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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사의 '참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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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사의 '참회록'
  • 의약뉴스
  • 승인 2002.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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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대교수의 참회록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신영전 한양의대 조교수는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에게 참회를 촉구한다" 며" 의협이 서울대 김용익 울산대 조홍준 교수를 징계한 것에 대한 반성의 글을 올렸다.

신교수는 " 의협이 자신들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은 정책을 제안했다는 이유로 보건정책 활동에 참여한 의대 교수에 대한 징계를 내린것은 자신들의 의료행위를 타인에 의해 침해받을 수 없는 권리라고 주장했던 전문가 집단에 의해 이루어 졌다는 점에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고 말했다.

전도가 창창한 젊은 교수가 의협을 상대로 이런 엄청한 주장을 해댄 것은 진정 커다란 용기이다. 지성인 집단인 의사 사회의 집단 따돌림, 소위 왕따을 무릎쓰고 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신교수는 나아가 의협의 행동을 "자신들의 이해를 위한 정치권력의 도구로 전락시켜 자신과 목소리를 달리하는 정책가에게 폭력을 행사한 파시즘적 야만의 전형"으로 몰아치고 있다.

그는 의협이 저지른 야만의 역사를 일부라도 보상할 수 있는 길은 의사사회에 만연한 불법과 비리를 척결한하는 개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참회대상으로 내세운 항목은 이렇다. 글의 중간 부분을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사설을 대신하고자 한다.

" 나는 고발한다. 온 국민과 합리적 이성의 신 앞에 고발한다. 이 시간에도 불법 과잉 진료로 대다수 성실한 의료인을 욕되게 하고 있는 일부 의료인들의 불법행위들이 엄연히 만연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나는 고발한다.그들의 불법을 알면서도 그가 나의 스승이고 아끼는 동료이고 사랑하는 제자라는 이유로 침묵해온 유치한 동료애를 고발한다.

나는 고발한다. 그동안 수많은 불법진료에 눈감고 동료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 전에 먼저 계도하는 책임을 방기해 왔던, 그리고 치욕적인 결정을 내린 대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의 무책임과 야만을 고발한다.

나는 고발한다. 보건의료계 뼛속까지 참입한 병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제 뼈를 깍아내는 아픔이 있어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개개인의 이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몸에는 메스 대기를 거부하고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의료인들의 소아적 태도를 고발한다.

나는 고발한다. 의사협회의 무능과 비민주성을 비난하면서도 참여하기를 주저하는 그 이기심을 고발한다.

나는 고발한다. 무엇이 옳은지 잘 알면서도 광도한 파시즘적 위풍에 침묵하는 많은 선후배 동료의사들의 그 침묵을 고발한다. "


의약뉴스 (newsm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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