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은 최근 남북간의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그간 고조됐던 긴장이 완화되는 가운데 한의학 교류를 통해 공동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놓았다.
한의협은 논평을 통해 "진정한 새로운 차원의 남북 교류를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장점만으로 구성되는 교류사업보다는 양측이 동등한 입장에서 논의하며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상호 존중과 협력이 가능한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이러한 새로운 남북교류의 장을 열어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업은 바로 한의학"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족의 문화와 생활에 기반을 하고 있는 의학이자 응용과학인 한의학은 분단이후 각자의 체제 속에서 발전해 왔으나 사람을 치료한다는 근본적인 목적은 동일하며 남북한 모두 전통성을 유지하며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 한의협의 설명이다.
지금 당장 남북한 공동의 이익을 위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는데 이질감에 따른 위험요소가 가장 적은 분야라는 것.
특히 한의협은 " ‘나고야 의정서’ 등 전 세계적으로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 한약재 공동재배사업을 통하여 남측은 우리의 씨앗과 품종 등 한약재 자원을 지킴과 동시에 안정적인 한약재 공급처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되고 북한은 한약재 재배를 통한 수익은 물론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생산-가공의 이원적인 협력을 벗어나 분단 70년간 각자 연구해온 한의학에 대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한약제제 개발과 치료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민족 공동체로서 진일보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의협의 논평 전문.
‘한의학 교류’통한 공동발전 방안 찾아야 |
지난 8월 25일, 남북은 최근 극도로 고조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남북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는 2008년 5.24 대북제재조치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이 대면하여 남북 대치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자리이다. 우리는 이번 ‘남북 합의문’이 향후 남북 갈등의 구도를 버리고 교류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시작점이 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벌써 남북 정상회담과 추석을 맞이한 이산가족상봉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이제 긴장완화와 함께 남북 상호협력의 새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느낄 수 있다. 갈등을 넘어선 상호협력의 시대에 자연스럽게 남북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 가능한 교류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기술력과 북한의 인력이 합쳐진 공산품 생산도 한 분야가 될 수 있겠지만, 개성공단의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남북의 갈등상황에서는 기업의 피해를 유발하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따라서 진정한 새로운 차원의 남북 교류를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장점만으로 구성되는 교류사업보다는 양측이 동등한 입장에서 논의하며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상호 존중과 협력이 가능한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남북교류의 장을 열어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업은 바로 한의학일 것이다. 한민족의 문화와 생활에 기반을 하고 있는 의학이자 응용과학인 한의학은 분단이후 각자의 체제 속에서 발전하여 왔으나 사람을 치료한다는 근본적인 목적은 동일하며 남북한 모두 전통성을 유지하며 발전시키고 있다. 따라서 사상과 체제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실용학문인 한의학은 지금 당장 남북한 공동의 이익을 위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는데 이질감에 따른 위험요소가 가장 적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고야 의정서’ 등 전 세계적으로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였을 때, 한약재 공동재배사업을 통하여 남측은 우리의 씨앗과 품종 등 한약재 자원을 지킴과 동시에 안정적인 한약재 공급처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되고 북한은 한약재 재배를 통한 수익은 물론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생산-가공의 이원적인 협력을 벗어나 분단 70년간 각자 연구해온 한의학에 대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한약제제 개발과 치료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민족 공동체로서 진일보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2014년 6월 대한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 국립의과대학에 ‘유라시아 의학센터’를 개소하였으며, 협약서를 통해 러시아-대한민국 뿐 아니라 북한을 포함하여 언제든지 남북이 함께 공동으로 동아시아 의학을 연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두었다. 이는 유라시아 여러 국가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북한이 개방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 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남북 교류의 서광이 비추고 있는 지금.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면, 남북이 합작하여 다양한 글로벌 한약제제의 개발을 통해 공생의 길을 펼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중성약(한국의 한약제제에 해당) 세계시장 수출액은 약 36조원에 이른다. 일본도 대표적인 한약제제 생산기업인 쯔무라제약 한 곳의 한약제제 매출규모가 1조2,605억원(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한약제제 생산규모 1,628억원 보다 무려 7.7배나 높다. 만약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으며 남북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연구, 개발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중국과 일본을 넘어선 글로벌 한약제제를 개발하고 국부창출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긴장완화와 함께 갈등이 아닌 상생의 길을 준비하는 남북한이 우리 민족 앞에 놓인 난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평화적인 통일의 대업을 이뤄내는데 주력해야 한다. 한의학이 해결방법 제시하고 교류 활성화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실질적인 추진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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