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235. 가위손(1990)
상태바
235. 가위손(1990)
  • 의약뉴스
  • 승인 2016.09.18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말은 많다. 같은 곳을 본다거나 느낌이라거나 이해나 마음이라고도 한다. 터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원제: Edward scissorhands)의 주인공 에드워드( 조니 뎁)에게 사랑은 터치라고 말한다면 그는 사랑을 할 수 없다.

손은 있으되 만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사랑은 완성이 아닌 미완성이다. 모든 미완성은 슬픔이다. 애절하고 안타깝고 아프다.

영화는 이제는 늙은 여자가 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손녀딸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처럼 시작된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왠지 음산해 보이는 커다란 성이 배경의 일부다.

옛날에 가위손을 가진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아직도 그 성에 살고 있다. 남자는 아빠, 엄마가 만든 것이 아니라 박사가 만들었다.

 

그런데 박사가 만든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뇌와 사랑할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은 있었으나 손은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따스한 피가 흐르는 손이 아닌 차가운 가위손이다. 그가 영화속의 주인공 에드워드다.

할머니는 한 때 사랑했으나 맺어지지 못했던 젊은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아직 일을 할 수 있을 나이인 아줌마 시절, 할머니의 어머니는 화장품 외판원이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립스틱 등 화장품을 판매한다. 그런데 장사는 신통치 않다. 기분 전환을 할 겸 동네 뒤 언덕에 있는 성으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그리고 거기서 가위손을 가진 에드워드를 만나 집으로 데려온다. 조용했던 동네는 에드워드의 출현으로 긴장과 호기심이 넘쳐난다. 가위손은 그 가위로 뭐든지 척척해 낸다.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 애견의 털을 다듬고 사람의 머리도 기가 막히게 자른다.

사람들은 가위손에 호감을 가진다. 이 무렵 남자들과 어울려 캠핑을 갔던 외판원의 딸 킴 ( 위노아 라이더)이 돌아오고 킴을 본 가위손은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킴에게는 사랑하는 짐( 안쇄 마이클 홀)이 있다. 짐은 에드워드를 위험에 빠트린다. 도둑놈으로 몰기도 하고 실수로 상처를 입힌 것을 과장해 위험인물로 만든다. 도둑으로 몰린 에드워드는 감방에 갇힌다.

킴은 짐 대신 자신을 진실로 이해하는 에드워드를 사랑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정원의 얼음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에드워드의 가위손이 춤을 춘다. 잘개 부서지는 얼음조각이 눈처럼 휘날리고 거기에 맞춰 킴이 춤을 춘다. 킴은 행복하다.

킴이 에드워드에게 호감을 가질수록 짐은 에드워드에게 적대감을 드러낸다. 마을의 좀 모자란 여자는 가위손을 악마라고 소문낸다. 호의적이었던 마을 주민들의 민심은 싸늘하게 변한다.

가위손을 이용해 미용실을 열려던 여자는 유혹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그를 추행범으로 몰아가고 급기야 주민들을 선동해 그를 내쫓기로 작정한다. 경찰의 총에 맞아 죽지 않고 다행히 다시 살던 곳으로 쫓겨난 에드워드.

그곳으로 마을 사람들이 쫓아온다. 짐도 오고 킴도 온다. 짐은 에드워드를 사정없이 때린다. 죽을 위기에서 킴은 에드워드를 지켜내고 에드워드는 가위손으로 짐을 살해한다.

할머니는 손녀딸에게 너도 언젠가는 눈 속에서 춤추는 기쁨을 알게 될 거라는 말로 옛날이야기를 끝낸다.

국가: 미국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위도아 라이더

평점:

 

: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가위손 인간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가위손>은 판타지나 동화다. 남녀가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로맨스다.

길가에 떨어진 돈을 보면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사준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면 순정 멜로물이다.

이보다 더 가슴 오그라드는 사랑이 세상 그 어디에 있을까. 그 가위손에 애절한 사랑을 느낀 킴. 두 사람은 그러나 이루어 질 수 없다. 사랑하는 여자가 안아 달라고 했을 때 안을 수 없는 에드워드는 더이상 킴의 곁에 머무를 수 없다. 이렇게 본다면 사랑은 터치라고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터치할 수 없는 사랑은 애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에드워드와 순수한 킴의 사랑은 애 어른 흉내를 내면서 불법을 마구 저지르는 건달 짐과 비교된다.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당했을 때 이것이 끝은 아니다 라고 위로하는 아줌마의 대화에서는 솜씨 좋은 의사가 가위손을 대신할 손을 만들어 줄 것 같은 희망이 들기도 하지만 <가위손>은 끝내 인간의 손이 아닌 가위손을 지닌 채 영화를 마친다.

현란한 가위 솜씨에 얼음 조각이 흰 눈처럼 세상에 흩뿌려지고 그에 맞춰 팔 벌려 춤을 추는 킴의 모습은 동화속의 신데렐라 그 자체다.

사랑하는 사람과 혹은 아이들과 혹은 친구들과 혹은 다른 누구와 혹은 혼자 봐도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그런 영화다. 아주 단순하지만 뒤끝이 크게 작렬하는 그런 영화, 추천해도 안 보면 할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