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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기다리면 왕관은 오지 않습니다한국여자의사회 김봉옥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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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4.18  06: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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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있기만 한다면 왕관은 오지 않는다. 누가 내 머리에 왕관을 씌워준다는 왕관신드롬에서 벗어나야한다.”

지난해 여자의사회 회장으로 취임하고 반환점을 돈 김봉옥 회장이 여자 의사들에게 뼈아픈 충고를 던졌다. 지난 15일 한국여자의사회 제61차 정기총회에서 김 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남은 1년 동안 왕관을 기다리기보단 인재를 발굴하고 이를 활용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왕관신드롬에서 벗어나라
왕관신드롬이란 왕비처럼 가만히 있으면 보상과 승진이라는 왕관을 씌어줄 거라고 기대하는 뜻으로, 업무성과가 좋으면 당연히 보상을 받을 거라고 믿으면서 승진의 기회를 적극 지원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남성보다 꺼리는 여성들의 경향을 일컫는 단어다.

김봉옥 회장은 “기다리기만 해서는 왕관을 쓸 수 없다”며 “왕관신드롬에서 벗어나야한다. 작은 일이 맡겨졌을 때 하고 싶은 일이라면 열심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충남대병원장 임기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지난달부터 안식년을 맞았는데 이 소중한 기간을 여자의사회를 최우선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여성 인재 발굴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회장은 “여성 리더가 모이는 행사는 점심시간이 많은데, 의사들은 진료시간과 겹치기 때문에 활동이 쉽지 않았다”며 “여성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계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여의사회 활동에 올인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여성을 리더 자리에 먼저 올리는 것보다 리더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특히 시키면 할 수 있고, 하니까 된다는 사례를 찾아 전파해야 한다”며 “여성은 일을 안 할 것 같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여성 의사를 찾고 발굴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국지회를 찾아가고 있다. 전국 곳곳에 능력 있는 여의사가 많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여의사회에서 해마다 시상하는 ‘JW중외제약 학술상’ 수상자 모임을 만들었는데 단순히 상만 받고 끝날 게 아니라 역사가 연결되고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지금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에서의 양성평등과 폭력예방 최우선
김봉옥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이뤄내려는 목표는 명확했다. 바로 의료기관내 폭력을 예방하고 양성평등을 이뤄내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성폭력이나 양성평등, 여성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병원이 아니어도 우리 사회에 다 있는 문제인데, 의사가 잘못하면 더 잘못한 것처럼 본다”며 “의료기관 내에서 양성불평등, 폭력을 예방하고 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말고 여의사가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의료기관 내 양성평등에 대해 간호사들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간호사들만으론 부족한 부분이 있어 여의사들이 동참해 의료기관 내 여성에 대한 문제를 없애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며 “더 나아가 여의사회에 의료기관 내 양성불평등 문제에 대해 신고를 하도록 하고, 이를 접수만 받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것. 이에 연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신의진 교수가 적극 도와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여의사회는 지난 5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양성평등 의식 확산과 폭력예방 문좌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여의사회는 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양성평등 및 폭력예방 사회 실현을 위한 콘텐츠 개발의 지원 및 활용에 협력하며, 우수한 여성 의료 종사자의 대표성 제고를 위한 교육 및 관련사업, 모바일-사이버교육 콘텐츠 공유 등 제반사항에 대해 적극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여학생들과 수련 중인 여전공의 어려움을 수렴하고, 의대와 병원에서의 양성평등과 폭력예방 등을 위해 대한병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에도 여의사회가 관련 세션을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원장이기도 한 김봉옥 회장은 “의대 평가 항목에 권고 사항으로 ‘성(gender)인지도’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남성도 여성도 성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일례로 여성 화장실이 학생 수에 비례하고 있는지, 여성 탈의실은 있는지 등 현실적인 데이터도 없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을 개발, 반영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봉옥 회장은 의료계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의사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의협 대의원회에 여의사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법에서도 국회의원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가 있는데 이를 의협 대의원 선출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 전체 의사 중 여성의사 비율이 24% 정도 되는데 이 비율을 의협 대의원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처음 충남대병원 원장을 맡았을 때 ‘여자가 험한 일을 잘 하겠느냐’는 식의 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며 “하지만 그 같은 주변의 인식 속에 더욱 보란 듯이 도덕적으로 경영해 나가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 갔다. 이처럼 선배들이 좋은 선례를 잘 만들어 후배들의 길을 닦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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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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