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4 23:04 (수)
227. 글래디에이터(2000)
상태바
227. 글래디에이터(2000)
  • 의약뉴스
  • 승인 2016.07.05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일은 로마시대에도 흔치 않았다. 공화제를 주창했던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리타드 해리스)는 아들 코모두스(호아킨 피닉스)의 손에 죽었다.

그 흔치 않은 일을 아들은 잘 도 해냈다. 아버지를 죽인 아들은 아버지에 이어 황제에 올랐다. 황제는 모든 권한을 피 묻은 손에 틀어쥐고 원로원 의원들을 귀찮은 존재로 여겼다. 민심은 흉흉했다.

아들은 민심을 돌리기 위해 금지 후 5년이나 지난 검투 경기를 생각해냈다. 예상대로 군중은 환호했고 아들의 폭정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로마의 정예 궁수부대와 전차병들을 상대로 훈련된 검투사들이 콜로세움에서 벌이는 한 판 승부는 자유를 뺏기고 피에 굶주린 백성들을 열광시켰다.

검투사 양성소의 우두머리 프록시모( 올리버 리드)는 막시무스(러셀 크로우)를 앞세워 승리를 거둔다. 아울렐리우스의 총애를 받고 아들 대신 후계자로 지목됐으며 로마의 총대장이었던 막시무스는 군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다.

살아남은 자들은 코모두스의 손가락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관중들은 외친다. 살려라. 엄지손가락은 내려가려다 올려 지는데 그 장면에서 가슴이 떨린다.

 

가면은 벗은 막시무스는 감히 황제에게 등을 돌리는 불순한 행동을 하지만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오자 황제는 물론 경기장에서 지켜보던 선왕의 딸이며 현 황제의 누이인 루실라( 코니 닐슨) 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유부남이며 아들이 있는 막시무스를 사랑했던 루실라(상처했으며 후계자인 7살의 아들을 두고 있다.)의 가슴에 다시 파도가 일고 질투심에 불이 난 황제는 그를 죽일 궁리를 한다. 막시무스 역시 아내와 아들을 죽인 코모두스에 대한 불타는 복수심이 끊는다.

검투는 계속되고 막스무스는 호랑이까지 나온 경기에서도 살고 황제의 폭정은 계속되고 원로원은 반란을 꿈꾼다. 하지만 반란은 진압된다.

황제는 막시무스와 1:1 검투경기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일합을 치른다. 미리 찔러 황제가 반칙을 했다고 하지만 막시무스가 황제를 죽이리라는 것은 아무리 눈치 없는 관객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황제가 먼저 죽고 막시무스가 나중에 죽는다.

둘 다 죽었지만 영화는 슬프기 보다는 후련하다. <벤 허>를 능가할 만한 엄청난 스케일과 볼거리와 짜임새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 글래디에이터> (원제: Gladiator)를 아카데미 12개 부문에서 후보로 오르게 하고 작품상을 거머쥐게 만들었다.

웅장함을 느끼고 싶다면 사랑과 분노와 반역과 복수를 불태우고 싶다면 이 영화가 제격이다. 당시 로마의 화려한 건축물과 시민들의 생활상을 보고 싶어도 마찬가지다.

로마의 용맹한 장군이며 황제의 후계자였다가 가족이 몰살당하고 노예로 팔려 다니는 검투사였다가 마침내 황제를 죽이는 복수극의 주인공 막시무스의 삶은 말 그대로 드라마틱 그 자체다.

이런 복수는 현실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고 영화에서나 가능하지만 그 실현은 세상의 모든 폭군들의 가슴을 섬뜩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국가: 영국, 미국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러셀 크로우, 호아킨 피닉스, 코니 닐슨

평점:

 

: 황제 코모두스 역의 호아킨 피닉스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 역을 잘 소화해 냈다.

폭군의 광포함을 보이다가도 나약함에 젖어 한없이 쪼그라들 때면 관객은 마치 그가 된 듯 한 착각에 빠져든다. 아무리 잔인한 아들이라고 해도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다양한 얼굴표정으로 보여줬다. 정신의 황폐화는 결국 누이를 사랑하는 집착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누이는 남동생보다는 막시무스에게 더 마음이 끌린다. 누이역의 코니 닐슨은 요염한 자태로 동생을 홀리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돌아서서 황제를 더욱 미치게 만들고 결국 황제의 죽음에 이르는데 일조한다.

그렇다고 막시무스의 사랑을 얻어 내지도 못한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죽고 없는 아내 대신 루실라를 사랑해도 될 법한데 막시무스는 각본대로 욕망을 억누르기 때문이다.

러셀 크로우는 영웅이 갖춰야 할 모든 조건 즉 강한 정신력과 엄청난 체력, 뛰어난 지략가의 기질을 제대로 표현해 냈다. 촬영을 위해 무려 20킬로 그람이나 감량했으며 지적인 연기로 영화를 본 모든 지적인 여자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