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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쇼생크 탈출(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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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쇼생크 탈출(1994)
  • 의약뉴스
  • 승인 2016.01.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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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영복 교수가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무려 20년을 감옥에서 보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을 써내기도 했다.

프랭크 다나본트 감독의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을 보면서 신 교수가 감옥에서 보낸 생활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죄를 짓고 가는 감옥도 억울한데 검사와 재판장의 오판으로 무기수의 나락으로 빠진 앤디(톰 로빈스)의 심정을 어찌 필설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은행원이었던 앤디는 사랑하는 미모의 아내가 골프 코치와 바람을 피자 남자라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격한 감정에 휘둘린다. 술을 먹고 권총에 장전을 하고 불륜 남녀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접고 한숨 자려고 집으로 가다 강가에 총을 버렸다. 그러나 검사의 판단은 달랐다. 총을 버린 것이 아니라 38구경 리볼버 권총으로 6발을 다 쓰고 다시 탄창을 교체해 머리에 확인사살 했다는 것. 그가 버렸다는 권총을 3일 동안 수색했지만 행방을 찾지 못했다면서.

근엄한 표정의 재판장은 간통이 나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죽을 정도로 나쁘지는 안다며 배심원들은 이 점을 명심해 달라고 말한다.

그에게는 각각의 희생자에 대한 종신형으로 두 번의 종신형이 떨어졌다. 쇼생크 감옥에 갇힌 그의 20여년 세월 동안 영화는 감옥 안에서 겪는 고통과 불의와 우정과 탈출 과정을 그리고 있다.

못 구하는 것이 없는 감방 안에서 유일하게 변호사에게 속았다고 핑계대지 않고 유죄를 인정하는 레드( 모건 프리먼)와 우정을 쌓으면서 앤디는 점차 수형생활에 익숙해진다. 작은 망치를 구해 돌을 조각하면서 힘든 감옥생활을 이겨 낸다.

은행 경험을 살려 난폭한 간수장( 월리엄 새들러)의 유산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게 타게 해준 것을 기회로 협잡꾼 감옥 소장( 밥 건튼)의 개인 회계사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 대가로 앤디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교도소 내 도서관을 만들기도 하고 젊은 재소자를 위해 학교 공부도 시킨다.

 

1965년 어느 날 토미( 길 벨로우스)가 도둑질로 2년형을 받고 이감돼 오는데 그에게서 은행간부를 남편으로 둔 바람둥이 여자와 골프코치를 권총으로 살해했다는 뭐든 다 말하는 진범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진범이라고 자백해도 가짜를 살인범으로 잡아넣기도 하는 일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있었다고 한다.)

재심의 꿈에 부풀어 오른 앤디. 소장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 때까지 호의적이었던 소장은 밖에 나가도 그 돈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다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앤디를 독방에 쳐 넣도록 지시한다.

토미는 소장의 지시를 받은 간수장의 조준 사격으로 살해된다. 꿈이 사라진 앤디. 그는 다시 소장의 회계사 역할을 하면서 그의 더러운 돈을 불리는데 협조한다. 그가 은퇴할 때 100만 장자를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는 와중에 50년을 살았던 장기수가 가출옥 된다.

그러나 그는 감옥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 하지 못하고 도둑질이라도 해서 쇼생크에 다시 가고 싶어 한다. 그는 결국 자살한다. (이 장면에서는 마치 노예해방 당시가 연상된다. 노예에게 자유를 주었으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노예들은 상당수가 다시 주인의 품으로 들어가는 자발적 노예를 택했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독립할 수 있었다.)

국가: 미국

감독: 프랭크 다나본트

출연: 톰 로빈스, 모건 프리먼

평점:

 

: 영화는 해피 앤딩이다. 그가 600년이 걸려도 힘든 감옥으로부터 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탈출 후의 이야기도 비교적 상세하다. 1966년 탈옥에 성공한 앤디는 소장의 돈을 찾아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의 어느 한적한 바닷가에서 배를 수리하고 있다.

40년 동안 허락받고 오줌 누러 다녔던 레드는 부적합(Reject)이 아닌 인증(Apporoved)을 받고 앤디와 감격의 포옹을 한다. 이 영화가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것은 자유에 대한 의지, 포기하지 않은 인간의 희망을 노래했기 때문이다. 희망은 위험하고 이성을 잃게 하지만 누구도 뺏어갈 수 없는 나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앤디는 억울한 누명까지 썼다. 관객들은 그가 감옥에서 죽기보다는 탈옥이라도 해서라도 자유인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소심하고 정의로운 우리의 주인공 앤디가 악질 재소자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강간을 당할 때는 그런 마음이 더욱 배가 된다.

앤디가 탈출을 감추기 위해 붙여놓은 여배우의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1940년대 미국에서 사랑의 여신으로 불렸던 리타 헤이워스의 브로마이드는 군인뿐만 아니라 재소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었다.

이후 앤디는 감옥생활 10주년 기념으로 레드에게서 마릴린 먼노의 사진을 받는다. 마릴린 몬노는 1950년대 최고의 섹스 심벌로 인기를 끌었다. <7년만의 외출>에서 그 유명한 지하철 환풍구 사진을 레드가 구한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소장과 간수장이 벌이는 파렴치한 범죄행각은 더욱 심해진다. 소장은 직업 훈련 교육을 처음으로 시키는 등 감옥에 변화를 주지만 이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더 많은 비리를 저지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간수장에 비해 더 노련한 악질인데 그는 항상 성경책을 끼고 산다. 성경말씀을 신조로 여기고 하느님을 진짜 신처럼 섬기고 있다. 그런데 하는 짓은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신을 조롱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중인격자가 바로 감옥 소장이다.

사족 : 도서관 일을 하던 앤디가 음악을 튼다. ‘피가로의 결혼식’이다. 일하던 재소자들, 운동장에 모여 있던 죄수들 그리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던 간수들이 놀란다.
음악하나로 죄수들은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아름다운 새가 날아가는 것 같은 기분은 느낀다. 자유라는 것은 이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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