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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동물농장>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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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동물농장> (1944)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6.02.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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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정권을 잡은 스탈린은 가난한 농업국 러시아를 산업화 시켰다. 과학기술 개발을 장려해 2차 세계 대전의 승전국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고 핵무장으로 세계군비 경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무자비한 정적 축출과 처형, 가혹한 정치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1953년 죽기 전 까지 그는 위대한 지도자 심지어 우리 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강요했다. 악명 높은 20세기의 독재자 스탈린은 생전에 개인숭배도 모자라 동상 흉상 초상 등을 전국에 설치하도록 했다.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의 지도자 였던 트로츠키는 레린 사망 후 권력투쟁과정에서 스탈린에 밀렸다. 국외에서 반 스탈린 운동을 벌이던 트로츠키는 1940년 스탈린의 추종자에 의해 멕시코에서 암살됐다.

한 때 혁명의 동지였으나 성공 후 갈라섰던 스탈린과 트로츠키. 두 사람은 어려움을 같이 할 수 는 있어도 기쁨을 함께 나눌 수는 없었다.

조지오웰은 <동물농장>(Farm Animal)을 통해 스탈린이 권력을 잡고 트로츠키를 내쫒고 우상화 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농장의 늙은 수퇘지 메이저는 죽기 전에 비참하고 고달픈 동물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진정하고 유일한 적인 인간을 몰아내라고 선동한다.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동물을 제거해 굶주림과 고된 노동의 근원을 제거하는 반란을 일으키라고 부추긴다. 모든 인간은 우리의 적이며 모든 동물은 우리의 동지라는 것이 메이저의 핵심이론이다.

동물들은 메이저의 연설에 함성을 지르고 승리의 그날까지 투쟁을 다짐한다.

메이저가 죽자 몸집이 크고 사나우며 고집 세고 자기 뜻을 관철하는 나폴레옹과 쾌활하고 재주가 뛰어나나 나폴레옹보다는 심지가 약한 스노볼 그리고 언변이 좋아 검정도 하양으로 바꾸는 스퀼러가 메이저의 가르침을 하나의 사상으로 정리하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동물주의’라는 것이다.

반란은 예상외로 쉽게 그리고 빨리 왔다. 농장 주인 존즈를 쫒아낸 동물들은 메이너 농장에서 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편한 잠자리에 들었다.

세 마리의 돼지들은 농장을 효율적으로 꾸려 나가기 위해 동물주의 원리를 담은 두발로 걷는 것은 죽이고 네 발로 걷는 것은 친구라는 등의 동물 7계명을 세우고 동물농장을 빠르게 안정시켜 나간다.

아는 게 많은 돼지 들은 직접 일을 하지 않는 대신 동물들을 지휘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해 여름 동물들은 행복했고 건초를 더 많이 배급했다.

 

일요일이면 쉬는 대신 깃발을 게양했고 회의를 열었는데 두 마리 수퇘지인 나폴레옹과 스노볼은 서로 합의하는 일이 좀처럼 없었지만 잉글랜드의 노래들이라는 합창을 다 같이 했다.

각종 위원회가 만들어 지고 어린새끼들에 대한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러던 어느 날 동일하게 분배될 것으로 믿었던 우유와 떨어진 사과를 돼지들이 독차지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동물들이 웅성거리자 스퀼러가 나서서 돼지들의 두뇌활동을 하는데 있어 우유와 사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고 이의를 제기한 동물들은 부족한 자신들을 위해 밤낮없이 머리를 쓰는 돼지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해 여름 쫓겨 난 존즈는 농장을 되찾기 위해 옆집 농장의 도움을 받아 동물농장을 습격했다.

하지만 영리한 스노볼의 매복 작전에 걸려 실패로 돌아갔다. 동물들은 만장일치로 싸우다 등에 부상까지 입은 스노볼과 목숨을 걸고 뒤차기로 인간들을 몰아낸 힘센 말 복서에게 동물농장 일등 훈장을 수여했다.

싸우다 죽은 양에게는 동물농장 이등훈장이 수여됐고 승리한 전투를 길이 기념하기 위해 외양간 전투라고 이름을 불렀다.

농장은 순조롭게 굴러갔고 효과적인 농장관리를 위해 풍차를 세우자는 스노볼과 반대하는 나폴레옹으로 동물농장은 두 갈래로 의견이 갈라졌다. 투표로 결정하기로 한 날 나폴레옹은 반대연설 대신 그가 키운 개 9마리를 등장시켜 스노볼을 내쫓았다.

쫓겨난 스노볼은 범죄자로 낙인찍혔으며 존즈의 밀정이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외양간 전투의 공로도 무시됐다. 풍자건설 계획은 동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들을 위한 것으로 격하됐고 이상한데 라고 귀를 세우는 동물이 있으면 그 전 주인인 인간인 존즈가 돌아오는 것을 원하느냐고 협박했다.

존즈의 귀환은 동물들에게 공포였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어찌된 일인지 반대했던 나폴레옹이 애초 풍차건설은 자신이 계획했고 복잡한 도면도 자신이 만든 것을 스노볼이 훔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것은 일종의 전술이라는 것이 스퀼러를 통해 동물들에게 전해졌다. 풍차는 세워졌다 세찬 바람에 쓰러졌고 다시 세워졌다.

신주단지처럼 모셔지던 동물 7계명은 변질됐고 잉들랜드의 짐승들이라는 노래는 금지됐고 정당한 의문은 묵살됐고 대신 나폴레옹을 찬양하는 시가 퍼졌다. 겨울은 혹독했고 농장은 고됐고 돼지와 개들이 흡족한 먹이를 먹는 대신 동물들은 굶주렸다.

먹이를 적게 줄 때는 감축이라는 말 대신 재조정이라고 불렀고 존즈 시절에 비하면 사정이 이만저만 좋아진 게 아니라는 선전을 들어야 했다. 유일한 수퇘지 나폴레옹은 암퇘지 4마리에게서 31명의 새끼를 낳고 이들 새끼들은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 

다른 동물은 길에서 돼지를 만나면 공손이 길을 비켜줘야 했고 일요일에는 녹색댕기를 꼬리에 매는 특권이 돼지들에게만 주어졌다. 노래와 연설과 행진이 수실로 열렸고 자발적 시위에는 '나폴레옹 동무 만세'라고 적힌 깃발을 들었다.

동물농장은 공화국이 됐고 유일한 출마자 나폴레옹이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선출됐다.

언제나 앞장서서 일했던 늙은 말 복서는 죽었다. 죽은 복서는 성대하게 장례가 치러졌다는 돼지들의 말과는 달리 도축업자에게 넘겨졌고 그 날 위스키 한 상자가 돼지들이 사는 본체로 배달됐다.

나폴레옹은 돼지 대신 지도자라는 호칭으로 불렸고 인간들과 거래했으며 침대에서 잠을 자고 존즈가 사용하던 접시를 쓰고 담배를 피웠으며 인간들처럼 두 발로 걷고 다녔다. 위 발굽에는 회초리를 들었고 불만 세력은 도살됐고 즉석에서 개들에게 목을 물어 뜯겼다.

인근 인간 농장주들이 시찰 온 자리에서 나폴레옹는 동물농장대신 원래 이름인 메이너 농장이 맞다며 이름을 바꾸고 건배를 하고 카드놀이를 했다. 그러다가 똑같은 스페이스 에이스를 놓고 다투기도 했다. 창밖에서 그 광경을 구경하던 동물들은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알지 못했다.

: 여기에 나오는 수퇘지 나폴레옹은 스탈린으로 스노볼은 트로츠키로 이해될 만하다. 둘은 반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했고 함께 싸웠으나 반란이 성공하자 둘 중 하나는 쫓겨 났다.

나폴레옹에게 추방된 스노볼은 무슨 잘못이나 문제가 생기면 덤터기를 썼으며 매국노로 매장됐고 그간의 성공신화는 격하됐다.

우화이지만 지금 읽어도 어쩌면 현실세계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앞서간 작가 조지오웰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1945년 나온 이 소설은 출판 즉시 인기를 얻어 작가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줬다.

여기에 나오는 반란을 선동하는 유언을 남긴 메이저는 마르크스를, 메이너 농장의 주인 존즈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를, 말 잘 하는 스퀼러는 1912년 창간된 러시아 일간지 프라우다를, 돼지들은 볼세비키를, 힘센 말 복서는 프롤레타리아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밖에 나오는 양 암탉 오리 등 동물과 풍차 외양간 전투 잉글랜드의 짐승들도 다 연결 관계를 갖고 있다. 조지오웰은 동물농장 발표 4년 후인 1949년 국가가 감시하는 사회를 그린 <1984> 년 써 또 한 번 이름을 세계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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