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약사와 의약품 유통업체가 마진을 두고 오랜 시간 갈등관계를 보여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제약사와 도매업체가 상호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동반자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태평양 의약품 유통포럼’에서 일본 쿠레콘R&C 치카코 코이케 이사는 ‘일본 의약품 도매와 제약회사와의 관계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치카코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의 의약품 도매업체는 의료기관과 조제약국에 대한 물류를 비롯해 가격협의, 정보 제공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종합 모델을 유지하고 있으며, 집약화·풀 라인(Full-Line)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왔다.
이러한 일본 의약품 도매업계의 특징 중 하나는 제약사가 의약품 도매에 대한 가격·수수료 정하는 데 있어 일본 자국의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라는 한정된 구분법으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각 제약사간 주력 영역에 대한 차이와 함께 특허기간 만료에 대한 대책인 비용삭감 강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과 2014년 49개 의약품 도매업체를 통해 20개 제약사의 개별 수익성을 평가한 결과 일본 자국 제약사의 수익률이 높은 경향을 보이지만, 증감률로 봤을 때 일본 자국 제약사 중에서 감소 경향을 보이는 기업과 다국적 제약사 중 증가 경향을 보이는 기업이 있어 일괄적인 구분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라 하더라도 의약품 도매업체와 제약사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본에서의 의약품 유통 기능과 그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정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약품도매연합회의 경우 일본제약공업협회는 물론 미국제약연구제조협회나 유럽제약산업협회와도 의견 교환을 실시함으로써 단체간의 상호 이해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치카코 이사는 “일본의 경우 의약품 유통 마진에 대해 다국적 제약사인가 일본 제약사인가로 단순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제품의 다양화와 약값을 불평준화 확대에 따라 도매의 서비스 가치를 제품별로 ‘이익률’이 아닌 ‘이익액’으로 증명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