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sight
전체뉴스 의약정책 제약산업 의사·병원 약사·유통 간호 의료기 한방 해외의약뉴스
최종편집 : 2019.8.25 일 06:00
연재
224. 마지막 영화관( 1971)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발행 2016.06.06  09:24:0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구글 msn

황량한 거리에 찬바람이 분다. 그 바람은 몹시 강하고 빠르다. 얽히고설킨 전신주가 사납게 흔들리고 흙먼지가 날린다.

마치 무섭게 밀고 오는 큰 파도와 같다. 질풍노도라고나 할까. 1950년대 초 미국 텍사스의 어느 작은 마을 풍경은 싸늘하고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아이들은 영화관에 모여든다. 딱 봐도 이마에 막 피가 마른 아이들은 짝지어 몰려 다니면서 어른 흉내 내기에 바쁘다. 뒷자리로 옮겨서 하는 애정표현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넘친다. 그래서 누가 말이라도 걸면서 방해를 하면 금방 주먹이 날아 올 듯이 위태롭다. 하는 행동이 전혀 거리낌이 없고 지금 이 순간 이후는 안중에 없어 보인다.

빗어도 단정하기 어려운 곱슬머리인 소니( 티모시 바톰즈)는 못생기고 불평이 많은 여자 친구와 껴안고 급하게 입을 맞추는데 이것 말고 다른 더 좋은 놀이는 없다는 표정이다. 더구나 오늘은 기념일이라 키스만으로 성이 안찬다. 미간에 그어진 불만의 표시는 바로 이것 때문에 생긴 것이다.

남자는 그 이상을 원하는데 여자 친구는 선물도 없이 달려드는 그다지 미남도 아닌 소니가 마음에 안 든다. 일보직전에서 카섹스 기회를 놓친 소니는 입맛을 다시면서 그럼 우리 헤어지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소니의 애정이 깨지는 것과는 달리 단짝 친구인 듀안( 제프 브리지스)은 이 마을에서 제일 예쁜 제이시(시빌 세퍼드)와 잘 나간다. 픽업트럭도 마음대로 쓴다. 그러니 소니가 하지 못한 것을 듀안이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그는 무언가 큰 경험을 처음하려는 사람처럼 들떠 있다.

제이시도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고 있고 거기에 하루빨리 장단을 맞추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간과 장소가 문제일 뿐이지 둘이 첫 경험을 하리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아이들의 연애사업이 무르익어 갈수록 수업시간은 엉망이다.

선생님이 정성스레 존 키츠의 길고 아름다운 시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를 읽어줘도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제이시는 거울 보는데 정신이 팔려있고 소니는 창밖풍경을 무심히 바라본다. 체육시간에는 만날 손장난만 해 체력이 형편없다는 농구 코치의 핀잔을 들어도 무덤덤하다.

집에서는 부모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몸은 어른처럼 컸는데 정신은 아직 청소년이니 행동은 거칠고 일처리는 어설프다. 코치는 윤리 수업을 빼준다는 조건으로 소니에게 부인을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제의를 한다.

수업을 들으나 부인을 데리러 가나 그것이 그것이라고 느낀 소니는 코치의 딜을 가볍게 받아들인다. 한 눈에 소니를 알아 본 부인은 무관심한 남편대신 불만이 가득한 그 일을 대신해 주기를 기대한다. 유혹의 손길은 길고 따뜻한데 일탈을 하지 못해 안달인 소니가 그것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마침 여자 친구와 헤어져 적적했던 소니는 부인의 제의에 능동적으로 응한다. 소니는 차 안에서 이루지 못한 것을 부인의 푹신한 침대에서 해치운다. 걱정해서가 아니라 그냥 심심해서 우리 관계를 코치님이 알면 어떻게 되느냐고 부인에게 물어보기도 하는 등 여유가 있다.

듀안도 대담하다. 대낮 대로에서 제이시와 끈끈하다. 둘이 뜨겁다는 것을 안 제이시의 엄마는 가난뱅이 듀안과 결혼만은 안 된다고 경고한다. 같이 잤느냐? 고 따지면서 의사를 찾아 가라고, 애가 생기면 어쩌느냐고 걱정이다.

지나치면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라고 충고한 엄마는 그 직후 전화를 들어 외간남자를 찾는다. 제이시는 심야수영 파티에 초대를 받는데 듀안은 마음이 심란하다. 그 파티는 올 누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처음 가입하는 신입생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옷을 하나씩 벗어야 한다.

듀안을 따돌린 제이시는 기어이 파티에 참석하고 괴로운 듀안과 소니 일행은 좀 모자란 친구 빌리를 마을 창녀에게 등 떠민다.

제대로 일을 치루지 못한 친구는 늙고 뚱뚱한 창녀에게 욕설을 얻어먹다 못해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코피가 터졌다.

당구장과 카페와 영화관을 운영하는 샘은 만신창이가 된 빌리를 보면서 아이들과 절교를 선언한다. 가엽고 불쌍한 애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소니는 부인과 열애 아닌 열애에 열중이다. 부인은 다른 부인이 아닌 하필 자신을 사랑하는 소니가 고마워 눈물을 흘리고 그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파란색 벽지를 바른다. 삐걱 거리는 침대 대신 파란색의 새 이불도 산다.

아이들과 화해한 샘은 호수에서 낚시는 뒷전 인 채 젊은 시절 좋았던 추억을 되살린다. 자유분방했던 사랑했던 여자와 말 타고 와 발가벗고 수영도 하고 대담하게 사랑을 했으나 결혼하지 못한 이유를 말할 때는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샘이 사랑했던 여자는 제이시의 엄마다.)

듀안은 기분삼아 소니와 멕시코에 간다. 길거리서 만난 샘은 조심해 다녀오라며 용돈을 넉넉하게 준다. 멕시코에서 돌아왔을 때 마을은 침울하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샘이 죽은 것이다.

샘은 죽기 전에 당구장은 소니에게 영화관과 카페는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유서를 남겼다. 당구장의 주인이 된 소니는 손님을 맞고 듀안은 제이시와 섹스를 하기 위해 모텔에서 만나는데 첫 시도에서 실패한다.

나, 아직 처녀야 라고 불만을 터트리는 제이시를 만족시켜 주지 못한 듀안은 두 번째 서야 겨우 성공하고 남자라고 으스댄다.

코치부인은 졸업선물을 소니에게 주고 제이시는 엄마의 외간남자에게 당구장을 구경시켜 달라며 그를 따라 나선다. 두 사람은 당구장 ‘다이’에서 영화사에 남을 만한 놀라운 섹스를 한다.

사랑에 빠진 제이시는 엄마의 외간남자에게 대단하다고 추켜세우지만 일을 끝낸 남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고 화난 제이시는 엄마에게 왜 그런 지독한 남자와 어울리느냐고, 아빠가 훨씬 낫지 않느냐고 분풀이를 한다.

결혼도 못하고 처녀처럼 늙을 거라고 울고불고 난리인 제이시를 달래기 위해 엄마는 소니와 부인과의 관계를 알려준다. 벌써 6개월이나 됐다고. 소니가 늘 너랑 있고 싶어 했다는 사실도 상기시킨다.

질투에 눈이 먼 제이시는 소니를 점찍고 둘이 드라이브를 하는 사이 코치부인은 그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눈물 흘린다.
유정회사의 잡부로 떠난 듀안은 한 달에 320달러를 벌어 새 차를 사고 제이시와 데이트로 기분이 좋은 소니는 부인의 집을 쳐다는 보지만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제이시와의 관계를 눈치챈 듀안은 소니를 다그치고 결혼할 여자에게 손을 댔느냐고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친다. 소문을 듣고 입원한 소니를 찾아온 코치 부인에게 소니는 냉정하게 만남을 거절하고 듀안은 한국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입대한다.

제이시는 대학도 포기하고 소니와 결혼하기 위해 도망을 가다 잡혀오고 함께 차를 타고 오면서 제이시 엄마는 신혼 초야인데 안됐다고 소니를 위로 한다.

차안에서 부인은 손이 근사했으며 자신이 별명을 지어줬던 사랑했던 샘과 있었던 혼전의 아련한 추억에 젖는다. 군복차림의 듀안은 휴가를 나오고 둘은 텔레비전에 밀린 영화관이 폐쇄되는 마지막 날 존 웨인이 주연으로 나오는 서부극을 같이 본다.

국가: 미국
감독: 피터 보그다치노
출연: 티모시 바톰즈, 제프 브리지스, 시빌 세퍼드

평점:

: 고교 졸업반인 소니와 듀안의 우정과 사랑이 폭풍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답게 화끈하게 펼쳐진다.

피터 보그다치노 감독은 <마지막 영화관>(원제: The Last Pictures Show)에서 소니와 듀안의 우정을 밀도 있게 그리면서 제이시를 차지하기 위해 심한 경쟁을 하는 어린 남자들의 심리를 차분하게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처녀나 순결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오직 섹스나 사랑만이 관심사인 제이시와 삼각관계를 만들어 우정에 금을 긋고 다시 그 우정을 되찾는 과정을 세밀하게 포착해냈다.

듀안은 소니가 내가 끼어들지 않았으면 제이시와 잘 됐을까 하고 묻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 나도 퇴짜 맞았을 거야라고 대답한다. 이로써 둘은 여자 때문에 갈라섰던 남자들의 우정을 다시 확인한다.

듀안이 한국전에 참전해 떠나고 배웅에서 돌아온 소니 앞에는 죽은 빌리의 시체를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서 구경하고 있다. 그는 아이를 안고 당구장 앞에 내려놓는다.

거리는 스산하다. 낙엽이 이리 저리 뒹굴고 모래 바람이 불어 한 치 앞도 보기 힘들다. 보안관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여기 애들은 괴상하다며 남의 일처럼 말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에 바쁘다.

소니는 흙먼지 날리는 거리로 픽업을 몰고 질주한다. 어느 새 차는 코치 부인의 집에 도착한다. 부인이 잠옷 차림으로 문을 연다. 둘은 안으로 들어간다. 부인은 등을 보이고 운다. 그리고 발작처럼 잔을 들어 벽에 집어 던지면서 왜 내가 너한테 미안해해야 하느냐고 울부짖는다.

너도 없는 자리에서 세달 동안이나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용서를 빌었고 너는 친구가 죽었다고 나더러 지난 일은 잊고 잘해보자고 찾아 왔느냐고 고함을 친다.

제이시가 부르면 늙고 못생긴 날 버리고 언제든지 달려갈 거라면서 날 지금까지 사랑하지도 않았다고 그런데 뭐 하러 여기 왔느냐고 마음껏 소리친다.

막 고비를 넘겼는데 이제 와서 날 망쳐놨다나. 부인이 울다가 지치자 소니가 손을 잡고 두 사람은 손깍지를 끼면서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기쁨과 슬픔이 범벅이 된 얼굴로 부인은 말한다. 염려마라, 다 잘 될 거야.

<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의약뉴스  |  bgusp@newsmp.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 까지 쓸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너무 심한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이죠.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기자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
RSS HOME BACK TOP
발행소 : 서울 구로구 경인로 661 104동 1106호  |  전화 : 02-2682-9468   |  팩스 : 02-2682-9472  |  등록번호 : 서울아 00145
발행인 : 이 병 구  |  편집인 : 송 재 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현구  |  등록일자 : 2005년 12월 06일  |  발행일 : 2002년 6월 23일
의약뉴스의 콘텐츠를 쓰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 됩니다.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mp@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