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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이사 추천 두고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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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이사 추천 두고 논란 가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1.3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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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무진 회장 추천…‘위상 하락’ VS ‘대표성 강화’

의협이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로 신동천 재정기획위원장이 아닌 추무진 회장을 추천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의사회 내 의협 위상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대표성이 강화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은 지난 25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신 위원장 대신 추무진 회장을 세계의사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세계의사회 이사국으로 선정됐으며, 다음달 1일까지 이사를 추천해야한다.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는 1947년 설립된 전 세계 800여만명 의사를 대표하는 국제 민간 의사 중앙단체로, 현재 111개국 의사중앙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이사회 2회(4월, 10월)와 총회 1회(10월)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문태준 전 의협회장이 세계의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신동천 의협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이 세계의사회 재정기획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신 위원장은 10년 넘게 WMA 이사로 활동했으며, 동양권 최초로 재정기획위원장까지 맡았고 연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CMAAO) 의장직도 맡고 있다.

하지만 의협에서 신동천 위원장 대신 추무진 회장을 세계의사회에 이사로 추천하기로 함에 따라 재정기획위원장 자리를 잃게 될 처지가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동천 위원장은 “안 좋은 시기에 교체돼서 당황스럽고, 이는 세계의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평의사로 있으면서 교체되는 것이면 몰라도, 재정기획위원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를 하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세계의사회 이사회는 윤리, 사회의무, 재정기획 3개 분야로 나눠서 회의를 진행하고, 재정기획 분야는 세계의사회 이사회의 지분이 30%에 달하는 막중한 분야”라며 “단순한 분과위원회 차원이 아니라 세계의사회 3분의 1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재정기획위원장은 관례상 재임하기 때문에 세계의사회 내에서는 한 번 더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협이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안타깝다”며 “다음달 1일까지 이사가 추천이 되는데 나와 함께 활동하다 인수인계 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이번처럼 갑자기 바뀌는 상황이면 처음 오는 사람을 어떻게 위원장을 시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추무진 회장 추천? 의협 위상 하락될 것”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로 추무진 회장이 추천됐다는 소식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추 회장에 대한 비반 여론과 함께 추 회장 추천으로 인한 세계의사회 내 의협의 위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대선정국이고, 시급한 의료현안이 많다. 그런데 의협 회장이 며칠씩 자리를 비워야하는 세계의사회 이사가 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추 회장의 임기가 1년 남았는데 1년 뒤엔 새로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를 다시 추천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과거 추무진 집행부에서 국제협력과 관련된 업무를 많이 수행했던 강청희 전 상근부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 전 부회장은 “의협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업무가 국제협력 업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협회장이 직접 업무를 챙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십수년을 헌신하면서 나와 함께 의협 현안을 세계의사회 문제로 끌어 올려 공론화 시키고 국제사회의 조력을 이끌어 낸 공로를 가지신 분을 저렇게 헌신짝처럼 버려서는 안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협의 국제협력을 친분관계에서 상호조력 관계로 한단계 상승시킨 공로는 분명히 인정받아야 한다”며 “재작년에 있었던 공정위 과징금 관련 행정소송에서 승소 판단에 인용됐던 의사 파업에 대한 공익적 정당성을 뒷받침해 준 세계의사회의 지지 선언, 한방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세계의사회의 부정적 입장 표명, 쇼닥터 지침의 세계의사회 정강채택의 배경에는 한 사람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협회를 대표해서 동반했던 내가 협회의 역량을 모아 추진한 부분도 있지만, 신동천 교수의 돈독한 신뢰관계와 국제적 위상, 부지런한 설득 과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 전 부회장은 “적어도 본인이 정리하고 인계할 시간을 드리는 예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의협을 위해 어느 누가 자기희생을 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추 회장 추천은 대표성과 의협 목소리 반영위한 결단”
이에 비해 의협은 보다 세계의사회에 대한민국 의료현실을 알리고 의협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 김주현 기획이사겸대변인은 “25일 상임이사회에서 추무진 회장을 세계의사회에 이사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며 “세계의사회에 좀 더 의협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선 실무를 맡고 있는 회장이 이사직을 맡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추무진 회장을 추천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 국제협력위원회 김록권 위원장은 추무진 회장을 세계의사회 파견이사로 결정한 것은 연속성보다 대표성 유지에 중점을 둔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록권 위원장은 지난 25일 국제협력위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의협이 향후 2년간 세계의사회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됐다는 사항을 보고하면서 협회장이 이사로 활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위원들의 의견을 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의사회에 파견할 이사 선정과 관련해 협회를 대표해서 세계의사회에서 활동하는 만큼 대표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가,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가를 놓고 고민한 결과, 세계의사회 이사로 활동하는 것인 만큼 대표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의견수렴 결과에서도 연속성의 중요함을 지적한 분도 있었지만 대표성이 필요함을 인식해 위원 과반수 이상이 추 회장을 세계의사회 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표명해 줬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앞으로 추무진 회장이 협회를 대표해 세계의사회 활동에 참여해 각종 활동사항을 국제협력위원회 위원뿐만 아니라 전 회원에게 전달해 정보를 공유하고 결집력을 강화해 세계의사회 내에서 협회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 논란? 둘 다 틀렸다.”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를 놓고 벌어진 논란에서 신동천 교수도, 추무진 회장도 아닌 의협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주무이사가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가 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의협 집행부에 참여했던 전직 상임이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언젠가부터 WMA, CMMAO(아시아-오세아니아 의사협회) 관련 회의에서 의협 대외협력이사가 배제되고 신동천 교수가 이를 전담하게 됐고, 벌써 10년이 넘었다”며 “한편으론 국제 업무이므로 한 사람이 업무를 맡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신 교수가 세계의사회 재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고 우리나라 혹은 의협 위상이 더 높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협 회장이 직접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로 가겠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라며 “세계의사회는 연 2회 이사회가 있고 한 차례 총회를 하기 때문에 일 년에 세 번은 외국에 가야 한다. 지금 의협 회장이 그리 한가한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의든 타의든 10년 넘게 국제 업무를 맡아온 사람을 사전에 통보도 없이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결정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의협은 졸지에 예의없는 무식한 집단이 됐고, 이런 식이라면 누가 협회 일을 하려고 나서겠나”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세계의사회 참여 이사는 의협 대외협력이사가 맡아, 국제 의사 사회의 돌아가는 사정을 의협에 보고하고 자신이 취득한 정보를 공유했어야 했다”며 “의협 회장이 바뀌어 새로운 대외협력이사가 위촉되면 업무를 인계받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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