보면 생약의 안전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임산부들이 한약을 섭취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정보를 수집하기가 어렵지만 한약을 섭취하는 사례가 많은 한국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암치료를 위한 한약, 신중할 필요 있다.
기디언 코렌 교수는 암 치료를 위한 한약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암 치료 한약이 큰 이슈”라고 밝혔다.

코렌 교수는 “암 치료를 맡은 의사가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한 경우 암 치료 한약이 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지만 불행히도 한약이 암 치료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들이 있다”며 “많은 암 환자는 엽산 길항제(folate antagonists)를 복용하는데 약초 중에 간섭작용을 일으켜 작용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백혈병 환아들이 이런 문제로 사망한 사례들을 본 적이 있어 암 치료 한약에 상당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한약을 복용하더라도 약학적 지식이 있는 전문가가 약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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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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