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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의 비밀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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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의 비밀이 풀렸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6.12.22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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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SGLT-2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당뇨병치료제로는 최초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해냈다. 그리고 그 비밀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주인공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오태정 교수 연구팀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엠파글리플로진에서 확인된 심혈관 보호 효과의 원인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 국제적 과학 저널인 ‘당뇨병지(Diabetologia)’ 인터넷 판에 게재했다.

의약뉴스는 이번 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효과 기전을 밝혀낸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를 만났다.

▲ 의약뉴스는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효과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를 만났다. 그는 SGLT-2 억제제에서 항염증효과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나타나 심혈관보호효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자들의 궁금증, 발빠르게 해결
당뇨병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예방을 궁극적인 치료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은 혈당을 강하하는 효과는 입증했지만,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30여년 간 거듭된 시도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정도에 만족해야만 했던 것.

그러나 가장 최근에 나온 SGLT2 억제제 중 엠파글리플로진은 대규모 임상을 통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가 NEJM을 통해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자디앙이 복합적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14% 줄였다고 발표한 것.

이와 관련 임 교수는 “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질환에 대한 안전성에서 나아가 우월성까지 입증한 것은 의학적인 면 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까지 어떠한 당뇨병치료제도 심혈관질환 발생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춘 치료제는 없었으며, 그나마 DPP-4 억제제처럼 안전성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는데, 그 벽을 SGLT-2 억제제가 최초로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그는 “엠파글리플로진 역시 처음에는 비열등성을 입증하려 했다가 추가적으로 우월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많은 학자들이 그 기전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아해 하며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SGLT-2억제제가 혈당 뿐 아니라 혈압도 떨어뜨리고 체중도 줄이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리라 추정만 할 뿐이었다”면서 “그래서 발빠르게 움직여 기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핵심은 ‘항염증 작용’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총 네 군으로 그룹을 나눈 뒤, 두 군은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 저용량(1mg/kg)과 고용량(3mg/kg)을 투여하고, 비교군은 기존의 당뇨병약제인 설폰요소제(0.1mg/kg)를 투여했으며, 마지막 대조군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각 약물을 8주간 투여한 후 대동맥을 적출해 동맥경화 정도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과 설폰요소제 군에 비해서 엠파글리플로진을 투여한 군의 동맥경화가 2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정확한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체성분, 혈당과 동맥경화 관련 인자, 인슐린 저항성 지표를 측정한 결과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군에서 지방세포 크기의 감소를 통한 체중 및 체지방량 감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지방세포 내 염증반응을 확인한 결과, 동맥경화와 직결되는 특이적인 왕관구조가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과 설폰요소제군에서는 존재했지만, 엠파글리플로진 투여 군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엠파글리플로진 투여 군에서는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했으며, 동맥경화의 개선효과가 인슐린 저항성 지표의 개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엠파글리플로진의 동맥경화 보호 효과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통한 것임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이 지방세포의 크기를 감소시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지방세포의 염증 반응을 저하하며, 여기에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이뤄 심혈관질환인 동맥경화를 보호한다는 기전을 확인한 것.

임 교수는 “엠파글리플로진을 동물과 세포에 투약하면서 어떠한 이유로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다각적으로 분석했다”면서 “중간 결과를 투고하니 중요한 이슈로 관심이 많다면서 추가 연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해와 적지 않은 고생 끝에 1년이 걸려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눈몬 게재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결론은 이 약제가 항염증작용, 즉 심혈관질환의 가장 중요한 기여인자인 염증을 유의하게 좋게 했다는 것”이라면서 “또한 인슐린 저항성도 좋게 했는데, 특히 간과 지방조직에서 더욱 두드러졌으며, 지방세포는 단순히 지방이 감소한 것 뿐 아니라 지방안의 염증세포와 이로 인해생기는 부산물을 현저히 줄이는 좋은 결과를 얻어 이것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 기술했다”고 설명했다.

체중감소 효과 역시 확인됐는데, 위약이나 설폰요소제에 비해 유의하게 체중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근육보다 지방이 현저하게 감소해 체지방률을 크게 낮추었다는 사실을 DEXA(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법)를 통해 확인했다.

특히 단순히 지방세포가 줄어드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염증세포가 침윤해 발생하는 왕관구조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임 교수는 “뚱뚱하다고 다 심장질환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심장질환이 잘 생기는 사람은 세포 안에 염증세포가 침윤해 2차적으로 왕관모양을 형성하는데, 엠파글리플로진은 이 왕관구조를 더 현저하게 줄였다”고 덧붙였다.

◇TZD와 결정적 차이는 ‘심장에 직접적인 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자디앙이 심혈관질환 보호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으로 밝혀진 것 가운데 하나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앞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혈당을 강하하는 TZD계열 당뇨병치료제는 오히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TZD도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장점이 있지만, 아쉽게도 체중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으로 인해 나쁜 점이 좋은 점을 상쇄한 것”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FDA가 이러한 분석(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을 투약할수록 심장의 삼각형 구조 주변 판막근처에서 동맥경화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심장에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TZD와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예방효과, 약제별로 다를 가능성도 존재
그러나 SGLT-2 억제제 중 후발주자인 자디앙이 가장 먼저 심혈관질환 보호효과를 입증하면서, 이를 동일 계열에 모두 나타나는 일반적인 효과로 이해해야 하는지, 약제의 특성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약제별로 SGLT-1과 SGLT-2에 대한 선택성에 있어 차이가 있는 만큼, 이로 인해 약제마다 특성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 역시 선택성에 따라 약제별로 나타나는 특징이 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택성과 약효와의 상관관계는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SGLT-1 대비 SGLT-2에 대한 선택성이 엠파글리플로진은 3000배,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가 1500~2000배, 카나글리플로진(인보카나)는 500~600배 정도로 약제마다 약간씩 다르다”며 “다만, 선택성이 높은 것이 좋은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저 각 회사마다 좋은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례로 선택성을 낮춰서 (SGLT1대 SGLT-2를) 거의 1대 1로 해 개발된 약제가 있는데, 효과가 있어서 현재 3상 단계에 있다”며 “선택성이 높은 것이 좋은지 아닌지 여부는 추후 연구를 통해 확인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심혈관질환에 대한 데이터도 약제별로 만들어 가야 한다”며 “엠파글리플로진에 이어 다파글리플로진의 DECLARE-TIMI58 연구 결과가 내년이나 내후년에 발표될 예정이고, 카나글리플로진 역시 CANVAS 연구 결과가 2018년이나 2019년에 발표될 예정인데, 개별 데이터를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SGLT-2억제제, 우수한 약제지만 안전성 데이터 부족은 한계

▲ 임 교수는 SGLT-2억제제가 훌륭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아직 임상경험이 적고 부작용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우수한 데이터만 앞세워 다른 약제 보다 우선권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SLGT-2억제제가 이전의 당뇨병 치료제들이 이루지 못한 ‘심혈관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입증한 만큼, 다른 약제보다 우선 권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DPP-4 억제제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지만, SGLT-2 억제제의 금기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라면 SGLT-2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임 교수는 의견을 달리 했다. 국내에서만 7년 이상 사용된 DPP-4억제제와 달리 SGLT-2 억제제는 사용경험이 적고 이상반응에 데이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둘 다 좋은 약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7년, 해외에서는 10년 이상 사용된 DPP-4억제제와 사용 경험이 2~3년에 불과한 SGLT-2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DPP-4 억제제는 10년 이상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입증돼 폭넓게 쓸 수 있지만, SGLT-2 억제제는 여전히 감염의 위험성이 있고, 해외에서는 10명 이상이 정상혈당 케톤산혈증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 약을 우선적으로 써야한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직 사망사례와 SGLT-2 억제제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의가 요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FDA에서 급성신손상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는 등 아직 안전성 이슈가 해결되지 않아서 환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홍콩 등 일부에서는 당뇨병 전문가만 쓰도록 하고 있다”면서 “혹시 부작용이 생기면 처치가 가능한 대학병원에서만 사용하도록 하고, 안전성이 확인되면 개원가로 확대하려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혈당강하 外 부가적 효과 크지만, 예방적 사용은 ‘비용효과’ 따져야
나아가 SGLT-2 억제제가 혈당강하 외에도 혈압강하와 체중감소 등 부가적인 효과가 있고,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도 입증된 만큼 당뇨병 이전에 선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분 공감하면서도 성급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이유로 임 교수는 “예방 단계에서부터 쓰기에는 너무 고가”라며 “그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간단하게 예방 가능한 수단들이 있는 만큼 비용효과적 측면에서 볼 때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다만 “당연히 보험이나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추천할 수도 있는 옵션”이라면서 “후에 특허가 풀리고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 고려할 만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FDA ‘심혈관질환 예방’ 적응증, 자디앙에 기회 될 것
한편, 임 교수는 선발 주자들을 제치고 가장 앞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후에도 여전히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자디앙에게 최근 이를 적응증으로 인정한 FDA 결정이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엠파글리플로진에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적응증을 준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당뇨병치료제 중 이러한 허가사항을 획득한 약제는 처음으로, 의사들 사이에서 이 부분이 높게 평가되면 사용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쓰시지 않는 분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를 살리는 것이고, 당뇨병 환자들이 대부분 심혈관질환 합병증으로 사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예방효과에 허가를 받았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로, 다른 약보다 우선해 선택받을 수 있는 특권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사망원인 1위가 심장질환이라 파장이 더 클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가 심장질환인 만큼, 이러한 의미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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