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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학, 폐암학회가 선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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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학, 폐암학회가 선도해야죠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7.03.2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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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폐암학회 이계영 이사장

“정밀의학의 시대, 폐암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진단기술의 발달과 함께 표적치료제 및 면역관문억제제의 등장으로 항암 학술분야에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환경에서는 제한적인 환자들만 학술 발전의 혜택을 얻고 있어 괴리감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최근 의학계에서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환자에 극대화된 효과를 나타내는 고가의 신약들을 ‘제대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정밀의학이 부상하고 있는 것.

그 중심에 대한폐암학회가 섰다. 최근 항암치료의 학문적 발전이 폐암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선도적으로 정밀의학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에 취임하며 정밀의학분야에서 주축이 되겠다고 선언한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이계영 교수를 만났다.

▲ 최근 의학계에서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대한폐암학회가 섰다. 최근 항암치료의 학문적 발전이 폐암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선도적으로 정밀의학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폐암학회 이사장에 취임하며 정밀의학분야에서 주축이 되겠다고 선언한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이계영 교수를 만났다.

◇정밀의학의 시대, 폐암학회의 역할이 크다
이 교수는 폐암학회 이사장에 취임하며 ▲학회의 위상 제고와 국제학술대회 개최, ▲폐암 실태 보고서 발간,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한 학술적, 사회적 홍보, ▲정밀의학분야 선도 등 4가지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이 교수는 정밀의학분야에 있어 폐암학회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최근의 학술적 발전이 폐암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이 교수는 “최근 의학계에서 가장 큰 핫이슈는 정밀의학”이라며 “정밀의학은 거의 모든 의학분야와 연관이 있지만, 핵심은 암이고, 그 중에서도 폐암이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폐암이 중심이 된 이유는 관련된 유전자가 많고, 그에 따라 표정항암제가 가장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정밀의학에 있어 우리 학회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밀의학이 의학계의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지만, 기초부터 임상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 폐암학회가 구조적으로도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사, 환자 및 보호자, 제약회사, 정부가 관여하는 4자 구도에 있어 학술적 기반은 물론 환자나 보호자에게 양질의 새로운 치료법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학회차원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많아...새로운 조기진단법 제시해야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폐암 환자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한 학술적, 사회적 홍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폐암’ 하면 흡연이라는 절대적으로 고착화된, 인과관계가 확실한 팩트가 있지만, 실제로는 최근 표적항암제가 개발된 후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의 폐암 데이터에서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양인은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10%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90%가 흡연과 관련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30%에 가까운 폐암 환자가 비흡연 여성”이라며 “흡연에 집중된 프레임을 옮겨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아직 폐암에 대한 역학 연구가 흡연에 집중되어 있어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자료는 많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나 국립암센터에서 관련된 역학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막상 학술적 가치가 있는 데이터는 많지 않다”며 “이에 우리 학회에서는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부터는 학술사업을 통해 연례적으로 국내 폐암에 대한 실태 학술보고서를 만들어내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환자의 유병율, 사망률 등의 단순한 자료가 아니라 EGFR나 ALK 변이가 얼마나 되는지, 또 치료성적은 얼마나 되는지, 초기 폐암부터 진행성 폐암까지 각 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으로 학술적 가치 있는 실태보고서를 준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학술적인 역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진단을 이끌기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교수는 “폐암의 치료 성적은 아직도 5년 완치율이 17%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정말 나쁘다”면서 “물론 폐암의 특성이 생물학적으로 악성도가 굉장히 나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술적 절제로 완치 가능한 1, 2기에 발견되는 빈도가 20~25%로 너무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기진단이 잘 되지 않고 있는 만큼, 치료가 어려운 4기, 진행성 폐암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는 1, 2기 등 완치 확률이 높은 환자에 대한 진단률을 높여야 한다”며 “폐암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폐암 정복의 길은 조기 진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30년 이상의 흡연 경력을 가진 55세 이상 고위험 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CT를 활용한 폐암검진사업이 시작됐지만, 비흡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기진단은 아직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저선량 CT라 하더라도 방사선 노출에 대한 부담이 있고, 비용의 부담도 적지 않아 비흡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검사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이에 이 교수는 “폐암검진사업에 대해서는 학회 차원에서도 협력해 신경을 쓰려 한다”면서 “한편으로는 아직 비흡연 여성 폐암이 현저하게 늘고 있는 것에 비해 이에 대한 조기 진단방법이 없어, 이에 대한 연구지원, 학술사업 등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대회 추진...신약 및 진단기술 개발 기여할 터
한편으로는 EFG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환자나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가 많은 것이 학술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 연구를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갈수록 폐암분야에서 아시아권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EGFR 돌연변이도 많고,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도 많고, 인구 자체도 아시아권이 많아서 시장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EGFR 변이나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많다는 것은 학술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제약산업 측면에서의 약물개발 뿐 아니라 진단 분야에서도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가 중심이 되어 역할을 하려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학회의 학술대회를 국제 학술대회로 격상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우리 학회가 중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올리타, 포기하기엔 아까운 약...제한적이라도 기회 제공해야
이 교수는 학문적 성과만큼이나 폐암의 치료 성적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생존기간이 짧아 치료에 대한 관심자체가 적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며 장기생존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

그러나 학술 발전의 성과가 눈부실수록, 오히려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자괴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토로다. 훌륭한 치료제를 두고도 쓰지 못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

특히 그는 “3세대 EGFR 억제제에 대한 급여가 아직 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약가를 낮춰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보험으로 쓰기에는 약가가 비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부작용 이슈로 발목이 잡힌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한미약품)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올리타는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는 말기암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약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부작용이 있더라도 이를 훨씬 상회하는 임상적 효과가 있으면 쓸 수 있는 약이라는 뜻으로, 학술데이터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량을 조금 줄인다던지 해서 부작용 측면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적으로도 올리타의 개발이 중단되면, 상대적으로 고가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의 독점구도가 형성되는 만큼 타그리소에 대한 급여가 이루어지기 이전까지 올리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교수는 “한 해 3세대 EGFR 억제제가 필요한 환자가 2000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하루 빨리 3세대 EGFR억제제에 대한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폐암치료 패러다임 변화...칵테일 요법 불가피
당장 3세대 EGFR억제제에 대한 급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미 임상 현장에서는 3세대 이후 4세대 약물까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내성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1, 2세대 EGFR 억제제에 대한 내성 환자 중 3세대 EGFR 억제제로 치료 가능한 T790M 내성 환자는 절반정도에 그치고 있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이에 이 교수는 폐암 치료가 궁극적으로 HIV나 결핵처럼 초기부터 여러 가지 약제를 동시에 투약하는 칵테일 요법을 통해 내성발현 자체를 막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에는 면역항암제가 소개되면서 환자에 따라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4가지 조합을 활용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 폐암치료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이미 1년에도 몇 번씩 가이드라인이 바뀔 정도로 패러다임은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선제적으로 1차 치료 방법을 바꾸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결핵처럼 처음부터 다약제 치료를 통해 내성이 될 뿌리를 끊어 완치하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단일요법에서 발생하는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처음부터 병용치료로 갈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도 이미 면역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등 다양한 병용치료와 관련한 데이터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단 한 가지 약제, 그것도 1차가 아닌 2차 치료에서도 보험이 되지 않는데 병용치료에 대한 급여가 가능하겠는가”라며 “세계학회에 나가보면 데이터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지고 있는데, 그러한 학술적 가치들이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약가문제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적 여유가 충분한 환자들만이 신약의 가치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심지어 이 교수는 “폐암의 생존률이 낮다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보험이 잘 되어 있어 여러 약제를 쓸 수 있는 환자들은 5~6년 이상 생존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하지만, 학술적 데이터와 실제 임상 현장을 연결하기가 어렵고, 그럴수록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액상병리조직검사, 빠르고 정확해 동반진단 성과 기대
이처럼 학술 데이터와 임상 현실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환자 보호자, 학계, 정부가 유기적으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현명한 대응책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러한 해답 가운데 하나가 정밀의학이고, 동반진단이다. 일부의 환자들에게서만 효과가 나타나는 고가의 약제를 최적의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이런 약제들은 10~20%의 환자들에게서만 효과가 나타나는데, 그렇다면 최적의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동반진단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그런 방향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례로 지난해에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가 국내 최초로 동반진단법과 함께 허가를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에 대한 급여가 확정되기도 했다.

특히 폐암에는 다양한 바이오마커들이 있어 NGS에 대한 급여 적용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키트루다가 제시한 PD-L1 발현율도 바이오마커로서의 가치나 진단방법의 정확성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으며, NGS 역시 대상 유전자수나 표준화 수준 등에 있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이 교수는 액상조직병리검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의 검사법에 비해 정확도도 높고, 검사결과를 얻어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짧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기존의 Cell Free DNA 유전자분석검사는 디지털PCR을 활용해 극미량의 DNA라도 찾아낼 수는 있지만, 이 방법으로도 70%이상의 정확도가 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는 Cell Free DNA 보다 체액에 존재하는 나노소포체에서 DNA를 추출해 검사를 하는데 기관지폐포세척액을 통한 검사법에서는 조직검사와 95% 정도의 정확도를 확인했다”고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검사로 변이를 확인하는 경우 빨라도 2~3주가 걸리지만,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액상조직검사는 바로 다음날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이에 5~6년 전부터 의욕적으로 액상병리조직검사실을 준비해왔으며, 실제로 환자들이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혈액을 활용한 액상조직검사의 정확도는 혈액이라는 한계로 인해 70%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장벽을 넘어서기까지 기관지폐포세척액이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조직검사가 어려운 환자나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신청해 상반기 중 우선 혈액에 대한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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