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전국 13개 의료기관을 선정, 의·한간 협진 시범사업에 나선 것을 두고 의료계가 다시 한 번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협진을 통해 환자를 돌보고 있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의협은 미국의 경우 암치료에 있어 내로라하는 의료기관들이 하나같이 협진을 통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존스 홉킨스병원과 엠디 앤더슨 암센터, 하버드의과대학 부속병원인 다나 파버 암연구소,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주요 암센터들이 협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
이 가운데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1884년 뉴욕 설립, 세계 최대 민간 암센터, U.S. News & World Report 평가 미국 암병원 1위)소속 게리 덩 박사는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침술 등 한의학의 효과를 본 환자들의 경우 80% 정도가 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를 찾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80% 가량은 한·양방 협진에 만족해하고 있다”며 한·양방 협진이 우수한 치료효과와 높은 환자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암치료 시 협진의 효과는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는데, ‘비소세포폐암환자에 대해서 한·양방 치료 병행 시 환자생존율이 증가하고 항암치료에 따른 피부 및 소화기계 부작용이 감소한다(J Integr Med. 2014년)’, ‘진행 간세포함 환자 288례를 분석한 결과 한약투여와 간암환자의 생존기간 사이에 유의한 상관성이 있다(Nature 자매지 Scientific Reports. 2016년)’를 비롯한 많은 국제적인 학술논문 및 연구결과들이 협진 치료의 효능과 장점을 잘 설명해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의협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동양의학 인재를 보유한 한국은 오히려 암치료를 위한 한·양방 협진을 하는 의료기관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와 서울대병원 등에는 한의과가 존재하지 않으며, 국립의료기관 중 한의과가 설치된 곳도 전국에 국립의료원과 부산대병원 등 단 2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양의사들의 한·양방 협진 치료에 대한 발목잡기는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2015년 5월, 한의사와 양의사를 위한 학술세미나로 기획된 대한통합암학회 학술대회가 양의사단체들의 강한 외압으로 인해 결국 한의학 관련 모든 세션 취소와 교육대상에서 한의사를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번 보건복지부의 ‘한·양간 협진 활성화 시범사업’ 발표에도 ‘한의사들이 협진을 핑계로 현대의료기기를 쓰려는 수순’, ‘임상적 치료효과가 불분명한 한의의료행위에 건보재정을 투여해 한의 몸집부터 키우겠다는 지극히 위험한 정책’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의협은 “한·양방 협진은 양의사나 한의사의 이익문제로 바라볼 일이 아닌, 국민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라며 “세계적으로 서양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한·양방 협진으로 뛰어넘으려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상황에서 우물안 개구리로 머물며 국민보다 양의사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양방의료계의 주장은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의사들의 행태를 보면 복지부가 추진하는 시범사업 역시 양의사들의 방해로 그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대로 가다간 5년, 10년 뒤에는 한국의 암환자가 한·양방 협진 치료를 받기 위해 미국에 가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시범사업을 넘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러한 우리나라 한·양방 협진의 현실을 꼬집는 내용의 카드뉴스(미국 암치료에는 있고, 한국 암치료에는 없는 것은?, 첨부파일 참조)를 제작해 페이스북 등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홍보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