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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약이 아니라 접근성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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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약이 아니라 접근성이 핵심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3.3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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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펜 메디신 병원 라젠더 레디 교수

“C형 간염은 이제 ‘완치’가 아니라 ‘박멸’해야 할 대상이다.”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백가쟁명하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100%에 가까운 치료성적을 입증한 DAA(Direct Acting Antivirals,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각자가 가진 작은 차이를 앞세워 스스로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것.

이에 맞춰 연일 쏟아지는 임상 데이터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이드라인은 미처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단일정 복합 C형 간염 치료제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MSD)가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C형 간염 가이드라인 속에서, 허가사항 내 대다수의  환자군이 1일 1회 1정 12주 단일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급여 진입을 대기하고 있는 것.

이에 의약뉴스는 제파티어의 주요 임상을 함께한 미국 펜 메디신 병원 라젠더 교수를 만나 제파티어의 특징과 함께 C형 간염 치료의 미래를 조명해 봤다.

▲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백가쟁명하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단일정 복합 C형 간염 치료제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MSD)가 복약편의성을 어필하며 급여 진입을 대기하고 있다. 이에 의약뉴스는 제파티어의 주요 임상을 함께한 미국 펜 메디신 병원 라젠더 교수를 만나 제파티어의 특징과 함께 C형 간염 치료의 미래를 조명해 봤다.

◇C-EDGE TN 스터디, 뛰어난 효과와 우수한 내약성 입증
레디 교수가 참여한 C-EDGE TN 임상은 유전자형 1형과 4형, 6형 C형 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12주간 무작위로 진행됐다.

그는 “이 연구에는 간경변증 환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면서 “연구 결과 제파티아 치료군은 치료 종료 후 12주차에 측정했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12주 반응률(SVR12)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참여환자에서 SVR12가 95%였으며, 특히 한국인에 많은 유전자형 1b형은 99%에 달했다”면서 “이외에도 1a형이 92%, 4형은 80%, 6형은 97%가 나왔고, 내약성도 매우 우수해 이상반응이 거의 발견되지 않은 성공적인 임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임상연구에는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다른 DAA제제들과 달리 치료 지연군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대조군의 환자를 12주간 제파티어를 투여하지 않고 위약을 투여한 후 제파티어로 전환해 이상반응의 가능성을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본 것.

레디 교수는 “대조군 없이 단일군으로 임상을 진행하게 되면, 치료와 관련해 어떠한 부작용이 나올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를 두 군으로 나누게 된다”면서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의 경우 임상 초기에 대조군이 빠져 있었는데, 이와는 달리 C-EDGE TN  임상에서는 치료 지연군을 대조군으로 두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유전자형 1b형에 뛰어난 효과...만성 신질질환 환자도 쓸 수 있는 독보적 약제 
무엇보다 C-EDGE TN 임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내 C형 간염 환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유전자형 1b형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는 데 있다.

레디 교수는 “한국은 C형간염 감염 유전자형에 있어 절반이 1b형 환자들인데, 제파티어는 유전자형 1b형 환자에 있어 99%의 매우 높은 SVR 도달률을 보였다”면서 “또 하나는 하루 한 알의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이어 “일부 복합제의 경우, 예를 들어 Opr+D(다사부비르, 옴비타스비르, 파리타프레비르, 리토나비르)와 같은 경우에는 3제로 사용이 되고, 그 중 리토나비르 성분의 경우에는 약물 상호작용의 부담도 있다”면서 “또 3제 요법은 상당히 많은 알약들을 섭취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제파티어는 이런 측면에서 복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제파티어는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도 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4기나 5기 혹은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등 진행성 신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C-SURFER이라는 별도 임상을 통해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서도 효과를 입증한 것.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C형 간염 치료가 쉽지 않던 신장질환 환자들에게도 이제 치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생긴 것이다.

레디 교수는 먼저 “기존의 소포스부비르 성분의 약제들은 진행성 신장질환 환자들에게는 쓰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소포스부비르의 경우 뉴클레오시드 NS5B 중합효소 억제제로, 인체 내에 들어가면 일종의 대사물질인 메타볼라이트(metabolite)로 전환되는데, 만성 신장질환자는 이 메타볼라이트가 계속 축적이 되고, 이것이 이상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제파티어는 신장에서 소실되고 대사되는 것이 아니라 간에서 대사가 되기 때문에, 신장질환 환자라고 하더라도 신진대사에 있어 전혀 변화가 없고, 따라서 안전하고 효과가 좋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파티어의 경우 진행성 신장질환자, 즉 만성 신장질환 환자에게 매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특징이 있다”며 “향후 신장 이식을 받을 환자들에 대해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이 생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파티어, 약물 상호작용도 적어
제파티어 역시 약물간 상호작용에 있어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레디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제의 경우 레디파스비르 성분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Proton pump inhibitor)와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함께 쓰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Opr+D 요법처럼 리토나비르로 부스팅이 되는 약제의 경우에는 고농도가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 레디 교수는 이제 C형 간염 ‘완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박멸’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완치율’이 아닌 ‘접근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약제들과 비교해 봤을 때, 제파티어는 약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스타틴 약물 계열과 함께 쓰는 것에서는 주의해야 하지만, 용량을 줄여 투여하게 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약물 상호작용은 의사가 충분히 관리 가능하며, 다만 고령 환자들 중 스타틴과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함께 쓰는 경우에는 조금 까다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약물상호작용 뿐 아니라 이상반응에 있어서도 제파티어는 주요 임상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레디 교수는 “1% 미만의 극소수의 환자들에게 간 검사 수치가 조금 올라간 결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 경우는 기존 약물과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로 동반 질환이나 빌리루빈 수치 상승, 간 검사 이상반응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은 전혀 없었다”면서 “다만 프로테아제 억제제 기반 약물의 경우 간경변증과 관련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어 보편적으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있는데, 이는 제파티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테아제 억제제의 경우 공통적으로 적용이 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최상의 효과가 가능한 약제 선택 필요...범 유전형 약제는 2차로 사용해야
제파티어가 이처럼 1일 1회 1정이라는 편의성과 약물 상호작용에 있어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C형 간염 치료에 있어 무조건 우선순위에 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레디 교수의 지적이다. 환자에 따라 최상의 효과와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그는 “각각 치료제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환자에 맞게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약효를 가장 우선으로 보고, 안전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도 살펴본다”면서 “특히 리바비린을 처방해야 할 경우 여러 가지 모니터링이나 채혈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함께 처방하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제파티어가 내세우는 복약편의성 역시 약효나 안전성에 앞서 고려할 대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레디 교수는 “의사로서 C형간염 박멸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환자 마다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해야 하고, 복용 편의성은 그 다음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 즉,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내약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약효가 더 우수한 것을 선택할 것이고, 약효가 똑같다면 상대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추후 소개될 범유전자형 치료제는 (약가가 비싼만큼)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C형 간염 ‘완치가 아닌 박멸, 약제가 아닌 접근성’에 주목할 때
레디 교수의 이러한 판단은 현재까지 출시된 DAA제제들이 모두 뛰어난 치료효과 안전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거의 모든 약제들이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부 내성환자나 재발환자의 경우 향후 소개될 범유전자형 치료제로 치료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오히려 효과가 우수한 치료제들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C형 간염 ‘완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박멸’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레디 교수는 “치료법이 우수해진 만큼 C형간염의 치료 자체는 어렵지 않아졌다”면서 “좀 다르게 보자면 이제 진정한 과제는 C형간염을 전세계에서 박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030년까지 C형간염 박멸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이를 위해서 WHO나 전세계 여러 파트너 기관들, 클린턴 재단 등 많은 기관들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조르지아 공화국이나 포르투칼, 호주, 아이슬란드 등에서 이러한 성공사례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C형 간염 박멸을 이야기 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레디 교수가 C형 간염을 ‘완치’가 아닌 ‘박멸’의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 속뜻은 이제 C형 간염 치료제의 ‘완치율’이 아닌 ‘접근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제 약제간의 효과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모든 치료제들의 치료성적이 우수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C형간염 치료의 한계는 약효가 아닌 접근성에 있다”면서 “약효는 이미 90% 정도의 매우 높은 치료율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범유전자형 약물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 약제의 약효가 좋지 않아서 나오는 것이라기 보다는, 기존 약제로 치료에 실패하거나 내성이 생겼을 때 쓰는 대안으로서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효에 대한 추가 연구보다 앞으로는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그는 C형 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 자체를 확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디 교수는 “과거에는 간장학 전문의나 감염학 전문의들만 C형간염을 치료했지만 지금은 12주 동안 하루 1정만 복용을 하면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치료법이 간단해졌기 때문에 일반의들도 충분히 처방을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전세계 C형간염 박멸을 위해서는 의료진 자체를 확대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닥칠 C형간염의 모든 케이스들을 관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르 높였다.

나아가 “또 하나의 이상적인 과제는 치료법 자체가 좀 더 단순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환자가 오면 바로 검사를 시행하고,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오면 12주 동안 치료를 하고, 치료가 끝나면 바이러스가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이러한 시스템이 아프리카와 같은 나라에서도 정례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부작용 자체가 거의 없는 현재 치료제들의 비용을 최소화시켜서 더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하는 것이 세계적인 C형간염 박멸을 위해 애쓰는 많은 분들의 비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C형 간염 치료 이득 확실...백신 통해 예방까지 가능했으면
한편, 최근에는 C형 간염 치료가 기대했던 간암을 줄이지에데는 기여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논란이 됐다.

그러나 레디 교수는 C형 간염 치료의 이득이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간암은 물론, 간경변이나 간이식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

그는 “최근에 C형 간염 치료가 성공을 하더라도 암 리스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놀라운 보고서가 나왔다”면서 “C형 간염 치료를 하게 되면 오히려 나중에 암이 재발했을 때 더 공격적인 암으로 재발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 연구의 경우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어 신빙성이 높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에서는 간경변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했을 때 간암에 대한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에 C형간염 치료가 분명 간암과 관련된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다만 “간암을 박멸을 시킨다거나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진행형 섬유종이라던지 진행성 간경변증의 위험은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간부전이나 간암의 위험성을 낮추는 데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 자신감의 근거로 레디 교수는 미국의 역학 데이터를 소개했다.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C형간염으로 인해 간이식을 받게 되는 사례들은 줄어드는 반면 지방간이나 간경변증으로 인한 간이식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는 “앞으로 이런 트렌드들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C형간염 치료가 발전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그렇기에 C형간염에 치료에 있어 앞으로의 과제는 더 약효가 좋은 치료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나아가 “C형간염에 있어 아직 해소되지 못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다면 C형간염 백신이 아직 없다는 것”이라면서 “백신을 통해 예방까지 할 수 있다면 매우 희망적이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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