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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욜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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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2.26  17: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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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들과 새들과 바람처럼 슬픔은 ... 이 영화의 고국상영을 위해 복구작업에 참여한 분들께 감사드리며...” 여기서 고국을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영화는 이런 자막과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앤딩 역시 자막으로 끝난다.

“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제작에 협력해준 친구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시작과 끝이 우울하고 비장감이 도는 것이 이 영화가 많은 제작자들이 투자하고 싶은 상업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1982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터키에서도 암울했다. 감독 일마즈 귀니는 감옥에서 <욜>을 만들었다.

수많은 메모와 지침을 후배 조수 세리프 교렌에게 전달했다. 그래서 감독이 둘이 됐다. 귀니는 탈옥 후 편집과 후 제작에 참여 했으며 터키가 아닌 스위스에서 완성했다.

그러니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가출옥한 여러 명의 죄수들이 각자 자신의 집으로 떠나는 여정이 영화를 관통하는 힘이다. 각자 무슨 사정이 있고 고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과연 이들은 국가가 정해준 일주일내에 다시 감옥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살인혐의로 갇혀 새를 키우던 죄수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군부대에 체포된다.

허가증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계엄하의 군인에게 항의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동료 죄수들이 보증을 서겠다는 말은 씨도 먹히지 않는다.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감금되는 신세다.

화면은 바뀌어 병석에 누워 있는 어머니에게 막 도착한 죄수가 다가간다. “어머니, 제가 왔어요.”

그런데 옆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여인이 있다. 아버지의 새색시다. 당황할 겨늘도 없이 죄수는 아내와 아들을 찾는다. 돌아온 엄마의 대답은 가문을 더럽힌 죄지은 아내가 애들을 데리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죄수는 다른 죄수와 함께 술을 먹고 있다. 그는 나는 감옥에 다시 안 간다며 탈옥하겠다는 심정을 밝힌다. 갑자기 파시스트들이 마을을 덮쳐 주민들을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하고 절망한다.

기차는 경적을 울리며 달린다. 들판은 유채꽃이 만발했다. 제주도의 성산일출봉 근처와 같은 여행지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내는 들판을 걷는다. 말을 타고 질주한다. 마중나온 커다란 개와 함께 달린다. 멀리 마을이 보인다. 다가오는 사내를 보는 작은 구멍속의 여인들의 눈빛이 초조하다.

콩을 센불에 세게 볶는듯한 기관총 소리가 요란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한심한 세상.’ 사방에 헌병이 깔려 있고 날마다 기습이며 매일 밤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쿠르드 족에게는 더 엄격하다.

한 죄수는 절망적이다. 아내를 매춘굴에서 찾아 냈다는 처가 식구들의 말에 분노에 앞서 서글픔을 감출 수 없다. 아내는 자신의 손에 죽든지 아니면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아버지나 오빠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

어렵게 처가에 도착한 한 죄수는 환영보다는 적대감에 시달린다. 어려운 시절 처남과 은행을 털다가 혼자 도망쳐 총맞아 죽게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내에게 그는 실수 였다는 말 대신에 사실대로 이야기 한다. 아내도 울고 자식도 운다.

관을 매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따르는 사람들. 희망보다는 온통 어둠 뿐이다. 그는 8개월째 개처럼 갇혀 있던 아내를 데리고 험준한 산을 넘는다. 이틀 전에 여자가 얼어 죽은 그곳을 기력이 쇠잔한 아래를 데리고 간다.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강한 눈보라가 산 중턱을 넘어 온다.

쓰러져 죽은 말 시체를 뜯어 먹은 늑대의 흔적 곁을 지나면서 아내는 손과 발의 감각을 잃는다. 앞서 가던 남편과 아들은 뒤늦게 여자를 살리려고 매질을 하지만 끝내 여자는 동사한다.

죽기 전에 여자는 금화를 동생에게 주지만 더럽혀진 몸으로 번 돈이라며 매정하게 거절한다.

기찬 안. 텅빈 통빈 통로 한 켠에 남녀가 안고 있다. 이들은 죄수와 부부사이. 아이들도 있다. 그 새를 참을 수 없어 두 사람은 화장실로 숨어 들고 신음소리를 알아챈 승객들이 매질한다. 음란행위에 대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눈에 핏발이 선 젊은 남자가 칸칸이 확인한다. 그리고 여자의 머리를 쏜다. 도망가는 남자의 등에도 한 발 명중시킨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에게 확인사살을 한다. 브레이크의 미끄러지는 쇳소리가 권총의 총성만큼이나 시끄럽다.

다시 기관총 소리가 들린다. 시체들을 트럭에 싣고 온다. 개 짖는 소리, 마을 사람들은 총 맞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인다. 알면서도 죽은 자가 가족이나 친척이 아니라고 모른 척 한다.

무표정한 얼굴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 어느 시점의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합쳐졌다. 비극은 시대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국가: 스위스

감독" 세리프 교렌, 알마즈 귀니

출연: 타리크 아칸,메메트 살리

평점:

: 터키 우익 독재 세력이 저지른 비극이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영화적 완성도가 높고 출연진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다섯 명의 죄수들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신의 억압과 가부장 사회의 몰염치가 국가의 통제만큼이나 잔혹하다.

분명한 목적과 명백한 메시지를 위해 만든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전두환 5공 시절 우리나라는 상영이 금지됐고 터키는 1999년 까지 상영하지 못했다.욜은 터기어로 '인생 여행'쯤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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