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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있다면 이야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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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있다면 이야기하세요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17.02.06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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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부센터장
 

“힘든 게 있다면 무조건 이야기하세요. ‘이 사람이 내 말을 들어줄까’, ‘나약하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고민하지 마세요. 우리 사회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의외로 많습니다. 스스럼없이 말하세요.”

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사진) 부센터장은 지난 1일 의약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려는 이들을 향해 이 같은 말을 건넸다.

지난 2012년 시행된 ‘자살예방 및 생명문화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중앙자살예방센터(이하 센터)는 실제로 힘든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들을 꾸준히 양성을 하고 있다.

센터는 자살 위험에 처한 사람의 특징을 ‘보고’, 자살을 생각한 이유를 ‘듣고’, 상담기관 등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말하는’ 역할을 하는 게이트키퍼(생명사랑지킴이) 양성교육을 지난해 말까지 총 5637건 진행해 26만 691명의 생명사랑지킴이를 배출했다.

이와 관련해 신은정 부센터장은 “자살기도자 90% 이상은 사전에 신호를 보내지만 주위에서는 대부분 알아차리지 못한다”며 “게이트키퍼들은 이를 알아차리고 (자살시도자들이)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 부센터장은 우리 사회가 자살 문제에 대해 둔감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계적으로 우리 국민 6명 중 1명은 (가족·친지 등과 관련한)자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맺고 있는 관계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죠. 또한 뉴스나 드라마 등 매체를 통해 자살문제를 자주 접해요. 그러다보니 ‘자살’이라는 아주 심각한 문제에 무뎌지는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최근 연이어 의료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과 관련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살 문제를 이용하는 등 자살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처럼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 7월과 12월 각각 안산과 강릉에서 개원의가 자살한 사건을 두고 의료계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방문확인이나 현지조사 등으로)의사들을 압박하다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선 것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 부센터장은 “자살이라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요인이 섞여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현지조사나 방문확인 압박 때문에 자살이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신은정 부센터장은 인터뷰 마무리에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진행 중인 ‘괜찮니? 에어키스(Air Kiss)’ 캠페인을 소개하며 “서로에 대한 관심의 표현인 ‘괜찮니?’라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가슴에 새로운 삶의 용기를 가져다주는 힘이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괜찮니? 에어키스’ 캠페인은 안부를 묻는 작은 관심의 표현을 통해 관계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고 나아가 자살을 예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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