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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응급의료 전문가 '지역사회 동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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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응급의료 전문가 '지역사회 동참' 호소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6.08.26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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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S ASIA 2016 성료...생존률 향상 선결 조건 강조

“응급환자의 생존률 향상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동참이 필요하다.”

병원 안 환자는 물론 병원 밖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들의 생존률 향상을 위한 세계 각국의 법과 제도, 의료기술과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고자 기획된 제4차 아시아 응급의료 학술대회(EMS ASIA 2016)가 성료됐다.

‘아시아 국제 협력을 통한 병원 전단계 응급의료읩 발전’을 주제로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 29개국에서 총 1717명이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해외 참가자만 300명에 이른 이번 학술대회는 응급의료 체계가 낙후된 저개발국의 발전을 위해 개도국의 참가자들을 지원하고자 세계 석학을 비롯한 연자들이 강연료 없이 최신지견을 전달했고, 국내 참가자들도 자비로 교통비와 숙박비를 해결했으며, 조직위원회 위원들도 등록비 면제 혜택을 받지 않고 자비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학술대회를 주최한 대한응급의학회 이근 회장(가천의대 길병원)은 “그동안 각 나라별로 이러한 모임은 있었지만, 여러 국가가 모인 것은 이 학술대회가 처음”이라며 “테러처럼 이제는 어느 나라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각 국가간의 공조가 필요한 시대로,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 각 국가의 응급의료 현실을 공유하게 돼 뜻 깊다”고 밝혔다.

그간 병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응급의학의 발전을 위한 학술대회는 있었지만, 병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응급의료를 다루는 학술대회는 이 학술대회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재백 전 대한응급의료지도자협의회 부회장(전북의대)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 각국을 넘나들며 좋은 지식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이미 알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국가기관과 의료기관,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힘을 모아 국민적인 공감 얻어가며 응급의료 발전을 이뤄갈 것인가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학술대회 기간 자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병원 전 단계에서의 응급의료 서비스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며 한 목소리로 ‘지역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학회측에 따르면,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의 생존률은 우리나라가 약 5%정도로 약 15%정도로 알려진 유럽은 물론, 8.8%의 미국보다도 한참 뒤져 있다.

다만 미국은 대도시와 소도시별로 큰 차이가 있고, 유럽 역시 각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각국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역시 평균은 5% 수준이지만, 서울이 9% 정도에 이른 반면, 지방 소도시들은 2~3%수준에 머물러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나마도 지난 2006년 전국 평균 1.8% 수준에 불과했던 병원 밖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10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는 정부의 지원은 물론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공무원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등 전문가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병원 밖 심정지 환자들의 생존률은 이러한 전문가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처음으로 환자를 발견한 주변인들의 역할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지역사회의 동참이 절실하다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신상도 EMS ASIA 2016 조직위원장(서울대학교)은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에게 처음 발견한 일반인이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할 경우 완전히 정상적으로 회복해 사회생활이 가능해지는 경우가 70%에 이르지만, 전문가들이 도착할 때 까지 손놓고 있을 경우 생존률은 5%,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해지는 경우는 3.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작동법을 숙지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의 생존률이 높은 유럽에서도 3%대에 머물다 지난 10여년간 14%까지 끌어올린 덴마크 역시 지역사회의 동참이 생존률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프레디 리퍼트 교수는 “덴마크는 (생존률 향상을 위해) 지난 10년간 최적의 선례를 찾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 내의 모든 사람들을 다 참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 비전문가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환자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세동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야 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20명 중에 1명만 살릴 수 있지만, 뭐라도 한다면 5명 중에 한 명은 살릴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일반인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병원 밖에서 발생한 환자들에게 응급의료 전문가들이 도착하기 전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119 신고시 신고자에 대한 응급의료 지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2010년 이후 국내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심폐소생술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한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응급의료와 관련한 기금이 상시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협회측의 주문이다.

이근 회장은 “그간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도 공감하고 세계 각국을 함께 다니고, 함께 힘을 모아왔다”면서 “그래서 우리들은 항상 정부에 감사해 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응급의료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소방안전 지원과 교육, 외상 등에도 투자해야해 재원이 필요한데, 응급의료에 관한 기금 관련법이 올해로 종료되면 재원이 없어진다”며 “정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한시적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지원이 가능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히 “심폐소생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많이 올라와 있고, 다른 나라보다 소방분야와의 협업도 잘 되고 있어 교육 여건은 충분하다”며 “교육에 필요한 예산이 더 많이 할당되어 대국민 심폐소생술 교육비가 안정적으로 지원돼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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