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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애인처럼 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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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애인처럼 돌보겠습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6.11.0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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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황대용 원장

 
“환자를 가족처럼 돌본다는 말은 최악의 멘트다. 자기 애인처럼 돌봐야지 절대 소홀히 못 한다.”

지난 9월 건국대병원에 앞으로 2년 동안 병원을 이끌어나갈 신임 원장이 취임했다. 신임 원장은 대장암 명의로 알려진 황대용 교수.

지난 2008년부터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이자, 외과 과장, 대장암센터장, 암센터장, 대장항문외과 분과장,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외과학교실 주임 교수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는 황 신임 원장의 포부는 무엇일까?

9일 건국대병원 황대용 신임 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장으로서의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환자를 애인처럼 돌봐야 한다
황대용 신임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환자를 잘 보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게 꿈이다”라며 “환자들이 병원에 가장 궁금해 하고 바라는 게 뭘까를 생각해봤는데 가장 큰 불만이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 원장은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건 환자와 소통의 문제”라며 “의사가 말하는 언어를 환자가 들을 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것. 의사는 환자의 언어를 배운 적이 없고 의사들끼리 쓰는 말을 환자에게 그대로 하니 환자 입장에선 그들만의 언어, 리그라는 표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환자 입장에서는 내과, 외과 등 각 과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작년부터 건국대병원은 환자에게 과를 찾아오라고 하기 보다는 환자가 찾아오면 증상과 질환을 듣고 1번, 2번, 3번으로 가라는 등 단순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의사만의 언어 소통은 환자에게 부담이 크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황 원장은 “환자를 잘 돌본다는 개념은 소통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환자를 잘 돌보고 병원의 시작과 끝이 환자 중심이 되어야하는데, 환자를 가족처럼 돌본다는 말은 의사가 할 수 있는 멘트 중 최악의 멘트”라고 지적했다.

가족이기 때문에 무신경하고 무관심할 수 있다는 걸 지적한 황 원장은 “가족이 아닌 애인처럼 돌봐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애인처럼 돌보면 절대 소홀히 볼 수 없다”며 “어느 병원도 환자를 애인처럼 돌보겠다는 말이 없는데 건국대병원의 모든 의료진에게 환자를 애인처럼 봐달라고 부탁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3분 진료에 대해서는 ‘시간’이 아닌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소신을 보였다.

황 원장은 “3분 진료라는 개념보다는 환자가 진료에 충분히 만족할 것인지에 집중해야한다”며 “진료시간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퀄리티에 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부산에서 올라온 환자가 1분 밖에 진료를 못 받았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진료를 받았다면 환자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며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환자가 웃으면서 병원을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의료진들에겐 환자를 대면진료하는 걸 녹화해서 스스로 보도록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얼마나 환자와 소통이 잘 됐는지, 성심성의껏 진료를 했는지 파악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건국대병원의 3가지 목표
황대용 원장은 9월 취임하면서 건국대병원의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황 원장은 “건국대병원이 환자가 첫 번째로 선택하는 병원이 되도록 건국대병원이라고 하는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올리자”며 “병원의 기본 업무는 환자를 잘 보는 것이 아닌 잘 돌보는 것으로, 환자를 잘 돌보는 일은 병원의 기본 책무이자,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많은 병원 가운데 왜 건국대병원을 찾았는지 물어보면 환자를, 혹은 가족을 가장 잘 치료해줄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라며 “병원을 찾는 환자 입장에서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로 좋은 병원을 찾는 일은 결코 없다”고 전했다.

1등 병원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자신이 속한 조직을 1등으로 믿고 의지하지 못한다면, 병원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최고 수준에 이른 어느 병원은 설립 당시 국내 최고병원이었던 병원을 경쟁목표로 정해 그 병원이 보는 환자 수보다 딱 한 명이라도 더 보겠다, 논문을 그 병원이 발표하는 것보다 딱 하나 더 쓰겠다 등 강한 목표의식이 있었다”며 “지금 그 병원은 국내 굴지의 병원이 된 것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 보면 최고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황 원장은 “진료 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초대형 병원들조차 환자중심의 문화로 바꾸는 혁신작업들을 몇 년 전부터 시작했다”며 “건국대병원 역시 환자중심 문화를 발굴해 제때 정착시키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Beyond the BEST, the Great
황대용 원장은 ‘최고를 넘어 위대한 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원장은 “건국대병원은 그동안 ‘Beyond the BEST’라는 원대한 비전과 핵심가치를 만들었다”며 “원장이 된 이후, 이 다음은 무엇일까라고 고민을 했는데 ‘BEST’만으로는 안될 거 같아서 좀 더 경각심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Great’라는 단어를 넣었다”고 전했다.

그는 “Great의 뜻을 찾아보니 역사상 유명한 왕들에게 ‘The Great’를 붙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과 조선의 세종대왕, 딱 2명의 왕에게 붙였다”며 “광개토대왕은 광활한 영토를 얻었다는 이유에서, 세종대왕은 한글, 과학 등 여러 문화를 발전시킨 이유에서 Great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를 보면 Great에는 규모와 문화라는 함축된 의미를 갖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규모와 문화는 건국대병원이 앞으로 추진해 나가야할 의미들”이라며 “Beyond the BEST, the Great라는 구호를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간다면 최고를 넘어 위대한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장으로서 건국대병원이 환자를 가장 잘 돌보는 최고의 병원을 넘어 위대한 병원이라고 불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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